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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과 여유, 그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야구

    부담과 여유, 그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제국의 아이돌?' LG 선수단이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호투를 펼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선발 류제국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LG 트윈스)

     

    부담감은 조급함으로, 그래서 평소 실력보다는 실수가 나오며 종국에는 경기를 망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여유가 있으면 승부처에서 침착함과 집중력이 발휘돼 결국 승리를 이끄는 원인이 된다.

    가을야구에 목마른 4강 경쟁팀들의 희비가 여기에서 엇갈리고 있다. 여유와 부담감이 결국에는 이들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점지할 것이 분명해보인다.

    27일 LG-두산의 잠실 라이벌 대결이 그랬다. 비교적 4위 싸움에 여유가 있던 LG가 1승이 절박한 두산에 5-1 낙승을 거뒀다.

    ▲절박한 두산 vs '다소 여유' LG

    경기 전 송일수 두산 감독은 4위 LG와 승차 2경기에 대해 "시즌 막판이라 크게 느껴진다"면서 "현재는 한 주에 몇 승을 하겠다는 목표보다 매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실수와 실책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주장 홍성흔도 "(4위 도약을 위해서는) 매 경기가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특히 4위 팀인 LG와는 남은 5경기에서 4승1패는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만큼 비장한 각오로 두산은 경기에 나섰다.

    반면 LG는 긴장감 속에 여유도 슬며시 묻어났다. 양상문 감독은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의 부상 공백이 있지만 이진영과 이병규(9번) 등 베테랑들이 잘 해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현재 불펜들이 아주 잘 하고 있어 아쉬움도 없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봉중근은 "선수들이 경쟁적으로 서로 잘 하자는 분위기인데 점점 지난해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2013년 LG는 정규리그 2위 돌풍을 일으키며 11년 만에 가을야구라는 감격을 누렸다.

    이어 "다른 팀들과 남은 경기에 예상 승수를 계산하고 있다"면서 "예컨대 두산과는 2승3패만 하면 4위가 가능하다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 부담감을 줄이자는 뜻이다.

    ▲두산, 삼진만 7개 vs LG, 볼넷만 9개

    이런 상반된 분위기는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LG는 여유있게 상대 투수의 공을 지켜보고 끈끈한 승부를 펼쳤지만 두산은 쉽게 유인구에 헛방망이를 휘두르며 무너졌다.

    LG는 이날 볼넷 9개를 얻어내며 효율적으로 점수를 올렸다. 1회 기선 제압의 2점은 모두 두산 선발 노경은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낸 주자들이 득점한 것이었다. 4회 상대 바뀐 투수 정대현의 보크로 얻어낸 5점째도 앞서 볼넷 2개가 있어 가능했다.

    반면 두산은 상대 선발 류제국에 6⅓이닝 동안 삼진을 7개나 당했다. 모두 헛스윙 삼진이었다. 그만큼 마음이 급해 유인구에 방망이가 따라나왔다는 뜻이다.

    투수 운용과 마인드도 달랐다. LG 류제국은 7승째(6패)를 따낸 뒤 "그동안은 더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마음에 잘 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오늘은 5이닝만 던지겠다는 생각을 했더니 그 이상을 던졌다"고 말했다. 비워야 더 채워지는 법이었다.

    '보크 아닌데' 두산 정대현이 27일 잠실 LG전 4회 보크 판정을 받은 뒤 팀 동료 오재원에게 투구 폼을 재현해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두산 베어스)

     

    반면 두산은 노경은을 1⅓이닝 만에 내린 뒤 정대현을 투입했다. 정대현은 전날 경기가 비로 취소되지 않았다면 27일 경기 선발이었다. 선발 투수 2명을 쓴 셈이다. 그만큼 승리에 대한 필승 의지를 보인 것이었다.

    하지만 정대현은 빈약한 타선 지원 속에 볼넷 4개, 보크 1개로 쐐기점을 내줬다. 소모는 많았으되 얻은 것은 없던 경기였다.

    ▲KIA, 실책에 더블 아웃, 주루사까지

    목동 KIA-넥센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넥센은 KIA와 목동 2연전에 앞선 선수단 미팅에서 "부담감을 버리고 여유를 찾자"고 강조했다. 25일까지 2경기 차로 추격해온 3위 NC의 기세에 밀리지 말자는 의도였다.

    반면 KIA는 두산처럼 1승이 급했다. 26일까지 4위 LG에 3경기 차로 뒤져 있었기 때문이다. 26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KIA는 27일 선발 투수를 당초 김병현에서 토마스로 바꿨다. 승은 없었지만 3경기 연속 5이닝 이상 꾸준함을 보인 토마스가 더 미더웠기 때문이다. 그만큼 승리가 간절했다.

    '나비의 날개는 꺾이고...' KIA 나지완이 27일 목동 넥센전에서 3회 인필드 플라이 상황에서 미처 귀루하지 못하고 2루수 서건창에게 태그아웃 당하는 모습.(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하지만 KIA는 4-6 역전패를 안았다. 1회 다승 1위인 넥센 선발 밴 헤켄에 4점을 뽑으며 기선을 제압했기에 더 뼈아팠다.

    결정적인 실책 2개가 나오면서 실점의 빌미가 됐고, 김다원의 투수 직선타에 이은 더블아웃이 2번이나 나왔다. 나지완, 이대형의 어이없는 주루사 등 모두 조급함이 원인이었다.

    반면 넥센은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착실하게 점수로 연결했다. 안타수 8-8, 볼넷수 6-6으로 같았던 두 팀의 다른 결과였다. 넥센의 실책은 없었다. 유격수 최초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강정호의 맹타와 함께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부담과 여유. 급할수록 돌아간다는 속담처럼 가을야구를 바라는 팀들이 명심해야 할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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