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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최대 유통단지 웃기네…손님없어 찬바람만 '쌩쌩'



사회 일반

    동남권 최대 유통단지 웃기네…손님없어 찬바람만 '쌩쌩'

    [집중해부 ①] 가든파이브 지난 2010년 6월 공식개장, 속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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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수서-분당 고속화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복정IC에 못미쳐 왼쪽으로 현대식 디자인에 전면을 유리로 인테리어한 동남권 유통단지, 가든파이브가 거대한 위용을 드러낸다.

    고객의 오감(五感)을 만족시킨다는 의미의 가든파이브는 "교통이 복잡한 동대문, 남대문 상권의 한계를 뛰어넘어 러시아, 동남아, 남미 등 세계의 고객까지 끌어들인다"는 비전하에 2006년 10월에 공사를 시작해 총사업비 1조 3천억 원을 들여 2010년 6월에 공식 개장했다.

    ◈ 코엑스 6배 웅장한 규모 자랑…속 들여다보니 '파리'만 날려

    코엑스의 6배에 달하는 연면적 82만㎡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가든파이브는 쇼핑공간인 라이프(Life)동, 공구상가인 툴(Tool)동, 아파트형 공장을 유치하기 위한 웍스(Works)동에 8천여 개의 상점이 들어갈 수 있는 국내 최대 쇼핑 공간이다.

    하지만 화려하고 웅장한 겉모습과는 달리 내부는 썰렁함을 넘어 스산함마저 느껴진다.

    라이프동 내에 있는 테크노관 1층에서는 의류전문매장인 '엔터식스'의 입점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 때문에 통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나무판자로 막혀 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곳 천장에 달린 '1층 소형가전'이라는 표시만이 이 곳의 원래 용도를 알려준다.

    가전제품과 홈 씨어터를 파는 2층에도 문을 연 점포는 거의 없었다. 에스컬레이터 주변 5개 상점에만 불이 켜져 있었지만 주인은 없었고 물건들은 검은 천에 덮여있거나 출입금지를 뜻하는 노란색 체인에 둘려 쌓여 있다.

    3층 모바일 매장은 테크노관에서 매상이 조금 있다는 곳이다. 하지만 불과 10여 곳 만이 문을 열어 놓고 있었지만 손님은 뚝 끊긴채 파리만 날리고 있다. 핸드폰 매장 주인 양 모(39) 씨는 "보는 대로 보릿고개다. 활성화 될 때까지 버티고 있다. 백화점 극장 영화 보러 우연히 왔는데 이 길로 잘못 들어온 분들이 대부분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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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상인 온다고 해서 기대 높았지만…상인들 "흉가나 다름없어"

    층을 올라갈수록 건물 내부는 점점 더 어두워졌다. 불 꺼진 점포들 사이로 비치는 복도 불빛만이 내부를 밝혔다.

    라이프동 옆 웍스동을 지나 전문 공구상가를 계획하고 세워진 툴동에 이르렀다. 라이프동과 툴동 사이에 아파트형 공장인 웍스동을 배치한 게 이상하기도 했지만 라이프동과 툴동의 거리가 1.1km나 돼 여간해서는 이동이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지나다니기가 미안할 정도로 장사는 안됐다.

    툴 동에서 수동펌프를 판매하는 상인은 "처음에는 청계천 상인들이 모두 온다고 해서 기대가 있었지만 분양가가 너무 비싸 상인들이 들어오지 않다보니 흉가 같이 됐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서울시의회 최조웅 의원(민주)은 "가든파이브가 상가 계약률 82%, 입점률 75%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공실점포와 임대점포를 제외하고 실제로 분양된 점포는 4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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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구매장엔 대형마트·찜질방, 가전관에는 대형 의류매장…단지 조성취지 완전무시

    툴 동은 베어링, 미싱, 고우, 모터, 펌프, 철물 기계 등의 공구전문매장으로 계획했던 곳이다. 하지만 원래 계획했던 목적대로 사용되는 곳은 지하 1층을 포함해 11개층 가운데 1,2,3층뿐이다. 1,2,3층에 입점한 점포도 60%를 밑도는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1층은 목이 좋은 곳임에도 한 칸 건너 한 칸은 불꺼진 빈 사무실이다. 그나마 1층에 자리한 은행과 커피숍 불빛이 건물의 암흑화를 막는 듯했다.

    썰렁한 건물 안에 활기를 띠는 곳이 있었다. 공구와는 상관없는 대형 유통업체 이마트가 있는 지하 1층과 찜질방과 웨딩홀이 자리 잡고 있는 10층이다.

    라이프동과 툴 동 사이에 이는 웍스 동은 당초 아파트형 공장으로 승인을 받아 금속제품, 제조, 금속 처리업 등 공장을 유치하려 했다. 그러나 제조공장은 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부동산, 건축 사무실, 일반 상가들이 입점해 있다.

    웍스 동 1층에도 여지없이 화려한 조명의 웨딩홀이 자리하고 있다. 그 맞은편으로는 대기업의 프랜차이즈커피숍이 있어 아파트형 공장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 백화점·찜질방·대형마트 들어서면 '낙수효과'?…상인들 "천만에, 아니올씨다"

    툴 동 정가운데 위치한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대신 10층 찜질방을 한 번에 연결해주는 엘리베이터는 끊임없이 손님들을 싣고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었다.[BestNocut_R]

    분당에서 왔다는 찜질방 이용객 김 모(55) 씨는 "평일에도 찜질방에 사람이 많지만 찜질방에 왔다가 바로 집으로 간다. 다른 층에는 무슨 물건을 파는지 모르고 가고 싶은 생각도 안 든다"고 말했다.

    썰렁한 1층 아랫층에 있는 이마트도 평일 낮 시간임에도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이마트 고객들의 발길이 공구 매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SH공사는 가든파이브 개장 당시 저조한 입점률을 올리고 상가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NC백화점과 이마트 등을 유치했다. 대형 매장들 때문에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주변 점포들에도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가든파이브에서 낙수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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