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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시향 막말·성추행 논란, 무관용 예외 없어야



칼럼

    [사설] 서울시향 막말·성추행 논란, 무관용 예외 없어야

    • 2014-12-02 17:45

     

    서울시립교향악단 사무국 직원들이 서울시향의 첫 여성대표인 박현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내분에 휩싸였다.

    박 대표가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으로 인권을 유린했으며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인의 자녀나 제자를 채용하거나 무분별하게 인사 규정을 개정하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박 대표의 이런 횡포로 사무국 직원 27명 가운데 13명이 퇴사했으며, 일부 직원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박 대표의 언행은 충격적이다. ‘회사가 손해를 보면 월급에서 까겠다’거나 ‘월급으로 못 갚으면 장기라도 팔아야지’라고 말하는가 하면 ‘미니스커트 입고 네 다리로라도 나가서 음반 팔면 좋겠다’, ‘(술집)마담하면 잘 하겠다’ 는 등 인격모독 발언이 일상적이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에는 외부기관과 가진 공식적인 식사자리에서 과도하게 술을 마신 뒤 남자 직원의 넥타이를 끌어당기며 특정 부위의 접촉을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서울시향은 우리나라의 클래식 음악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교향악단이다. 세계 각지를 순회공연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문화외교 사절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아시아 교향악단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레이블인 도이치 그라모폰과 5년 동안 매년 2장의 음반을 내기로 계약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런 서울시향의 업무 전반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일을 맡고 있는 사무국에서 시정잡배 수준의 폭언과 성추행 의혹이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박 대표는 마케팅 경험이 있는 전문 경영인으로 서울시가 영입한 인물이다. 삼성생명 전무로 마케팅전략그룹장을 역임했고 여성리더십연구원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때문에 경영 혁신을 위한 박 대표의 압박이 직원들과의 불화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박 대표의 언행을 폭로하고, 그동안 절반 가까운 직원들이 떠났다면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파문이 더 확산되기 전에 서둘러 진상을 파악하고 서울시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9월 막말과 성희롱에 대해 무관원용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서울시향이 재단법인 성격이지만 서울시 출연기관인 만큼 직원들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가차없는 처벌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더욱이 서울시는 정명훈 예술감독과의 이견을 감수하며 기업후원과 마케팅 역량에 기대를 걸고 박 대표의 영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다. 서울시의 조속하고 분명한 조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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