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들을 협박하고 지적장애인을 이용해 지원금과 대출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총 1억 8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공동 공갈 혐의 등으로 15명을 검거하고 이 중 A(20대)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음주운전자를 신고할 것처럼 협박하여 금품을 갈취하고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 지원금과 대출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5명 중 지적장애인 B씨도 포함됐다. A씨 등은 B씨의 대출금을 가로채는 한편 B씨에게 술과 밥을 사주며 회유하거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협박하는 방식으로 B씨의 장애인 지인을 소개받았다.
이후 A씨 등은 소개받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지원금과 대출금 그리고 계좌 잔고 등 총 1억 1천만 원을 편취했다.
피해자 명의의 휴대전화로 금융정보를 건네받아 임의로 대출을 실행하거나 장애인 기초 수급비를 이체받는 방식이다. 지적장애인 피해자들의 연령대는 20~30대로 구성됐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명의 계좌를 여러단계에 걸쳐 송금하는 과정을 통해 자금추적을 회피한 사실도 확인됐다.
공갈 및 사기 일당 범행 흐름도. 전북경찰청 제공또 이들은 심야시간대 유흥가 주변에서 음주 운전자를 뒤따라가 '경찰에 신고한다'고 협박해 7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했다.
물색조와 추적조 그리고 바람잡이조로 나눠 체계적으로 음주 운전자들을 협박했으며, 이 중 돈을 지급하지 않는 일부 피해자에게 집단 폭행을 행사하기도 했다.
A씨 일당의 연령대는 10대~20대로 이른바 '동네친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A씨의 주도하에 범행을 실행하고 편취한 금액을 나눠 가졌다.
경찰은 음주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공갈 사건과 관련된 내사를 시작하다 수사로 전환, A씨 일당을 모두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손쉽게 대출이 되는 탓에 사회적 약자들은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 있어 이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며 "음주 운전자의 경우도 협박을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한 차례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압수한 통장 등 증거목록. 김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