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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비 내면 둘째는 미술학원도 못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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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급식비 내면 둘째는 미술학원도 못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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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학부모들 무상급식 중단 부담 현실로… 개학후 반발 극대화 될 듯

     

    "무상급식이 중단되면, 경남지역 학부모들은 많게는 연간 200만 원이 넘는 돈을 급식비로 부담해야 한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가면서 경남지역 학부모들이 무상급식 중단을 현실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을 '선택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의 정치쟁점 정도로 바라보던 도민들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느끼기 시작했다.

    ■ "월급 200만원인데 급식비 내면 학원 못 보내"

    창원에서 초등학교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주부 A 씨.

    큰 애가 초등학교 3학년, 둘째는 올해 입학한다.

    요즘 들어 둘째가 언니가 다니는 태권도나 미술 학원에 가고 싶어 하는 눈치다. 작은 아이 뜻대로 학원에 보내고 싶지만 형편이 녹록치 못하다.

    한 달 200만 원 조금 넘는 남편의 월급으로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급식비마저 내야 한다. 대충 계산해도 한 달에 10만 원 정도.

    A 씨는 "급식비 10만 원이면 한 달 학원비"라며 "없는 형편이지만 아껴서라도 작은 아이 학원에 보내려 했는데, 급식비 내려면 학원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는 "남편이 '월급은 안 오르는데 나라에서 내라는 돈은 많고, 둘이나 초등학교에 보내는데 이제는 급식비까지 내라고 하니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산청에서 고등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B 씨도 연간 100만 원 이상을 급식비로 내야 한다.

    B 씨는 "도시에서 한 달 10만 원이면 적은 돈일수도 있지만 시골에서는 큰 돈"이라며 "없던 지출 항목에 올해부터 급식비를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B 씨는 "지금 방학 기간이라 엄마들이 심각하게 못 느끼는 분들이 많다"며 "개학하면 상당한 불만도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교육비 걱정 없어 귀농했는데, 한 순간에 바뀐 정책 화가 난다"

    하동에서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 자녀를 둔 C 씨는 올해 귀농 11년차다. C 씨는 6년째 아무 문제없이 해오던 무상급식이 갑자기 중단된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C 씨는 "왜 중단이 됐는지,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 충분한 설명과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사회적 합의도 없이 무상급식을 중단한다고 하니 가만히 앉아서 당해야만 하는 건지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씨는 당장 매달 12만 원을 급식비로 내야 한다. 학생 수가 100명 남짓한 학교여서 급식 단가도 다른 학교보다 높다.

    C 씨는 "귀농하고 농사일을 하지만, 계절에 따라 수입이 일정하지 못한 상태여서 생활 자체가 어렵다"며 "줄이고 줄인 모든 공과금이 한 달 50만 원인데, 급식비로 12만 원이나 나가게 된다니 당황스럽고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C 씨는 "주위에 교육비 걱정을 덜기 위해 귀농을 한 가정이 대다수이고, 힘든 귀농을 그나마 버티는 이유도 교육비 절감 때문"이라며 "귀농한 분들 만나보면 하동군이 홍준표 지사 눈치를 보느라 급식을 안 한다는데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개학하면, 학부모들 자발적으로 나설 것"

    친환경 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 진헌극 상임대표는 "지금은 체감이 덜하지만 개학하는 3월 초쯤 되면 학부모들도 현실적으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상급식으로 전환한다는 통신문이 가정으로 발송되는 시기가 아마 3월 초쯤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학부모들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자발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상급식을 지키기 위한 서명운동도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며 "한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서 서명을 받는 등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홍준표 지사는 지금이라도 도민의, 학생들의 교육 복지를 바란다면 7년 이상 진행돼온 무상급식을 하루아침에 중단할게 아니라 추가 경정 예산이라도 빨리 편성해서 급식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무상급식이 중단된다면 경남에서는 한 자녀당 초등학생은 연간 평균 45만 원, 중학생은 51만 원, 고등학생은 62만 원을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한다. 다자녀일 경우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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