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세월호 참사] 5세 兒 "엄마 아빠, 왜 나만 두고 이사갔어?"



사건/사고

    [세월호 참사] 5세 兒 "엄마 아빠, 왜 나만 두고 이사갔어?"


    - 엄마 시신만 찾고 아빠, 오빠는 아직
    - 자기만 두고 이사 갔다면서 울어
    - 인양 원해도 말 못 꺼낼 상황
    - 모든 희생자들 잊지 말아 주시길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오복 (세월호에서 구조된 5살 권모 양 큰아버지)

    오늘로써 세월호가 침몰한 지 딱 한 달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는 실종자들이 여럿 남아 있죠. 이 실종자의 가족들은 한 달째 생업도 놓은 채 진도 팽목항에서 아들, 딸, 형제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점점 비어가는 체육관 바라보면서, 또 식어가는 관심 보면서 제일 안타까워하고 계시다는데요. 이분들 가운데 한 분을 어렵게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세월호에서 5살 어린아이가 구조됐던 것 기억하시죠. 그 여자 어린이의 큰아버지세요. 권오복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권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권오복> 네, 권오복입니다.

    ◇ 김현정> 지금 팽목항, 진도체육관에 계시는 거죠?

    ◆ 권오복> 네, 아침에 팽목항 갔다가 지금 다시 체육관에 왔습니다.

    ◇ 김현정> 정말로 딱 한 달입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권오복> 그냥 기다리는 거죠, 찾아주기만…다른 방법이 없죠.

    ◇ 김현정> 한 달이나 그렇게 계시면 생업들은 어떻게 하세요?

    ◆ 권오복> 다 접었어요.

    ◇ 김현정> 실례지만 권 선생님은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 권오복> 자영업 했어요.

    ◇ 김현정> 가게 문 닫아놓고 오셨어요, 그럼?

    ◆ 권오복> 네.

    ◇ 김현정> 하긴 가족이 지금 아직도 물속에 있다 생각하면 일이 손에 잡히시겠습니까.

    ◆ 권오복> 안 잡히죠.

    ◇ 김현정> 당시 5살 권 양은 구조가 됐었죠.

    ◆ 권오복> 네, (구조)됐고. 지금 걔 어머니는 찾았어요, 23일 새벽에.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 권오복 선생님한테는 제수 씨인 조카의 엄마는 시신으로 발견이 됐고.

    ◆ 권오복> 동생하고 남자 조카는 아직 못 찾았죠.

    ◇ 김현정> 5살 권 양의 아빠하고 오빠는 아직 안 나온, 권 양 식구 중에는 우리 5살 어린아이 하나 산 상황.

    ◆ 권오복> 네.

    ◇ 김현정> 가족 분들의 제일 큰 걱정은 지금 어떤 건가요?

    ◆ 권오복> 지연이도 걸리죠. 아직 죽었다고 말은 못하잖아요. 제주도로 이사 가기로 해서 갔는데 자기만 놔두고 다 이사 갔다고 그러면서 우니까….

    ◇ 김현정> 엄마, 아빠, 오빠가 나 하나 버리고 다 이사갔구나, 이렇게 얘기를 해요?

    ◆ 권오복> 그렇죠. 그러니까 기가 막히죠.

    ◇ 김현정> 그러면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합니까, 그럴 때는?

    ◆ 권오복> 아직까지는 말을 돌려가지고, 죽었다고 어떻게 얘기합니까. 이제 수습하고서 얘기하려고 아직 하지 말라 그랬어요.

    ◇ 김현정> 아이가 많이 울겠네요. 지금 엄마, 아빠 한참 찾을 나이인데.

    ◆ 권오복> 그렇죠, 울죠. 자다가 깨어서 울어대니까.

    ◇ 김현정> 이 아이를 어떻게 하나, 그 생각하면 제일 걱정이시군요.

    ◆ 권오복> 일주일에 한 번씩은 치료받으러 가요, 치료라 해 봐야 심리치료인데요.

    ◇ 김현정> 그때 우리 아이가 혼자 어떻게 구조가 됐었죠?

    ◆ 권오복> 그 상황은 모르겠고, 아기, 아기하면서 헬기로 구출이 되는 그 장면을 봤어도 몰랐어요. 내 동생이 인천에서 배를 탄다고 안 했어요. 완도에서 타야 되니까 지방에 들렀다가 사람 만나고 가야 되기 때문에 여름에 놀러오라고 그런 식으로.

    ◇ 김현정> 원래는 인천에서 배 타는 것이 아니라 완도에서 배 타는 줄로 아셨기 때문에, 그 배가 그 배일 줄은 상상도 못 하셨군요?

    ◆ 권오복> 상상도 못 했죠. 그래서 그것을 보면서도 몰랐어요. 그런데 오후 뉴스에 보호자가 안 나타난다고 하면서부터 내 조카가 알았어요. 그 녀석이 알아서 다시 연락해서 나는 그냥 바로 한국병원 목포에 쫓아가서 봤더니 맞더라고요.

    ◇ 김현정> 제가 체육관 모습을 화면으로 보면 이제 몇 가족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 큰 체육관이 그냥 휑 하더라고요. 보면서 이분들 얼마나 외로우실까 마음이 안 좋던데, 그런 면에서 좀 불편하신 점은 없으세요?

    ◆ 권오복> 그것도 그렇고 7살 짜리 조카를, 혁규를 찾으려면 참 힘들 것 같아서 일하다가 맨 끝까지 남는 것 아닌가도 생각해 보고 그래요.

    ◇ 김현정> 혁규 못 찾을까 봐…얘는 너무 작으니까?

    ◆ 권오복> 작으니까 어디 그냥 쑥 들어가 있어서 못 찾을까 봐 그것이 걱정이죠. 그것도 맨 늦게까지 남을까 봐.

    ◇ 김현정> 지금 그 상황이 오래될 수도 있다 해서, 임시로 한 가족당 숙소를 하나씩 지어드리겠다, 그쪽으로 옮기는 것은 어떻겠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 모양인데 들어보셨어요?

    ◆ 권오복> 그런 얘기하지 말고 얼른 찾는 데나 열중했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노숙자 생활 한 달을 했는데 뭘 더 바라겠습니까.

    ◇ 김현정> 그나저나 지금 배가 이 상태에서 점점 부서져내린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 권오복> 그 안의 칸막이, 옆으로 누웠으니까 옆 칸막이가 천정이 될 것 아니에요. 그것이 무너진 것을 천장이 무너진다 그러는데….

    ◇ 김현정> 그래서 인양을 좀 하는 것은 어떠냐 하는 얘기도 나오는데, 가족들 생각은 어떠십니까?

    ◆ 권오복>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어차피 지금 봐도 못 알아봐요, 다 손상돼 있어서. 그런데 들은 얘기로 했다가는 역적이 될 것 같아서 말도 못 해요.

    ◇ 김현정> 가족분들 사이에도 좀 의견이 엇갈리는군요. 인양했으면 좋겠다, 아니다 하는 이 의견들이.

    ◆ 권오복> 아직까지는 공론화가 안 돼 있어요. 인양을 해도 저희 DNA 아니면 못 알아봐요, 손상돼서. 그래서 인양하고 겸해서 했으면 했는데 그런 말을 못 꺼낼 정도인데요.

    ◇ 김현정> 하여튼 빨리 찾는 일이 급할 텐데, 지금 빨리 찾아야 된다고 여러 분들이 나서기는 합니다. 특히 얼마 전에는 정몽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들이 거기 찾아가는 장면 뉴스에서 봤거든요. 그런 분들 왔다 가시면 좀 도움됩니까?

    ◆ 권오복> 하나도 도움도…여기 와서는 도움이 될 이유가 없어요. 저쪽에 잠수사를 더 붙이든지 그쪽으로 해야지.

    ◇ 김현정> 그런 분들 오시는 것이 지금 실종자 가족 입장에서는 하나도 도움은 안 되고?

    ◆ 권오복> 하나도 도움 안 되죠.

    ◇ 김현정>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당연히 동생과 조카 빨리 찾는 것일 거고요. 그 외에도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어떤 걸까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