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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의 '혹독한' 성장통과 2008년 김현수의 교훈



야구

    박민우의 '혹독한' 성장통과 2008년 김현수의 교훈

    '괜찮아, 다 그렇게 크는 거야'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 NC 박민우(오른쪽)는 올해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사진은 22일 2차전 9회초 결정적인 수비 실책을 저지른 뒤 망연자실한 표정의 박민우를 선배 지석훈이 격려하는 모습.(창원=NC 다이노스)

     

    NC '아기 공룡' 박민우(21)는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올해 118경기 출전해 타율 2할9푼8리 87득점 50도루로 공룡 군단의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냈다. 지난해 2군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올해 마음껏 뽐냈다.

    하지만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승부처에서 잇딴 삼진과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팀 패배의 빌미가 됐다.

    박민우는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4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팀도 2-4로 져 2연패로 벼랑에 몰렸다.

    ▲상대 집중 견제와 결정적인 실책

    19일 1차전에서도 박민우는 4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쳤다. 연이틀 1회 결승점에 관여한 LG 베테랑 1번 정성훈(34)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정성훈은 1차전 2루타에 이어 선제 결승 득점을 올렸고, 2차전에서는 선제 결승 1점 아치를 그려냈다.

    특히 박민우는 2차전 승부의 분수령에서 잇따라 삼진으로 물러났다. 0-3으로 뒤진 6회 무사 1, 2루에서 진루타도 치지 못한 채 헛스윙으로 돌아섰고, 2-3으로 쫓은 7회 2사 1, 3루에서도 헛방망이를 돌렸다. 좌완 신재웅과 우완 이동현 등 모두 자신의 앞에서 바뀐 투수들에게 당했다. 상대 집중 견제에 당한 모양새다.

    여기에 어이없는 수비 실책까지 나왔다. 여전히 1점 차로 뒤진 9회 1사 1루에서 LG 이병규(7번)는 평범한 내야 뜬공을 쳤다. 대주자 문선재는 단독 도루를 감행해 이미 2루를 넘어선 상황. 2루수 박민우가 잡았다면 더블 아웃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타구는 어정쩡하게 뒷걸음치던 박민우의 글러브를 스치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본 헤드 플레이를 펼쳤던 문선재는 덕분에 행운의 득점까지 올렸다. 박민우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쐐기 실점을 지켜봐야 했다. 승부처 잇딴 삼진의 여파가 수비에까지 미쳤던 셈이다.

    추격의 의지가 꺾인 NC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삼자 범퇴로 물러나 패배를 안았다. 7~9번 타자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1번 박민우의 만회 기회는 끝내 오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표 좌타자 김현수도 그랬다

    '민우야, 이 시간 또한 지나가리라' 2008년 SK와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결정적인 순간 병살타를 때린 김현수(왼쪽)를 당시 선배인 이승학이 달래주는 모습.(자료사진)

     

    박민우처럼 시련의 가을을 겪었던 대표적인 선수가 김현수(26, 두산)다. 같은 좌타자에 프로 데뷔 3년 차에 엄청난 성장통을 겪었던 공통점이 있다. 고교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라는 점도 같다. 소속팀 사령탑이 김경문 감독이라는 점도 공교롭다.

    김현수는 2008년 SK와 한국시리즈(KS)에서 승부처에서 잇딴 병살타로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06년 신고 선수로 프로에 데뷔해 2008년 타격왕(3할5푼7리)와 최다안타왕(168개)에 올랐던 김현수의 시련이었다.

    KS 3차전에서 9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때렸던 김현수는 5차전에서도 1점 차로 뒤진 9회 1사 만루에서 역시 병살타를 기록했다. 이 병살타로 두산은 1승4패, SK에 패권을 넘겨야 했고, 김현수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신인급 선수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이었다.

    하지만 김현수는 이를 이겨냈다. 이듬해도 최다안타 1위(172개)와 타율 3위(.357)에 오르는 등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여기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와 올해 인천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끄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타자로 인정받았다.

    박민우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준PO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만회할 기회는 충분하다. 과연 박민우가 성장통을 극복하고 한국을 주름잡는 좌타자로 커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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