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세입자의 눈물…연희동 카페는 왜 1년을 못갔나"



사회 일반

    "세입자의 눈물…연희동 카페는 왜 1년을 못갔나"

    -월세 두 달 밀렸다고 바로 명도소송
    -개조,투자비용 등 2억여원 물거품
    -인수자 나타났는데 무작정 강제집행
    -전국 유명 상권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
    -임차인이 올린 영업가치 보장받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ㅇㅇㅇ 분더바 사장, 김영주 변호사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고문 변호사)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한 50대 부부가 보름째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부부는 은퇴 후에 전 재산 2억원을 투자해서 서울 연희동 주택가에 2층짜리 단독주택을 얻었고요.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예쁜 카페를 차렸습니다. 정원을 잘 가꾸고 입소문을 타면서 꽤 유명한 카페가 되었는데, 그런데 1년쯤 지났을 때 집주인은 나가 줄 것을 요구합니다. 투자비는커녕 권리금도 받지 못한 채 거리에 나앉게 됐다는데요. 사실 세입자가 인테리어 비용 같은 초기 투자비용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주인에게 쫓겨나다시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지금 이 분더바 사태, 전국의 수많은 세입자들이 함께 분노하고 있습니다. 카페 분더바의 운영자, 익명으로 먼저 연결을 해 보죠. 사장님 나와 계십니까?

    ◆ ㅇㅇㅇ> 안녕하세요.

    ◇ 김현정> 1년 전에 평범한 가정집을 구하신 거예요?

    ◆ ㅇㅇㅇ> 그렇죠, 연희동 주택가에 단독주택을 임대를 해서 저희가 처음에 건축물 용도변경을 해야 해서 그런 부분까지 저희가 비용을 들여서 시설을 하고 카페를 시작을 했습니다.

    ◇ 김현정> 계약 조건이 그 당시 어떻게 됐습니까?

    ◆ ㅇㅇㅇ> 2년이었고요. 우선 2년을 계약을 하고 그 이후에 연장 계약을 해서 장사를 하기로 해서 이렇게 시설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보증금, 월세는 어떻게 계약하셨어요?

    ◆ ㅇㅇㅇ> 보증금은 5천(만원)이고요. 월세는 4백(만원)입니다.

    ◇ 김현정> 카페로 만들려면 여기저기 손을 많이 보셨겠는데요?

    ◆ ㅇㅇㅇ> 그렇죠. 단독주택이다 보니까 인테리어도 그렇고 정원을 예쁘게 꾸미고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테라스 카페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시설들을 전부 했죠. 인테리어 초기에는 한 1억 정도를 투자했고요. 그 이후에 시설 그 다음에 영업, 투자비용, 보증금까지 환산해서 한 2억 정도가 됩니다.

    ◇ 김현정> 장사가 처음부터 잘 됐나요?

    ◆ ㅇㅇㅇ> 한 3, 4개월 지날 때까지도 여기 카페가 언제 생겼지 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꽉 막힌 담에서 아무래도 장사를 해야 하는 어려움 또한 있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인터넷 검색 해 보니까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입소문난 카페가 됐더라고요.

    ◆ ㅇㅇㅇ>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강남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생길 정도로 단골 손님도 생기고 그렇다면서요?

    ◆ ㅇㅇㅇ> 요즘에는 단골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나고 있어서 그런 것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죠.

    ◇ 김현정> 예쁜 카폐, 예쁜 정원 테라스 카페로 이름을 얻어가던 그 즈음에 주인이 나가라고 통보를 한 거죠?

    ◆ ㅇㅇㅇ> 저희가 초기 투자비용도 많이 들게 되고 운영비 투자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이러다 보니까 두 달치 임대료가 연체돼 있었어요. 그래서 30일자로 두 달치 임대료가 들어가야 되는데 8일 후에 저희가 계약해지 내용 증명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영업 시작 한 지 정확히 얼마만에 주인으로부터 그런 통보를 받으신 거죠?

    ◆ ㅇㅇㅇ> 7개월.

    ◇ 김현정> 7개월 만에?

    ◆ ㅇㅇㅇ> 네.

    ◇ 김현정> 이유는 두 달치 월세가 밀렸다?

    ◆ ㅇㅇㅇ>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보증금이라는 게 있잖아요. 5천만원 넣으셨다고 하셨잖아요. 월세 밀리면 제하고 가는 거 아닌가요?

    ◆ㅇㅇㅇ> 원래 임대차법에 의하면 2개월 지나면 명도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잖아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바로 시행하는 주인이 거의 없는데. 여기 같은 경우는 많은 시설을 한 사람한테 이런 걸 너무 빨리 보냈죠.

    ◇ 김현정> 주인한테 뭐라고 항의는 해보셨어요?

    ◆ ㅇㅇㅇ> 건물주 아들이 이곳을 자주 다녔어요. 저희도 밀린 임대료를 정산을 하고 장사를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그러면서 한쪽으로는 제가 이 가게를 좀 내놓겠습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나타나기를 바라겠습니다 라고 서로 좋게 말을 하고, 그쪽에서도 인수자가 나타나면,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나면 계약을 해 주겠다고 했고요.

    ◇ 김현정> 그러면 어느 정도 합의가 됐다는 건데...

    ◆ ㅇㅇㅇ> 물론이죠.

    ◇ 김현정> 어떡하다가 강제 철거까지 된 거예요, 어떻게 얘기가 틀어졌습니까?

    ◆ ㅇㅇㅇ> 저희가 그렇게 하던 중에 새로운 양수인이 나타났어요. 그래서 저희가 아들한테 아버님에게 말씀드려서 새로운 계약서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라고 말씀을 드렸거든요. 그리고 아들이 돌아갔는데 열흘 후 정도가 돼서 바로 강제 집행 예고장이라는 것을 갖다 붙였어요.

    ◇ 김현정> 새로 권리금 내고 들어오겠다는 사람까지 생긴 상태였네요?

    ◆ ㅇㅇㅇ> 네. 그렇습니다. 저희도 그걸 몰랐는데 본인이 이곳을 프랜차이즈 업장으로 쓰기 위해서 그렇게 양도양수를 막은 것이죠.

    ◇ 김현정> 집주인이 들어가려고?

    ◆ ㅇㅇㅇ> 네.

    ◇ 김현정> 처음부터 집주인이 우리가 들어갈 테니까 나가라 라고 말을 못하니까, 이런 식으로 시간을 질질 끌다가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ㅇㅇㅇ>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좀 따져보셨어요?

    ◆ ㅇㅇㅇ> 주인집을 찾아가서 아버님, 어머님 두 분이 계신 상태에서 더 자본력도 좀 있는 좋은 임차인이 나타났으니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양도양수를 해 주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라고 잘 말씀을 드리고 있는 가운데 그 아들이 나가라고 큰소리를 막 치는 거예요. 앉지도 않고 서서. 그래서 갑자기 경비실을 부르고 경찰까지 불렀어요, 자기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하고 있는 저를.

    ◇ 김현정> 그래서 쫓겨나셨군요?

    ◆ ㅇㅇㅇ> 네, 그래서 계속 협상을 요구했는데 만나자 라는 문자를 받아서 내일은 그래도 바로 집행이 들어오지는 않겠다 생각했는데, 그런데 아침 6시부터 70여 명이 5대의 큰 차를 가지고 와서 유리창을 부수고 마치 쓰나미가 몰려온 것 같은 순간의 집행이 다 이루어져버렸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카페는 철거당했고 권리금, 초기투자비용, 그동안의 노력, 모든 게 물거품이 돼 버린 상태시군요.

    ◆ ㅇㅇㅇ> 그리고 제가 이번에 이 일을 당하면서 알아본건데, (주인집 아들이) 페이스북에서 이미 8월부터 저희 카페를 사진을 찍어서 이것이 자기 카페라고 올리고 그렇게 얘기를 하고 다녔더라고요.

    ◇ 김현정> 이것이 내 카페다, 이미 8월부터?

    ◆ ㅇㅇㅇ> 그런데 저희는 그런 계획은 전혀 모르고 있었죠.

    ◇ 김현정> 그렇군요...그 2억이라는 돈 어떤 돈이셨어요?

    ◆ ㅇㅇㅇ> 저희가 조그마하게 가지고 있던 집을 정리를 하고 더 나이 먹기 전에 이런 곳을 통해서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 김현정> 요즘 하루하루 사는 게 어떠세요?

    ◆ ㅇㅇㅇ> 아래층이 카페고 2층이 주거공간이었어요.

    ◇ 김현정> 아예 거기서 먹고 자고 하시면서 장사하셨군요.

    ◆ ㅇㅇㅇ> 물론이죠. 저희가 강제집행을 당하면서 입은 옷만 남겨놓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집행이 돼서 요즘은 이제 차안에서 생활을 하면서 남편도 어제도 또 병원에 실려갔고요. 이제 거의 음식물이라든지 이런 것을 거의 넘기지를 못할 정도로 힘들어서 계속 실신하고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 김현정>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저희도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 ㅇㅇㅇ> 고맙습니다.

    카페 분더바 (자료사진)

     

    ◇ 김현정> 연희동 ‘분더바’의 주인이세요.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게 과연 연희동 ‘분더바’만의 문제일까요? 혹시 전국 많은 세입자들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전국상가세입자협회, ‘마음 편히 장사하고 픈 상인들’의 모임인데요. 이분들이 카페 분더바 앞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집회도 했다는군요. 고문 변호사 김영주 변호사 이어서 연결을 해 보죠. 김 변호사님, 나와 계십니까?

    ◆ 김영주> 안녕하세요.

    ◇ 김현정> 듣고도 이해가 안 가는 게 분명히 보증금이 5000만 원이나 남아 있는데 단지 월세 2번 밀리자마자 강제철거. 이게 어떻게 법적으로 가능하죠?

    ◆ 김영주> 이게 지금 보증금에서 월세를 공제하는 건 우리 판례에 따르면 임대인의 선택이에요. 그래서 월세를 조금 공제하면서 기다려주든지 아니면 곧바로 명도소송을 넣어서 강제집행을 하든지, 결국 임대인의 선택에 달려 있는 문제다 보니까...

    ◇ 김현정> 집주인 마음, 한마디로?

    ◆ 김영주> 그렇죠.

    ◇ 김현정> 쉽게 말해서 인심 좋은 집주인 만나면 그 보증금에서 까는 거고요, 그렇지 않으면 이번처럼 쫓겨나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 되는 거군요, 법적으로. 그런데 이 경우는 더 억울한 것이 그냥 평범한 가정집을 다 개조를 해서 카페로 만들어서 엄청난 정성을 쏟아서 상업적 가치를 높여 놓은 거거든요. 그래서 막 유명해지려던 순간이었어요. 이걸 권리금을 받고 나가도 될까 말까인 상황에 권리금조차 못 받고 그냥 나가게 된 이런 것. 이런 권리금에 대한 보장은 전혀 안 됩니까?

    ◆ 김영주> 지금 우리 법상에서는 이러한 권리금이나 임차인들이 만들어놓은 영업가치를 보장받을 방법이 전혀 없어요. 물론 법적으로 유익비, 필요비, 부속물매수청구권 이런 게 있기는 하지만 이런 것들이 임대차 계약을 하면서 이미 다 포기하기로 약정이 되게 돼 있고요. 실제로 이렇게 영업가치를 임차인이 상승시키더라도 보장받을 방법이 없고. 이렇게 억울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죠.

    ◇ 김현정> 이게 서울 연희동 ‘분더바’만의 일이 아니라면서요?

    ◆ 김영주> 맞습니다. 지금 이런 일들이 특히 요즘 유명한 상권들 있잖아요. 홍대라든가 가로수길이라든가 이런 임차인들이 열심히 해서 그 상업가치를 높여 놓을수록 이런 일들이 더 많이 발생하거든요. 역설적으로 열심히 할수록 오히려 약탈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열심히 할수록 약탈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얘기는 그러니까 잘 되기 시작하면 집주인이 쫓는 겁니까?

    ◆ 김영주> 일단 욕심이 나겠죠. 거기가 잘 되면 이곳을, 지금 임차인을 내쫓고 다시 새로운 사람을 들였을 때 그 권리금을 임대인이 받을 수도 있고요. 또는 임대인의 가족이나 다른 지인들이 여기서 영업을 하면 이미 쌓아놓은 가치 위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점이 많아서 임대인들이 욕심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본인이 혹은 본인의 지인에게 이걸 넘기려는 그런 임대인들이, 그런 집주인들이 하나 있는 거고 아니면 본인이 안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한테 자기가 권리금 받고선 팔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 거고.

    ◆ 김영주> 맞습니다. 또 여기에다가 그런 걸 부추기는 부동산, 기획부동산이라는 게 있어서 옆에서 또 이런 걸 컨설팅을 해 준다고 하네요.

    ◇ 김현정> 이번 ‘분더바’의 경우도 그런 경우의 하나에 들어가는 건가요?

    ◆ 김영주> 이번 경우는 임대인이 아마 혹시 카페에 욕심을 좀 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들어서요, 월세 두달 연체하자마자 바로 소송을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양도양수를 허락하게 해 주겠다며, 그래서 임차인이 아마 또 대응을 안 하시고 임대인 말씀만 또 철썩같이 믿으셨던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일이 이렇게까지 된 거죠.

    ◇ 김현정> 지금 문자들도 많이 들어옵니다. "이런 게 갑의 횡포 아니겠습니까? 비슷한 경우를 당한 경우가 있다, 또는 가치 없는 곳의 상권을 올려놨더니 갑자기 임대료를 엄청나게 올리더라. 부득이하게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들 호소를 하시는데 법률적으로 어떤 보완이 필요할까요?

    ◆ 김영주> 지금 법적으로는 임차인이 본인이 만든 영업 가치, 조금 전에 말씀하신 대로 열심히 영업을 해서 가치가 올라갔죠. 그렇게 되면 이 영업 가치는 어떻게 보면 임차인의 것이거든요.

    ◇ 김현정> 물론이죠.

    ◆ 김영주> 물론 임대인이 건물을 제공을 해 줘서 그런 가치가 또 발생된 것도 있지만 임대는 어차피 월세를 상승시켜서 그 가치를 회수하기 때문에 결국은 임차인이, 주된 가치를 만들어내는, 임차인이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되고요. 지금 현재는 법적으로는 보장이 아직은 안 되고 있습니다마는 기존에는 임차인들이 다른 임차인, 아까 ‘분더바’ 사장님도 말씀하셨지만 영업을 해 줄 다른 임차인을 데리고 와서 그 임차인에게 영업가치, 그 해당 임차권을 양수도 해 주면 그 임차인이 일정한 금액을 내고 들어와서 영업을 할 수 있어요. 그때 그 양수대금, 그게 바로 영업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그 방법이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현재는 이렇게 하려면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입법상. 임차인 양도에는 동의가 필요해요. 그래서 임대인은 결국은 임대인의 의사에 따라서 진짜 아무것도 없이 나가느냐, 아니면 영업가치를 보장받고 나가느냐가 결정되는 좀 불합리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임대인이 동의한 것처럼 간주를 해서 임차인이 양수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열어놓는 것이 좀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인데 법적으로 참 고쳐지지 않는 이 부분 어떻게 해야 될까요? 오늘 생각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변호사님.

    ◆ 김영주> 감사합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페이지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