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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려야 성공'…명절 교통예보관의 딜레마



사회 일반

    '틀려야 성공'…명절 교통예보관의 딜레마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귀성길은 추석 이틀 전인 6일 오전, 귀경길은 추석 당일인 8일 오후에 고속도로 혼잡이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진환 기자)

     

    “고향 가는 길이 얼마나 걸릴지 교통예보를 내놓지만 꼭 예상소요시간을 맞추려는 건 아닙니다. 저희가 노리는 건 따로 있죠”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때마다 ‘민족대이동’ 행렬을 위해 교통 정보를 예측해 발표하는 한국도로공사 김수희(43) 교통예보관은 늘 딜레마와 씨름해야 한다.

    날씨 예보와 달리 교통 예보는 정확하게 들어맞으면 ‘실패’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오전에 많이 막히니까 가급적 오후에 이동하면 좋을 수 있다’고 예보하면 오전에 가야할 분들은 이동하겠지만 그나마 여유가 있는 분들은 오후에 출발하게 되고, 전체적으로 정체가 다소 완화될 수 있죠”

    김 예보관은 “예보를 하는 이유는 교통량을 분산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고속도로 교통 정보가 제공되면 귀성객들이 지정체 예상 시간대를 피하려 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예보가 '틀려야 효과'를 본다는 게 교통예보관들의 숙명인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고속도로교통정보 앱을 수시로 들여다보거나 우회로까지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교통예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 온다고 한다.

    김수희 한국도로공사 교통예보관

     

    하루 평균 405만 대의 차량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추석 연휴의 교통 상황은 어떨까.

    김 예보관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교통량이 늘었지만 추석을 전후로 대체휴일까지 포함하면 이틀간의 연휴가 있어 교통량은 대체로 분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나마 정체를 피하기 위해선, 귀성길은 “명절 전날 오후 4~5시 사이가 낫다”는 게 그가 미리 알려준 팁이다.

    명절 당일 귀경길은 피하는 게 좋다는 조언도 했다.

    김 예보관은 “교통량이 가장 많고 혼잡한 때가 명절 당일”이라면서 “성묘객과 나들이객까지 겹쳐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예측은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들이 과거 10년 동안의 명절 차량 이동 기록과 전국에 설치된 폐쇄회로TV, 요금소를 드나드는 통행량 등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내놓은 것이다.

    다만, 교통사고 등 돌발상황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어 교통예보관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고 한다.

    교통예보관들은 매 시간마다 예상소요시간 등 교통정보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매년 명절 때마다 교통예보를 하다 보니 어느덧 4년째 고향에 내려가질 못했다는 김 예보관.

    그는 “고향으로 향하는 도로 위의 수백만대의 차량을 보면서 ‘아 나도 고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왜 들지 않겠냐”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빠르게 고향에 다녀올 수 있다면 그게 보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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