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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 나타난 큰빗이끼벌레…4대강 사업 여파?



사회 일반

    금강에 나타난 큰빗이끼벌레…4대강 사업 여파?

    환경단체 모니터링 대거 발견

    충남 공주시 우성면 평목리 공주보 인근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대거 발견됐다. (사진=고형석 기자)

     

    4일 오전 충남 공주시 우성면 평목리 공주보 인근 풀숲.

    붕어를 잡기 위해 자리를 펴고 앉은 낚시꾼이 던진 낚싯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둥글고 흐물흐물한 모양의 생물체가 연이어 걸려 올라왔다.

    낚시꾼이 앉은 자리 주변에는 이미 여러 덩이의 생물체가 물이 빠진 채 굴러다녔다.

    생물체 주변에서는 역한 냄새가 진동했다.

    인근의 또 다른 낚시꾼의 상황도 마찬가지.

    이 낚시꾼은 "이곳에 자주 낚시를 오는데 요즘 들어 자꾸 이상한 게 걸려 올라온다"며 "처음에는 해파리인 줄 알았는데 강에 해파리가 살 리가 없지 않느냐"며 되물었다.

    수질이 좋지 않은 저수지에 주로 사는 것으로 알려진 '큰빗이끼벌레'라는 생물이 금강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강의 유속 감소를 주장하며 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의 현장 모니터링 결과 공주보를 중심으로 금강 인근 곳곳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심지어 이 벌레는 깊은 물 속이 아닌 강 주변에 발을 내딛기가 무섭게 이곳저곳에서 수시로 목격됐다.

    약 40분 정도 인근을 중심으로 채집이 이뤄졌는데 50덩이가 넘는 큰빗이끼벌레가 올라왔다.

    크기도 어른 주먹만 한 것에서부터 팔뚝만 한 것까지 다양하게 발견됐다.

    외래종(캐나다)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는 국내에서는 저수지에서 간혹 보이기도 하고 조류를 먹고 자란다.

    금강에서는 올봄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는데 이 벌레가 성체가 되면 독성 물질을 배출해 물속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게 환경단체의 설명이다.

    환경단체들과 환경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을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보가 건설돼 물이 갇혀 버리면서 큰빗이끼벌레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환경전문가들도 4대강 사업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공주대학교 정민걸 환경교육과 교수는 "큰빗이끼벌레를 보면 그 안에 조류 색깔인 초록색을 띠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물이 빠르지 않은 곳에 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의 현장모니터링에서는 서울에서 내려온 환경재단도 함께했다.

    환경재단 최열 대표는 "보를 만든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벌써 이런 이상한 벌레들이 나온다는 것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금강 살리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고형석 기자)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현장 모니터링을 마치고 곰나루 둔치에서 금강 살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퍼포먼스는 공주보가 만들어지기 전에 깨끗한 물과 보가 만들어진 뒤 파괴된 생태계를 비교하며 채집해온 큰빗이끼벌레와 더러워진 물을 깨끗한 물에 붓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고은아 사무처장은 "4대강 사업 이후에 강의 환경이 바뀌면서 생태계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수질 악화로 새로운 생물 종이 나타나면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번에 대거 발견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도 이런 대표적 현상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정부가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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