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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 대표 "아이돌 교통사고, 이대로면 또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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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사 대표 "아이돌 교통사고, 이대로면 또 터져"

    "무한경쟁 가요계, 기본이 시속 150km"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연예기획사 대표)

    어제부터 종일 포털사이트를 뒤덮은 안타까운 검색어가 있습니다. 5인조 걸그룹이죠. 레이디스 코드의 교통사고 소식인데요. 어제 새벽, 스케줄을 마치고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중에 빗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멤버 1명이 사망하고, 현재 2명이 중상을 입었는데요.

    연예계에서 반복되는 교통사고.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수 이루 씨는 SNS에 ‘스케줄보다 더 중요한 건 회사를 이끌어가는 이의 안전이다.’ 이렇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가요계 내부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무리하게 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네요. 왜 이렇게 달려야 하는 걸까요. 국내 연예기획사 대표 한 분을 익명으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십니까?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 ○○○>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가요계에 몸담으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 ○○○> 18년 째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도 기획사를 운영하고 계시는 거고요?

    ◆ ○○○> 네.

    ◇ 김현정>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이돌 같은 가수들도 있습니까?

    ◆ ○○○> 네.

    ◇ 김현정> 이번 안타까운 사고. 보면서 남의 얘기 같지가 않으셨을 텐데요. 가요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통하죠?

    ◆ ○○○> 그렇습니다. 지금 좀 우울하고 많이 가라앉아 있네요.

    ◇ 김현정> 새벽 1시가 넘어서 고속도로로 상경하는 길에 비가 왔고 방호벽을 들이받았다. 일단 알려진 건 여기까지인데요.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이것만 가지고도 가요계에서는 지금 여러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고요?

    ◆ ○○○> 일단 지금 봄과 가을이 축제와 행사가 많이 몰려 있는 시즌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이 시즌에 바짝 스케줄을 뛰고 프로모션을 해야 되는 게 가수들과 기획사의 입장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피로도도 누적이 돼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요.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예상했던 일이 끝내 터졌구나.... 지금 이런 한탄들이 쏟아지는군요?

    ◆ ○○○> 네.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 누군가는 분명히 또 당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많이들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지만 안 할 수 없는 게 또 회사나 가수들의 입장이니까요.

    ◇ 김현정> 흔히 말하는 봄 가을 '시즌' 그리고 가수가 음반을 내고 한창 홍보를 해야할 때에는 보통 행사를 몇 개씩이나 뛰나요?

    ◆ ○○○> 적게는 한 두 개 정도부터 해서요. 잘나가는 팀일 경우에는 많게는 하루에 서너 개도 같이 소화를 하는 경우가 있고요.

    ◇ 김현정> 하루에 서너 개요? 아니 이동하기 좋도록 그게 한 지역에 몰려 있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가수 좋으라고 그렇게 몰려 있지는 않을 텐데요?

    ◆ ○○○> 그렇죠. 그래서 회사 측에서는 스케줄을 잡을 때 시간하고 동선을 같이 고려해서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대표님은 심한 경우 어떤 경우까지 보셨어요?

    ◆ ○○○> 뭐 한 3일 동안에 연속으로 하루에 두 개씩 행사를 해서 전국을 도는 경우까지도 있고요.

    ◇ 김현정> 3일 동안에 전국 투어를 하는 거네요.

    ◆ ○○○> 그럴 경우에는 진짜로 시간에 쫓겨서 운전을 하는 게 거의 가장 큰, 주된 업무가 되는 거죠.

    ◇ 김현정> 하루 서너개에 이르는 스케줄을 정상 시속으로 운전하면서 소화하기는 어렵겠군요?

    ◆ ○○○> 그렇죠. 아무래도 그러다 보니까 과속도 하게 되고요. 신호 위반이라든지, 차선 위반 같은 것도 분명히 하게 되고요.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가 탑승했던 사고차량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김현정> 바쁠 때는 보통 시속 얼마 정도까지 밟습니까?

    ◆ ○○○> 일반적으로 한 120- 150km는 기본으로 밟는다고 보셔야죠.

    ◇ 김현정> 시속 150km가 기본이라고요?

    ◆ ○○○> 그렇죠, 120-150km 사이 정도요.

    ◇ 김현정> 그러면 정말 바쁠 때는 그것보다 속도를 더 낼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요?

    ◇ ○○○> 그렇죠. 상황에 따라서요.

    ◇ 김현정> 그렇더라도 비가 온다든지 날씨가 안 좋을 때는 하루 거기에서 묵고 가거나 속도를 줄이거나. 이렇게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 그런 부분에서 현지에서 묵을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요, 또 다음 날 스케줄이라는 게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도 그날 새벽 1시 반 정도면 웬만한 행사 스케줄이나 이런 게 다 끝나고 복귀를 하다가 사고가 난 걸로 보입니다.

    다음 날 분명히 스케줄도 있을 거고, 피로도 누적이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빨리 들어와서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 그런데 또 회사 입장에서는 또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계속 로테이션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니까요. 늘 이렇게 바쁜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 시즌에는 어떻게 보면 진짜 특수한 상황으로서 그렇게 좀 바쁜 경우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몸은 피곤하고 속도는 내야 하고요. 운전하면서 본인들도 불안하겠어요?

    ◆ ○○○> 그렇죠. 그런 경우 많습니다. 현실적인 그런 (피로도) 부분을 감안을 하면 좋지만 행사가 딱 몰려 있는 시즌에는 어느 곳에 갈 때는 오프닝을 뛰고, 어느 곳에 갈 때는 엔딩을 하고 이렇게 시간 조율해가면서 뛰다 보니까요.

    ◇ 김현정> 그 말씀은 어느 행사에서는 첫 번째 순서에 출연하고, 그 다음 행사에서는 맨 뒤의 순서에서 하고.... 이런 식으로라도 해서라도 메뚜기처럼 여기저기 뛰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 ○○○> 그렇죠. 그게 현실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까지 무리한 스케줄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그런 환경, 시스템이라는 말씀이세요?

    ◆ ○○○> 네.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게 하루 이틀 나온 이야기도 아니고요. 아까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언젠가는 터질 일이 터졌다 할 정도라면 대책과 해법도 나와야 할 텐데요?

    ◆ ○○○> 글쎄요.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운영에 대한 부분이 조금 더 원활하게 돼서 (운전) 인력을 더 보충하고요. 살인적인 스케줄이라든지, 무리한 스케줄에 대한 건 배제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돼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차에서 일정 이상의 속를 못 내도록 하는 장치 같은 거 있잖아요. 지금 고속버스에는 그런 장치를 달아놨거든요. 가수들 차량에 이런 걸 설치하는 건 너무 비현실적인가요?

    ◆ ○○○> 그럴 경우에 진짜로 급하게 시간이 늦어져서 다음 스케줄 장소로 이동을 할 때 그 규정 속도를 지켜서는 그 시간 안에 도착을 못하는 경우가 생기죠.

    ◇ 김현정> 결국에는 운영하는 기획사 대표들, 가요계 관계자들의 인식이 좀 변화하는 게 먼저겠네요.

    ◆ ○○○> 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요. 항상 그렇게 모든 걸 규제를 하고 맞출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는 말로 주의를 하고 계속 상기를 시키는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죠.

    ◇ 김현정> 자율경쟁시장에서 참 뾰족한 답을 찾기 어렵다는 게 답답하기는 합니다마는, 어쨌든 우리 가요계의 현실이 어떤지는 오늘 생생하게 들었습니다. 오늘 어려운 증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걸그룹 레이디스코드 사고로 본 가요계의 현실, 국내 연예기획사의 대표 한 분 익명으로 연결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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