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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단원고 2학년 재활프로그램 시행 두고 논란



사회 일반

    [세월호 참사] 단원고 2학년 재활프로그램 시행 두고 논란

    전문가들 "학생들 장기 격리, 회복에 악영향 가능성 지적했지만…"

    23일 여객선 침몰로 희생을 당한 학우들의 넋을 기리는 조화가 2학년 교실안 책상 위에 놓여져 있다. (노컷TV 임동진 PD/자료사진)

     

    경기도교육청이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 때 구조된 학생을 대상으로 재활프로그램을 강행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안산 단원고 등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세월호 참사 때 구조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활프로그램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퇴원한 학생들을 별도 장소에 모아놓고 별도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학교로 복귀시키기로 했다"며 "프로그램 내용과 기간은 내부적으로는 정해졌지만 확정되지 않아 세부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30일부터 안산시 대부도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창의인성센터에서 단원고 2학년 학생 75명을 대상으로 한달 동안 재활 프로그램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학교 복귀를 장기간 늦추는 것은 학생들의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도교육청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지만 도교육청은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이 집단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당초 안(案)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심리학회 재난심리위원장인 안현의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생존자들이 (학교나 가정 등) 원래 생활 터전으로부터 분리되는 기간이 길어지면 생존자들의 보편적인 반응인 죄책감, 소외감, 무력감 등이 강화될 수 있다"며 "회복을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이전의 인간 관계와 다시 접촉하고 부딪히며 그 속에서 고립감 등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이어 "학생들이 별도 프로그램을 밟은 뒤 학교로 복귀한다고 해도 복귀하는 그 시점부터 일상으로의 복귀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부모들이 자녀의 학교 복귀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부모들의 제안을 무조건 따르기보다 수많은 선례에 따라 무엇이 학생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고 되지 않는지를 안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역시 "학생들을 학교에서 오랫동안 격리시켜 놓는 것은 학생들의 회복을 위해 좋은 방법이 아니"라며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서 당시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들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나누며 치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환경을 어떻게 생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물리적으로 바꾸고 심리적 지원을 위한 상담자들이 몇 명이나 현장에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지, 학생들이 상실감을 언급할 때 어떻게 도와줘야 하고 학업은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등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시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학교심리학회가 발표한 학교위기대응매뉴얼(위)과 지난 2012년 12월 새드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미국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위기대응매뉴얼(아래). (자료사진)

     

    실제로 미국학교심리학회가 발표한 학교위기대응 매뉴얼은 "원래 생활터전으로 돌아가서 재적응하는 것이 오히려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Getting back to regular routine will help them feel secure)"며 "사고 이전의 생활터전으로 돌아가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새로운 일상을 창조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Achieve a new normal to help students and staff recover)"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 12월 샌드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 이후 미국 교육청 역시 일상으로 복귀를 중요한 과제(Return to normalcy and routine to the best extent possible)로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실종 학생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의 물건을 정리하는 등 물리적인 문제도 있다"며 "프로그램 내용이나 기간에 대해 학부모들의 이견을 조율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고 최종안이 확정돼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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