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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司 정치개입 사건, 영원히 미궁속으로?



국방/외교

    사이버司 정치개입 사건, 영원히 미궁속으로?

    연제욱·옥도경 방조혐의 형사입건, 김관진 조사도 안해

     

    국방부 조사본부는 19일 국군 사이버사령부 정치개입 사건은 3급 군무원인 이모 전 사이버심리전단 단장의 개인적 일탈이며 대선개입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조사본부는 10개월여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은 조사조차 하지 않는 등 윗선 개입 의혹은 전혀 밝히지 못했다.

    ◈ 이 단장이 정치 글 작성 주도…국정원 관련 없어

    조사본부는 이날 사이버사 정치개입 사건 결과를 발표하며 "단장의 부당한 지시와 작전요원들의 위법성 인식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작전 범위를 벗어나 일부 특정 정당 및 정치인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정치개입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연제욱 전 청와대 국방비서관과 관련해서는 "보고받는 과정에서 일부 정치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심리전단 요원들로 하여금 대응작전 간 정치적 표현도 용인되는 것으로 인식케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또, 국정원과 연계한 조직적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군내·외 지시나,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타 기관과 연계된 조직적 대선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치와 관련된 글의 전체 개수는 모두 5만여 개지만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의견을 비판 또는 지지한 정치개입 글은 7,100여 건이라고 조사본부는 설명했다.

    조사본부는 이 같은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연 전 비서관을 정치관여특수방조 혐의로 형사입건하는 등 관련자 21명을 사법처리했다고 밝혔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연제욱 방조혐의 적용, 김관진 조사도 안 해

    조사본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중간수사결과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이 철저하게 이 단장의 개인적 일탈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본부는 "극우·보수 성향의 이 전 단장은 북한의 주장이나 의견에 동조하는 개인과 단체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간주했다"며 이 단장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단장은 지난 대선 기간 투표시간 연장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글을 쓴 뒤 부하 요원들에게 이 글을 퍼 나르도록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조사본부는 "조직적인 대선개입 의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시 말해 극우·보수 성향의 3급 군무원인 이 단장이 120여 명의 사이버심리전단 요원들을 움직여 자신의 신념을 설파했다는 것이 조사본부의 결론인 셈이다.

    정치개입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연 전 비서관과 관련해서는 "직접 작전에 관여하거나 지시한 부분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정치관여특수방조 혐의만 적용했다.

    조사본부는 특히 당시 장관이었던 김관진 실장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장관에게 매일 보고되는 일일사이버동향에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위법행위 자체를 알 수 없었다"는게 조사본부의 설명이다.

    (자료사진)

     

    ◈ 한치의 예측도 빗나가지 않은 수사결과

    이 때문에 조사본부의 최종 수사결과는 결국 사건을 개인적 일탈로 몰아가 김관진 실장을 비롯해 윗선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꼬리자르기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연 전 비서관에게 정치관여 혐의를 적용할 경우 개인적 일탈이 아닌 사이버사령관의 지시에 의한 조직적인 대선개입 사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연 전 비서관에게 정치관여 혐의 대신 정치관여특수방조 혐의를 적용해 정치개입 사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지휘책임만 물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방부 직할부대인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은 장관에게 활동내역을 보고하기 때문에 연 전 비서관이 사건을 주도했다면 국방부 장관에게도 이를 보고하는 것이 수순이다.

    하지만 연 전 비서관조차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면서 국방부 장관 역시 이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김 실장은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이동하기 전인 지난 6월 말까지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했으며 국방부 조사본부는 장관의 지휘를 받는다.

    결국, 김관진 장관 체제에서 수사를 시작한 조사본부가 처음부터 이번 사건을 '개인적 일탈'로 규정하고 짜맞추기식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현재 군 사법체계에서 사건 전말 밝히기 힘들어

    더 큰 문제는 수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조사본부의 이번 수사결과가 군 검찰과 법원을 거치면서 사실로 굳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 있다.

    연 전 비서관을 비롯해 21명을 사법처리한 조사본부는 국방부 검찰단으로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조사본부가 10개월여에 걸쳐 수사를 진행한 만큼 사건을 송치받은 군 검찰은 추가 수사를 진행하기보다는 자료를 검토한 뒤 바로 관련자들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1, 2심 재판은 모두 국방부 산하 보통군사법원과 고등군사법원에서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군 검찰이 조사본부가 밝혀내지 못한 윗선 개입 의혹 등을 밝혀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비록 3심은 대법원이 맡기는 하지만 대법원 판결은 법리적용의 적법성만 검토한다는 점에서 현 상황에서는 향후 수사와 재판을 통해 이번 조사본부의 수사결과가 뒤집히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퇴직한 뒤 민간인 신분으로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단장과 마찬가지로 임기제 소장인 연 전 비서관도 올 연말쯤 전역할 예정이어서 민간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법원의 경우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군사법원보다 보다 투명하게 재판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정치개입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받고 있는 연 전 비서관의 혐의 사실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국방부 조사본부와 검찰단, 그리고 사이버사령부 등이 민간검찰의 수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을 경우 민간법원에서 이뤄지는 재판 역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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