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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국론통일위해" VS "되레 분열의 씨앗"



사회 일반

    국정교과서 "국론통일위해" VS "되레 분열의 씨앗"

     


    <찬성 측="" 주장="">
    - 역사인식 차이 커.. 공동체의식필요
    - 정권눈치 볼 우려? 시대가 달라졌다

    <반대 측="" 주장="">
    - 하나의 해석만으로 역사이해 되겠나
    - 특정 기관과 집필자에 권력 집중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범 (경기대 교수), 최병택 (공주교대 교수)

    [뉴스쇼 이재범 (경기대 교수) 전문 듣기]



    우리나라 역사를 담은 국사교과서. 지금은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집필진을 구성해서 만들고 국사편찬위원회에서 검정을 하는 검정제로 이뤄지고 있죠. 그런데 지난해 교학사 역사교과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부터 예전처럼 정부가 한 종의 국정교과서를 만들어 통일하는 건 어떠냐는 목소리가 살짝 나오다가 논란 끝에 없던 일이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신임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국정교과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지난 화요일에는 교육부 토론회도 열렸는데요. 한 종의 단일 교과서 시대로 돌아가자는 제안,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각을 안 해 보셨다면 오늘 생각을 해 보시죠. 먼저 단일 교과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 경기대학교 사학과 이재범 교수부터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재범>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사교과서를 단일 교과서로 하자는 방안에 찬성하신다고요?

    ◆ 이재범> 네. 저는 국사교과서가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생각하실까요?

    ◆ 이재범>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겠지만요. 특히 역사는 과거의 어떤 사실, 이러한 것을 저희들이 동일하게 공유하면서 하나의 공동체 의식을 갖는 데 도움을 주는 과목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보면 한국사에 대해서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공유된 지식에 차이가 너무 많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에서 교양 과목으로 한국사개론 같은 것을 강의할 때 전혀 상반되게 학생들이 갈라지는 걸 보게 됐는데요. 하나의 공동체, 이런 데 포함을 시키려고 하면 한국사교과서가 가장 큰 역할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갈등, 분열, 좀 다른 가치관. 이런 것을 하나로 묶을 필요가 있겠다는 말씀이세요.

    ◆ 이재범>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전에 우려했던 획일화된 이념이나 사실을 왜곡, 날조해서 주입시키는 교육이 아니고요. 이러한 단일 교과서를 여러 주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합의하고 공유한 사실로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 말씀에 전제조건이 있어요. 왜곡과 날조가 없는 좋은 책이어야 한다는 건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국정교과서가 검정교과서 체제로 넘어올 때를 상기해보면요. 교과서를 한 권으로 단일화를 해놨더니, 어떤 정권이 권력을 잡느냐에 따라서 교과서의 역사기술이 왔다갔다. 정권에 입김에 의해서 좀 왜곡되기도 하고, 들쑥날쑥하더라 이 말입니다. 그래서 국론 분열을 막겠다고 단일 교과서를 만들었다가 오히려 국론 분열의 씨앗이 뿌려지는 결과가 벌어져서 우리가 검정으로 온 것 아니겠습니까?

    ◆ 이재범> 그렇죠.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이제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공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요. 또 아직은 저는 교육과 학문은 분리가 돼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고등학교 학생들까지는 미성년 집단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는 어떤 사실이나 그걸 강조를 해서 이렇게 주입을 시키게 되면, 그것을 하나의 종교적 지위나 어떤 이데올로기로 믿어버릴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한 교과서가 나오는 데 거기서 각각 자기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역사 교사들의 어떤 성향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요. 그러한 것들이 만약 잘못 교육된다면 폐해를 낳을 수도 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이제 잘된 지침이 나와야 할 텐데요. 과연 그 전제, 잘된 지침이 나오겠느냐. 이 부분에서 확신들을 많이 못 가지세요. 말하자면 정권에 휘둘릴 거다. 아무리 권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해도 단일로 하다보면 교육부의 눈치를 보게 되고, 정부는 정권 눈치 보게 되고 이렇게 되지 않겠느냐, 하는 건데요?

    ◆ 이재범> 현재 시대적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고요. 그리고 단일화를 하는 데 있어서 현재와 같이 국가에서 지정을 하는 시스템을 바꾸면 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지금 이번에 검정에 참가했던 출판사가 8개인데요. 그 집필자들을 학교나 이런 것에 대한 구분 없이, 같은 자리에 모여서 얘기를 하고요. 그리고 거기에서 방향을 아예 새롭게 정해나가면서 거기에서 국가 권력이 배제가 된다면.

    ◇ 김현정> 이념, 학파, 권력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원탁회의 같은 역사편찬위원회를 만들어서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한 채 교과서를 만들자는 말씀이세요. 또 하나는 아까 말씀하셨던 획일성 부분입니다. 지금 미국, 영국 같은 선진국들은 오히려 검정제보다도 더 자유로운 자유발행제를 택한 경우가 많다는 점. 이것도 주목해 볼 만한데요.

    반면에 북한을 비롯해서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은 국정교과서 제도를 시행 중이죠. 이런 것만 보더라도 지금 단일교과서를 다시 시행하자는 건, 우리 사회의 지향점을 다시 전체주의 쪽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니겠느냐. 학계에서 이런 지적이 나옵니다.

    ◆ 이재범> 제가 주장하는 단일교과서라고 하는 것은 여러 학파나 이러한 곳에서 각각 다른 의견들이 제시가 되고요. 거기에서 공통 분모적인 사실이나 사건. 저는 어떻게 보면 간략한 한국사 교과서로 단일화시키자는 얘기인 거죠. 그렇게 되면 교사들의 부담이 줄어들 테니까요. 그 나머지 많은 부분을 교사들의 역할에 의해서, 학생들에게 강의하도록 하는 게 어떠냐는 거죠.

    ◇ 김현정> 전체주의로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아주 간략한 팩트만 정리한 교과서를 주고, 나머지 다양성은 각각의 역사 교사들에게 부여하자는 말씀이세요.

    ◆ 이재범> 그렇죠. 그리고 일본만 하더라도 독도 문제 이런 걸로 인해서 아주 극우적으로 우경화가 돼 가고 있고요. 중국도 동북공정을 하면서 굉장히 중화주의적인 입장을 나타내는데요. 저희들도 이런 강대국 속에서 최소한의 단일화가 된 국민의식이나 이런 것들이 조금 강조될 필요가 있는 시기가 아니냐,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경기대학교 사학과 이재범 교수 의견 먼저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국사교과서만큼은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통일된 역사적 사실을 우리 학생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셨어요.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어봐야겠죠. 공주교대 초등사회과교육과의 최병택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자료사진)

     


    [뉴스쇼 최병택 (공주교대 교수) 전문 듣기]



    ◆ 최병택>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정교과서. 왜 반대하십니까?

    ◆ 최병택> 최근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 패널로 나오신 어떤 선생님 말씀과 같이 정권 또는 집권세력에 지나치게 우호적인 서술로 일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러한 문제점이 과거 국정교과서제에서 실제로 있었는데요. 그것이 재현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 김현정> 결국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 못 할 거다. 이런 우려가 크다는 말씀이세요.

    ◆ 최병택> 네. 또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과거 국정교과서제로 돌아보면 교과서 질 관리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 최병택> 다수의 전문 역사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장 큰 문제라면 역시 교과서 내용에 오류 가능성이 있었다는 겁니다.

    ◇ 김현정> 뽑을 때 좋은 집필진을 잘 뽑으면 안 됩니까? 그러면 오류 가능성도 줄어들 텐데요.

    ◆ 최병택> 그러니까 과거의 사례를 보고 말씀드리는 건데요. 과거 국정교과서제에서는 집필자가 특정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과거에는 집필진을 잘 못 뽑은 경우가 많았다는 거네요.

    ◆ 최병택> 그렇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집필진을 잘못 뽑아서 생기는 교과서의 오류 문제라면, 검정제 교과서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질 수 있는 문제 아닌가요?

    ◆ 최병택> 사실 그런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검정제는 다수의 조사위원이라든지 검정요원이 거기에 대한 의견을 계속 낼 수 있는 체제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요. 질적으로 과거의 국정교과서제보다는 조금 더 오류 가능성이 적다고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오류가능성 지적하셨고 그 앞에는 정치적 독립성 지적하셨는데요. 그런데 앞서서 국정교과서 단일교과서에 찬성한 교수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셨냐 하면 정치적 독립성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과거 그때와 시대가 많이 다르지 않느냐. 왜 그때와 똑같이 놓고 정치적으로 휘둘릴 거라고 걱정을 하느냐 하셨거든요?

    ◆ 최병택> 그런 말씀도 가능하겠는데요. 저희가 민주주의 사회이다 보니까 어떤 일이든지 시스템과 절차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국정교과서 같은 경우에는 그 시스템과 절차가 특정 기관이라든지 특정 집필자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원칙이 바뀔 수 있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권력이 한 곳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이 휘둘리게 되면 국정교과서 자체가 흔들려버리게 된다?

    ◆ 최병택> 예, 그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한 두 사람에게 주는 게 아니라 좀 위원을 많이 뽑고 그것도 보수, 진보, 이 학파, 저 학파 두루두루 많이 뽑아서 위원회를 크게 구성하면 어떨까요?

    ◆ 최병택> 그게 상당히 현실적이지 않은데요. 왜냐하면 현재 국정제를 논의하시는 분들도 거기에 대해서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우려가 불식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씀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참 담보되기 어려운, 이상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거다, 이런 걱정들을 계속 하시는 거예요. 알겠습니다. 또 하나는 국론 분열을 막아야 한다. 즉 지금 이웃 일본이 우경화 하느라고 아주 잘못된 역사교과서들을 만들어내고 이런 시점에, 우리 아이들이 각기 다른 교과서로 다른 역사관을 지금 교육을 받고 있다, 이거 문제 아니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병택> 현재 교과서가 저희 집필자들이 자의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저희 역사교과서의 경우에는 집필 기준이 따로 있습니다. 또 거기에 검정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하고요. 검정 기준을 통과한 교과서는 이러한 여러 가지 기준과 국가가 제시하는 교육과정을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말씀할 수 있겠는데요.

    ◇ 김현정> 그런데 교학사 교과서로 불거졌던 그 당시를 떠올려보자면 또 이 교과서, 저 교과서가 조금 시각이 다르기도 하고 이런 차이점은 있기는 있잖아요?

    ◆ 최병택> 약간의 차이점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정도의 다양성은 인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저희들의 생각입니다.

    ◇ 김현정> 다양성 차원 정도의 차이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말씀이세요. 그 정도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 최병택> 예를 들면 집필자도 있고 또 그것을 검증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그것을 현장에서 실제로 한번 실험해 본 사람들도 있고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역사교과의 같은 경우는 굉장히 전문적인 지식이 많습니다. 내용도 굉장히 방대하고요. 제한된 사람들이 제대로 된 교과서를 만들어내기가 상당히 어려운 그런 학문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A교과서도 나오고 B교과서도 나오고 C교과서도 좀 나와야 서로 비교해 가면서 오류도 줄어들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 최병택> 네, 실제로 그래 왔고요. 역사라고 하는 학문은 수많은 다양한 시각에서 사회를 역사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거나 그런 것들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어느 한 사람이 내세우는 해석만 가지고 있을 때 과연 과거 특정 시대의 역사성을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 김현정> 말하자면 수학처럼 1+1은 2,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그런 답이 나오는 게 아닌 교과과목이 역사다, 이런 말씀이세요.

    ◆ 최병택> 그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황우여 장관은 일단 방향은 단일교과서, 국정교과서로 잡은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한 학계의 우려는 어떤 건가요?

    ◆ 최병택> 현재 분위기로서는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실 분이 조금 적은 것 같고요.

    ◇ 김현정> 학계는 반대 분위기가 워낙 높기 때문에요?

    ◆ 최병택> 네. 그런 분위기라서 교육부가 집필 내용의 수준과 질을 제대로 담보할 수 없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또 과거에 나타났던 문제점이 재현될 수도 있겠다.

    ◇ 김현정> 그게 보수냐, 진보냐 이런 문제가 아니라 다 비슷하세요?

    ◆ 최병택> 그런 경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보이콧을 하는 분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이 국정교과서가 됐을 때 집필진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라는 지점까지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병택 교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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