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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올곧은 소신'과 엇갈린 'LG-SK의 운명'



야구

    염경엽 '올곧은 소신'과 엇갈린 'LG-SK의 운명'

    '정호야, 잘 했어' 염경엽 넥센 감독(왼쪽)이 17일 SK전에서 유격수 사상 최초로 40홈런을 쏘아올린 강정호와 악수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목동=넥센 히어로즈)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넥센의 경기가 열린 14일 목동구장. 경기 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날 경기에 평소처럼 전력을 다할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사실 넥센은 일찌감치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한 상황. 이미 지난 7일 최소 정규리그 2위를 확보했다. 포스트시즌(PS) 대비를 위해 주전들을 일부 쉬게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다른 팀의 PS 진출이 걸린 경기인 만큼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최근 선수들에게 상대를 가리지 않고 하던 대로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에서 5위 SK는 반드시 이겨야 4강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상황. 그리고 1경기 차 4위인 LG가 같은 시각 사직 롯데 원정에서 지면 SK가 4위로 뛰어오른다. 가을야구의 주인공이 바뀌는 셈이다. LG가 이기거나 SK가 지면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염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누가 더 유리한가'를 놓고 얘기가 나오더라"면서 "그래서 아예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해줬다"고 힘주어 말했다. 넥센은 올해 LG에 9승7패, SK에 전날까지 9승5패1무를 기록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상대를 고르다가는 팬들이 다 안다"고 휘갑을 쳤다. 이어 "또 그렇게 골랐다가 낭패를 보기 마련"이라면서 "모든 것은 순리대로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넥센, 베스트 멤버-필승 계투조 투입

    염 감독의 공언대로였다. 넥센은 톱타자 서건창을 비롯해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 등 베스트 멤버를 투입했다. 당초 이날 선발 투수도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마무리 손승락을 시험 등판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예정대로 소사를 내보냈다.

    특히 넥센은 이날 1회만 대기록이 2개나 나왔다. 서건창이 프로야구 역사상 첫 한 시즌 200안타 대기록을 달성했고, 2회는 강정호가 유격수 사상 첫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럼에도 넥센은 이들을 교체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게 혹시라도 모를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넥센 서건창(왼쪽)이 17일 SK전에서 1회 사상 첫 한 시즌 200안타를 달성한 뒤 적시타를 날려준 유한준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목동=넥센 히어로즈)

     

    SK도 총력전을 펼쳤다. 1회 3점, 2회 1점을 내준 SK는 5회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넥센은 견고했다. 5회말 유한준이 곧바로 솔로포로 5-1로 달아났고, SK가 7회 정상호의 홈런으로 2-5로 추격해오자 7회말 유한준이 다시 적시타로 4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넥센은 선발 소사가 6⅓이닝 2실점한 뒤 물러나자 조상우를 투입했다. 8회초 1사 2루에서는 한현희가 등판했다. 넥센의 필승 공식이었다.

    넥센의 교체는 승부가 기운 뒤 마지막 공격인 8회말에야 나왔다. 그나마도 지명타자 이성열의 대타로 나온 로티노가 시즌 2호 홈런을 날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역시 대타로 나선 박헌도를 뺀 나머지 수비진은 베스트 그대로였다. 타격왕 경쟁을 벌이던 서건창은 9회 201호 안타로 신기록을 늘리기도 했다.

    결국 SK는 마무리 손승락까지 나선 넥센을 넘지 못하고 2-7 패배를 안아야 했다. LG의 승패와 관계 없이 SK의 가을야구가 무산된 순간이었다. LG가 포스트시즌의 막차를 탄 순간이기도 했다.

    같은 시각 LG도 롯데에 리드를 당하고 있었다. 만약 SK가 넥센을 이겼다면 순위는 바뀔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올돋은 소신에 LG와 SK의 운명은 바뀌지 않았다. 그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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