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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을 흔히 개미투자자라고 부른다. 크기는 작지만 숫자는 많은 개미처럼 투자금액은 적지만 숫자는 많음을 비유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을 기준으로 개인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비중은 41%로 나타났다.
우리 주식시장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 상반기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17% vs 외국인은 + 8.5%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개인이 많이 투자한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17.39%로 나타났다.
기관도 손실을 냈지만 -2.58%에 불과했다. 외국인은 홀로 8.59%의 수익률을 냈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삼성중공업(-27.20), 현대중공업(-29.18), KB금융(-15.27%), SK이노베이션(-28.98), 삼성전기(-16.44%), 현대제철(-16.69%), 삼성 SDI(1.85%), 현대차(-4.86%), 한화케미칼(-14.85%), 대우조선해양(-22.29%)다.
10개 종목 가운데 오른 건 삼성 SDI가 유일하다. 그 증가율 마저도 1.85%에 머물렀다. 나머지 9개 종목은 10% 이상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외국인의 성적표는 정반대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삼성전자(2.99%), SK하이닉스(28.80%), 한국전력 (11.80%), LG전자(14.10%), LG디스플레이(16.57%), 하나금융지주(-13.44%), 기아차(0.71%), 삼성엔지니어링 (16.21%), 오리온(-7.38%), 고려아연 (15.57%)다.
10개 종목 가운데 8개가 상승하고 2개 종목만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뿐 아니라 과거에도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2009년 기관(114.5)과 외국인 (91%)이 두배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지만 개인투자자의 투자 수익률은 28.4%에 그쳤다.
2010년에는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은 5.4%로 기관 (58.6%), 외국인(50.9%)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1년부터는 계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며 -35.3%, 2012년 -32.5%의 손해를 봤다.
장이 좋을 때는 수익률의 차이로 나타났지만 요즘처럼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거나 장이 좋지 않을 때는 누군가 수익을 내면 누군가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 주가 오르면 마구 사들이는 당나귀 개인투자자…'장기투자' 안목 필요개인투자자는 주가가 오른 후에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경향을 대변하는 당나귀 투자자라는 말이 있다.
당나귀는 한 마리가 뛰면 덩달아 뛰는 속성이 있다. 주식 값이 폭등하면 개인투자자들이 우르르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을 당나귀에 빗댄 말이다.
KDB 대우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가계자금은 추세적으로 볼 때 코스피가 중장기 바닥에서 크게 오른 후에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강한 후행성을 띄고 있다는 얘기다.
98년에서 99년 사이 주가가 500포인트 미만일 때 개인은 1조5620억원의 주식을 내다팔았지만 주가가 800~900포인트로 올랐을 때는 20조 984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2003년에서 2007년에도 1400~1600포인트 지점에서는 주식을 내다판 반면, 1800~1900포인트에서는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최근 경험이 가까운 과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믿으면서 이런 투자 패턴이 나타나는 것이다.
김학균 KDB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는 "지금 보이는 현상이 가까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편향성이 있다"라며 "주식은 나쁠 때 사고 좋을 때 팔아야 하는데 가까운 과거가 지속될 것이라는 편향 때문에 반대로 행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보비대칭성과 감정에 의지하는 개인투자자 약점도 손실을 불러오는 한 원인이다.
대안금융경제연구소 김동환 소장은 "기관이나 외국인은 개인보다 더 많은 정보를 이용할 뿐 아니라 트레이딩이 많이 돼 있는 상태다"라며 "하지만 개인은 감정이 많이 개입 되면서 공포감과 탐욕으로 매수를 해야할 때 매도를 하고, 매도를 해야할 때 매수를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불리한 조건 속에서 그나마 개인이 투자 수익률을 올리기 가장 좋은 방법은 '장기투자'다. 김학균 팀장은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우리의 주가 흐름은 5년을 주기로 상승장과 하락장이 반복된다"라며 "시간을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것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NEWS:right}장기투자를 위해서는 투자자금이 당장 써야할 돈이 아니라 없어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돈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급하게 써야 하는 돈을 투자할 경우 감정적인 매수 매도를 할 수밖에 없고, 단기에 고수익을 노리는 위험한 투자를 하게 된다.
목표하는 수익률을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막연하게 주식을 사서 대박을 터뜨려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기간을 정하고 목표 수익률을 정하면 합리적으로 매수와 매도 시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