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2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2차 면담을 가지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27일,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2차 면담을 통해 직접 소통에 나섰지만, 핵심 쟁점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약 3시간 동안 면담을 진행했지만, 각자의 입장만 주장한 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음 달 1일 3차 면담을 실시하기로 했다.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면담을 끝낸 뒤 취재진과 만나 "지난 1차 면담에 비해서 진전된 바는 전혀 없다"면서 "여당은 기존 입장인 재합의안을 계속 관철하고 설득하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어 오늘도 그 정도 선에서 마무리됐고 다음에 다시 만나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유가족들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새누리당의 변화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진전보다는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니까 돌아가서 많은 생각을 할 것"이라면서 "다행스러운 것은 자꾸 얘기하면 할수록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자꾸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에서는 진상조사위의 수사권·기소권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가족 대표단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해달라는 주장을 했고,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 과정에서 야당조차 포기한 안이라며 맞섰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면담이 종료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다시 수사권·기소권을 주장하면, 더 이상 논의의 진전이 안된다"면서 "우리도 당내 추인을 받아야 하는데 수사권·기소권을 주장하는 안은 우리의 권한 밖"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수사권·기소권을 야당에 끊임없이 말해 그렇게 협상이 이뤄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여야 2차 합의안이 와서 거부한 것이라고 했다"며 "수많은 언론이 여야 입장을 보도했는데, 그 부분이 의아했다"고 말했다.
{RELNEWS:right}세월호 유가족 대표단은 다음 주 월요일 3차 면담 때까지 유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시 한 번 면담에 나설 예정이다.
유가족 대표단이 "좀 더 숙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3차 면담 일정이 다음 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대한 기대를 높였던 특검 추천위원 선정방식에 대해서도 일부 이야기가 나왔지만, 진상조사위의 수사권·기소권 부여 문제가 나오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