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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의 애타는 '불면의 밤' 마침내 응답받다



야구

    염경엽의 애타는 '불면의 밤' 마침내 응답받다

    '감독님, 이제 편히 주무세요' 염경엽 넥센 감독(가운데)은 30일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전날 밤을 꼬박 새워 타순을 고민했다. 결국 로티노, 이택근, 이성열, 박동원(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등 조정한 타순 선수들이 맹타로 화답했다.(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LG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이 열린 30일 잠실구장. 경기 전 염경엽 넥센 감독의 얼굴은 적잖게 피곤해보였다. 웃음은 잃지 않았지만 그 사이로 피로감이 새나왔다.

    염 감독은 "아침 7시에야 잠이 들었다"면서 "(자주 꾸는) 꿈도 꾸지 않았다"고 했다. 밤을 지새운 이유는 2차전 패배 때문이었다. 넥센은 에이스 밴 헤켄이 투입된 2차전에서 오히려 2-9 대패배를 안았다.

    타선이 침묵했던 까닭이다. 넥센은 2차전에서 5안타 2득점에 머물렀다. 특히 최강 상위 타선이 기대에 못 미쳤다. 1번 서건창과 4번 박병호는 1, 2차전 7타수 1안타에 머물렀고, 2번이자 주장 이택근이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염 감독은 "밤이 새도록 라인업을 몇 장이나 썼다"고 타선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불면의 밤 끝에 승부수를 띄웠다. 타순에 변화를 줬다. 이택근을 7번으로 내리고 1, 2차전에 나서지 않았던 로티노를 2번으로 세웠다. 지명타자 이성열은 기존 7번에서 8번으로 밀렸다.

    사실 로티노는 외국인 선수지만 기량이 시원치 않아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올해 79경기 타율 3할6리 2홈런 22타점에 그쳤다. 좌익수와 1루수, 포수까지 볼 정도로 팀 내 저니맨이었다. 좌익수도 수비 불안 때문에 자주 나서지 못했다.

    염 감독은 "로티노가 감이 좋아 타순을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이택근이 내려간 만큼 하위 타선도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티노도 이제 다리 부상에서 회복돼 수비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2차전에서 타선이 못 때려서 진 만큼 오늘은 터져야 한다"고 굳은 표정으로 힘주어 말했다.

    ▲회심의 하위 타선 대폭발, 5회 빅이닝 견인

    염 감독의 애타는 불면의 밤은 마침내 응답을 받았다. 넥센 타선이 드디어 불을 뿜어내며 밤을 새운 보람을 감독에게 안겼다.

    첫 테이프는 5번 강정호가 끊었다. 사실 강정호는 1차전 2안타, 2차전 1안타로 타격감이 나쁘진 않았다. 그러나 2차전에서 팽팽하던 경기 중반까지 LG 선발 신정락에게 3연타석 삼진을 당하며 올해 사상 첫 40홈런-100타점을 올린 유격수의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기대했던 시원한 장타가 나왔다. 0-0이던 2회 1사에서 상대 선발 코리 리오단의 3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속 146km 직구를 통타한 선제 솔로포였다.

    이어 5회는 염 감독의 고뇌가 120% 보상받은 빅이닝이었다. 특히 타순의 조정한 효과가 넘쳤다. 6번 김민성의 빗맞은 타구와 7번 이택근의 체공 시간이 땅볼이 안타가 되는 행운으로 무사 1, 2루가 만들어졌다.

    후속 타자는 8번 이성열. 당초 볼 카운트 1-1에서 번트에 실패한 이성열은 그러나 우중간 1타점 2루타로 전화위복을 만들어냈다. 이어 가장 약한 타순인 9번 박동원이 깜짝 우월 2타점 2루타로 승기를 가져왔다. 1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낸 로티노는 이어진 1사 3루에서 역시 우중간 2루타로 염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5-1로 앞선 8회는 유한준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한방을 날렸다. 1사에서 LG 구원투수 임정우의 시속 141km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겼다. 6-1로 달아나는 솔로포. 염 감독의 얼굴에는 불면의 피곤함은 온데간데 없었고, 비로소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넥센은 결국 6-2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섰다. 남은 2경기 1승만 추가하면 정규리그 1위 삼성이 선착한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두 팀은 31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PO 4차전을 치른다. 소사(넥센)-류제국(LG)가 선발 투수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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