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허정무·박지성 1999년부터 시작된 특별한 인연



축구

    허정무·박지성 1999년부터 시작된 특별한 인연

    '무명' 박지성 올림픽 대표팀 발탁한 장본인

     

    “지성이 처음 만났을 때요? 기억이 생생합니다.”

    허정무 감독은 1999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처음 만났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던 허정무 감독은 울산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고 시간을 쪼개 울산 현대와 명지대의 연습 경기를 보러갔다. 원래 수비수를 체크하러 갔지만 구석에서 공을 차던 박지성이 한 눈에 쏙 들어왔다. 허정무 감독과 박지성의 첫 만남이다.

    허정무 감독은 15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았던 원석이 허정무 감독의 품안으로 들어오기까지 그만큼 우여곡절이 있었다. ‘기량이 부족한 선수를 명지대 김희태 감독과 친해서 바둑을 두다 뽑았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과감히 박지성을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했다. 그것도 1주일간 올림픽 대표팀 훈련에서 테스트를 한 뒤 기술위원회를 통과하지 않고 감독의 권한으로 뽑았다. 그만큼 박지성의 다듬어지지 않은 잠재력이 허정무 감독을 사로잡았다.

    허정무 감독은 “울산에서 훈련하다가 명지대와 현대 프로팀의 연습 경기를 보러갔다. 수비수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 선수는 맘에 안 들고 한 쪽에서 호리호리한 박지성이 눈에 들어왔다”면서 “센스가 있고 괜찮아서 김희태 감독에게 ‘누구냐’고 물었더니 신입생이었다. 그래서 ‘저 선수 1주일만 데리고 훈련하겠다’고 한 뒤 대표팀에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허정무 감독이 루머에 시달릴 정도로 당시 박지성은 많이 부족했다. 수원공고를 나왔지만 연고팀 수원 삼성 입단에 실패했고 힘겹게 명지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빛을 못 봤을 뿐 감각과 센스는 탁월했다. 특히 ‘산소탱크’란 별명답게 회복력 하나는 누구보다 뛰어났다.

    “당시 김희태 감독이 몸이 약해 수원 삼성으로도 못간 선수다. 아직은 힘이 더 붙어야 한다고 얘기했다”는 허정무 감독은 “유심히 봤더니 센스가 있고 지능적이었다. 여러 가지를 체크했더니 감각과 센스가 탁월했다. 물론 외향적으로 약한 감은 있었지만 테스트를 해보니까 회복 능력이 상당히 좋았다. 그것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에 올림픽팀에 합류시켰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지성은 당시 올림픽 대표팀 소속이던 설기현(풀럼)과 이영표(알 힐랄), 김남일(빗셀 고베), 이천수(알 나스르) 등과 함께 대표팀으로 갈아탄 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냈다. 이후 PSV에인트호벤을 거쳐 세계 최고 명문 클럽 맨유로 이적하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꿰찼다.

    허정무 감독은 “외유내강형이다. 새침때기처럼 조용하지도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자기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세대교체 되는 상황에서 선후배간의 가교로 가장 적합했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중심축이 될 수 있고 롤 모델도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장으로 선임했다. 지금까지 훌륭하게 주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 선임 배경을 밝혔다.

    그렇다면 박지성이 빠진 대표팀은 어떨까. 박지성이 없었다면 ‘허정무호’가 무패행진을 달리며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을까. 허정무 감독은 “상상하기 싫은 일”이라고 손사래를 쳤다.[BestNocut_R]

    하지만 이내 “박지성이 차지하는 비중이란 경기를 잘하건 못하건 상대의 신경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결정적인 해결 능력도 있다. 전체 선수들의 중심도 잡아줄 수 있다”면서 “하지만 박지성이 없어도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약점이 될 수 있다. 박지성의 역할은 경기뿐 아니라 나머지 선수들의 수준도 함께 끌어올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