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선실세 정윤회씨 인사청구 의혹'과 관련해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게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는 도중 우상일 체육국장이 김종 제2차관에게 건넨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야'라고 씌여진 메모가 설훈 위원장의 자리에 놓여 있다. (사진=데일리안 제공)
문화체육부 체육국장이 국회에 출석한 직속상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끌고가라"는 취지의 메모를 보내는 말썽을 빚었다. '정윤회 파동'과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책을 회피하기 위해 '여야를 이간질시키라'고 조언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이날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서 "체육국장이 김종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야'라고 적힌 메모를 전달하는 게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고 폭로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김종덕 장관 등 문체부 관련자들을 출석시켜, 정윤회씨의 문체부 간부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 추궁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 차관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식의 답변만 하고 있던 중이다. 국장의 메모는 이 과정에서 전달됐다.
김 차관은 "메모를 받은 게 맞느냐"는 유 의원의 질문에 "받은 것은 맞으나 내용 확인은 안했다"고 답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설훈 교문위원장은 해당 국장을 상대로 "메모를 보낸 게 사실이냐"고 추궁했으나 당사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설 위원장은 "여야 싸움을 붙이라고? 그게 공직자로서 할 일이냐",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호통을 쳤다.
이를 두고는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굉장히 부적절한 일이다. 아니 싸움을 몰고가겠다니, 그렇게 한들 의원들이 그렇게(당신들 의도대로) 가겠느냐"고 질타했다.
김종덕 장관은 "당사자에게 주의를 주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설 위원장은 "장관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여야는 국민 전체다"라고 반박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