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에게 마취제를 과다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부인과 의사가 법정에서 혐의를 전부 인정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권기만 판사 심리로 열린 의사 김모(44) 씨에 대한 첫 공판에서 김씨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그러나 범행 과정에서 사체 유기를 도운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된 김씨의 아내 서모 씨 혐의에 대해서는 “한강공원으로 김씨를 뒤따라갈 때는 그가 사체를 유기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나중에 차에 타서 병원에 데려달라고 해서야 알았기 때문에 사후 공범의 형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서씨에게 사체 유기를 도와야겠다는 범의(犯意)가 있었는지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estNocut_R]김씨는 지난 7월 31일 새벽 서울 강남구 H산부인과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이모(30ㆍ여) 씨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인 미다졸람과 마취제인 베카론ㆍ나로핀ㆍ리도카인 등 13개 약물을 혼합 주사해 2시간 만에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서씨는 남편이 이씨의 시신을 옮겨싣는 동안 병원 부근에서 기다리다 한강시민공원까지 뒤따라간 뒤 시신 유기 이후 남편을 자신의 차에 태워 돌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고의적 살인 가능성도 조사했지만 별다른 동기가 없고 범행장소가 CCTV가 설치된 병원인 점 등을 종합할 때 고의적 살해는 아닌 것으로 판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