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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끊는 세월호 母情 "죽을때까지 기다린 구조 밝히고 싶을뿐"



국회/정당

    애끊는 세월호 母情 "죽을때까지 기다린 구조 밝히고 싶을뿐"

    권미화 씨 "배후?… 도와주지 못해 마음 아파했던 분들"

    전남 진도항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저희도 아이들을 만지고 싶습니다. 바람이 불면 '우리 아기가 와서 얘기하나?' 생각하고, 비가 오면 '우리 아이들이 화가 났나'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숨 쉬고 느끼는 그런 행복을 저희도 느끼고 싶습니다. 저희는 정말 아기가 보고 싶습니다. 이런 가정들을 지켜줄 수 있게 저희에게 힘을 주세요"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청와대 앞에서 10일째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단원고 2학년 7반 고(故)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 씨는 31일 열린 기자회견 내내 울먹거렸다.

    ◈ 유가족 배후 조종세력은…우리의 사랑스런 아들과 딸

    권 씨는 한 가정의 평범한 엄마였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를 맞이하고 가족을 위해 밥을 차리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4월 16일 이후 더 이상 평범한 엄마가 될 수 없었다.

    권 씨는 "다들 하나밖에 없는 아이들을 (하늘나라로)보냈기 때문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고 살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을 바라보는 여론과 사회적인 비판도 권 씨를 더이상 평범한 엄마로 봐주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배후조종 세력이 세월호 유가족에 잘못된 논리를 입력시킨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죽은 아이를 팔아 배·보상의 혜택을 받으려 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도 퍼졌다. 여론은 유가족이 말도 안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하며 생떼를 쓰고 있다고 몰기도 했다.

    권 씨는 "가족들의 배후는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구조를 요청했던 우리의 사랑스런 아들과 딸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도와주지 못해 마음 아파했던 그런 분들"이라며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권 씨는 그저 아이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바라는 마음 하나로 길거리에 나올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이들의 손톱이 새카만 상태로 다 죽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숨이 넘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기다렸던 구조… 저희는 밝히고 싶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이 거리에 나와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겠습니까. 단지 애들이 너무 많이 죽었기 때문에 힘을 모아봤습니다"

    ◈ "우리 아이들 희생으로 '더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는 나라'가 돼야 해요"

    사고 이후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청와대 앞에서 길거리 농성을 벌이는 권 씨에겐 죽은 아이를 생각하며 슬퍼할 시간도 허락지 않았다.

    권 씨는 "좀 슬퍼할 시간을 주십시오. 분향소에 가서 아이들 위해서 한 번이라도 더 닦아주고 만져주고 싶습니다. 정부에, 정치에, 국가에 원망하는 그런 마음이 아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유가족에게 향한 삿대질을 거둬 달라고도 호소했다.

    권 씨는 "누구든지 이런 일을 당할 수 있습니다. 저희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몇 십 년 마다 일어나는 참사의 슬픔을 저희도 몰랐습니다. 저희 가족이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아이들로 인해 여러분의 가정을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그 진심을 여러분이 알아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내 가정에, 다시는 내 이웃사촌에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고 설명했다.{RELNEWS:right}

    또 "온 세상에 다시는 이런 억울한 죽음이 아니라 열심히 살다가 어느 날 갈 때가 되면 가는 세상, 저희가 바라는 건 그겁니다"라며 울분을 쏟아냈다.

    마지막으로, 권 씨는 더이상 평범하지 않게된 '특별한 바람'도 전했다.

    "내일을 꿈꾸고 내일 일어났을 때 내가 할 일이 있다는 것, 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 그런 것을 느끼며 일상 생활로 돌아가서 따뜻한 밥을 지어 식구들과 같이 먹고 웃고… 부모, 형제를 다시 만나게끔 해주십시오. 그게 저희가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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