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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는 아들에게 낼모레 면회간다 했는데..”



사회 일반

    “힘들다는 아들에게 낼모레 면회간다 했는데..”

    (자료사진)

     



    - 석달만에 20kg 감량했지만 시력과 수전증으로 사격은 어쩔 수 없어
    - 조사했던 헌병은 순직 처리해야 한다 결론 내렸지만 심의위원들이 기각
    - 자기 집에서 누가 다쳤는데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 집주인이 심사하는 격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3월 13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윤자 (피해자 어머니)
    고상만 (보좌관)


    ◇ 정관용> 군에 입대한지 석 달 만에 20kg를 강제로 감량하고 눈이 나빠서 사격 못한다고 얼차려를 받는 등 스트레스를 받은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선택을 했던 손형주 이병 사건. 벌써 3년 전인데요. 3년 만에 심사 끝에 어제 결국 순직 신청도 기각됐습니다. 유족 측은 지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어요. 그 동안 유족과 함께 육군 측에 문제제기해 왔던 민주당 김광진 의원실 고상만 보좌관 먼저 연결해 보겠습니다. 고 보좌관, 안녕하세요.

    ◆ 고상만>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손형주 이병 어머님께서 김광진 의원실을 찾아오셨다고요.

    ◆ 고상만> 네. 지난 2013년도 10월쯤에 처음 저희 사무실로 찾아오셔서 자기 아들의 억울한 사연을 호소하신 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석 달 만에 20kg 강제 감량. 왜 그렇게 했죠?

    ◆ 고상만> 약간 설명이 좀 긴데요. 손형주 이병이 입대할 때 103kg의 과체중 상태였고. 그리고 시력은 0.1. 교정시력도 0. 3이 나오지 않아서 사격 표적지 자체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더군다나 거기에서 손을 떠는 수전증까지 있어서 정상적인 사격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는데.

    ◇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현역판정을 받았죠?

    ◆ 고상만> 그러니까 이는 과거 10년 전 징병기준이었다면, 현역병 면제 기준이었는데요. 최근에는 병역이 부족하니까 기준을 완화해서, 지금은 시각장애인이 아니면 전부 다 군대를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입대를 한 건데, 군 지휘관은 손 이병이 103kg의 과체중이니까 이걸 70kg대로 줄이라고 하면서 건강한 사병에게는 매일 3km을 달리게 하는 것을 같은 달리기를 해도 기초체력이 부족한 손 이병에게 오히려 매일 그 세 배인 9km씩을 달리게 했고. 그리고 팔굽혀펴기하고 배식량을 줄이라는 요구도 강제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실제로 몸무게가 빠졌나요?

    ◆ 고상만> 그래서 손 이병은 굉장한 모범생, 수재였어요. 국제고를 나와서 서울 유명한 시립대학을 다녔던 학생인데. 시키는 대로 다 해서 불과 14일 만에 13kg를 뺐고. 그리고 다시 석 달 만에는 20kg나 체중을 감량했던, 매우 우수한 군인생활을 했던 거죠.

    ◇ 정관용> 2주일 만에 13kg. 이건 감량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 고상만> 그래서 헌병대도 이건 정상적인 형태의 감량이 아니다라고 군 헌병대 수사 결과에서 발표를 한 적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사격표지판이 아예 안 보일 정도의 교정시력이다. 수전증도 있다. 그래서 사격 성적이 안 나와서 얼차려를 당했다고요?

    ◆ 고상만> 문제는 사격이었죠. 손 이병은 사실 시키는 대로 다 해서 몸무게는 다 정상적으로 뺐는데. 시력 자체가 좋지 않아서 표적지 자체를 볼 수 없었다고 사망한 후에 훈련수첩에다 적어놨었는데. 더군다나 손이 떨리는 수전증으로 해서 정상적 사격을 못하는 상태였거든요. 그러니까 손 이병에 대해서 사격장에서 사격을 못하니까, 부대장이 공개적으로 모든 사병이 다 있는 자리에서 ‘너는 사격하지 마라’ 하면서 소위 부대 고문관 취급을 했고. 그렇게 해서 매일 사격저조자로 낙인찍힌 상태에서 결국 자신의 이마에 사격장에서 31발째 방아쇠를 자기 이마에 대고 쏘고 자살한 사건이 바로 이 사건입니다.

    ◇ 정관용> 그 후에 헌병대는 조사를 했을 텐데, 어떤 결론을 내렸습니까?

    {RELNEWS:right}◆ 고상만> 헌병대는 조사 결과, 이 부대에서 굉장히 많은 잘못이 있었고, 그래서 결국은 손 이병이 사망하게 된 것이다. 관리 소홀과 또 할 수 없는 사격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이걸 못한다고 해서 공개적으로 멸시와 조롱 등의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책임을 군부대 측에 상당히 있다고 해서. 그래서 이 손 이병에 대해서 순직 처리를 하라고 육군참모총장에게 권고를 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요? 그런데 처리가 안 됐어요?

    ◆ 고상만> 그런데 이렇게 순직처리를 하라고 권고를 해서 내렸는데 이것을 육군 사망재심사 위원회가 지난 3월 11일, 이날이 손형주 이병이 사망한지 꼭 3주기 기일이 되는 3년상 탈상을 이었어요. 그날 회의를 열어서 손 이병에 대해서 사망을 순직 기각 처리를 해서 그 결과를 어머니한테 통보를 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우선, 그 심사를 왜 3년이나 있다가 했습니까? 헌병대는 사망한 직후에 조사를 했을 거고, 순직 처리하도록 의견을 냈을 것 아닙니까? 그 당시에 3년 전에.

    ◆ 고상만> 순직처리를 한 것은 그 후에 유족들에게 헌병대가 조사결과 보고서를 보내면서 보다 충실한 조사를 위해서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그리고 또 2012년도 7월 1일 이전에는 그 사망이 어떤 이유든 간에 자살로 사망한 것은 어떤 형태도 순직처리가 불가능했어요.

    ◇ 정관용> 아, 제도가 바뀌었어요?

    ◆ 고상만> 네 그래서 2012년 7월 1일자로 제도를 바뀔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결과를 처리한 건데. 그리고 나서도 1년이 넘도록 이 건이 처리가 안 됐던 거죠.

    ◇ 정관용> 그러다가 며칠 전에 심사를 했는데 기각을 했다. 기각한 이유는 뭐라고 명시를 하던가요?

    ◆ 고상만> 군 헌병대 조사 결과에서는 손 이병의 죽음이 억울한 거라고 처리를 했는데, 손 이병이 남긴 유서 내용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 대략 내용을 보면 ‘중2 때 시작. 고1, 대학 1, 2학년도 허무했지’ 뭐 이런 표현이 있었는데. 재심사위원회 위원들은 이것이 중 2때부터 손 이병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 이렇게 판단을 한 겁니다. 그러나 손 이병은 군 입대 전에 정신 병력을 가진 적도 없고, 치료 역시 받은 적도 없었어요. 또 이전에 자살을 기도한 적도 없었는데, 그렇다면 왜 사망했냐. 군 헌병대 조사 결과 그대로입니다. 무리한 체중 감량과 사격저조자로 선정되어 지휘관의 조롱과 멸시, 이런 걸 당해서 이로 인해 사망했다. 이렇게 밝힌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고상만 보좌관, 잠깐만 기다리시고요. 손형주 이병의 어머님, 잠깐 연결해서 말씀 들을까요? 이윤자 씨 나와 계시죠?

    ◆ 이윤자> 네.

    ◇ 정관용> 국방부가 이렇게 순직 기각 결정했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윤자> 저는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옵니다.

    ◇ 정관용> 어이가 없다.

    ◆ 이윤자> 진작에 하려면, 기각처리를 할 거면 진작에 했어야지요. 3년 동안 붙들고 있다가 이제 와서 기각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어머님이 보시기에는 그 아드님께서 부대 내에서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고 가혹한 행동,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 이윤자> 네. 걔가 안 그래도 우리한테 이랬거든요. 너무 힘들다고. 눈이 안 보이는데 자꾸 사격하라고 하니까. 밥맛도 없고. 저보고 맨날 그랬거든요. 너무 힘들다고. 뛰는 것도 못 뛰겠고. 그래서 내가 면회 간다고 기다리라고 그랬는데. 내일모레 보자고 그랬는데. 그런데 어떻게 그쪽 국방부에서 기각 처리라는 게 말이 됩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이윤자> 그 국방부조사에서 우리한테 보고할 때 97%는 순직처리 해준다고.

    ◇ 정관용> 헌병대가 그렇게 했는데.

    ◆ 이윤자> 네. 헌병대 조사에서 순직 처리하고 보훈대상자로 해준다고 그렇게 우리한테 보고를 했었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이윤자> 그걸 1년 만에 우리한테 해준다고 그랬는데. 1년이 지나도 안 하고 계속 미루고 있다가, 3년 만에 한다는 게 겨우 기각 처리라니까. 너무 어이가 없어요.

    ◇ 정관용> 네, 어머님.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자, 고상만 보좌관.

    ◆ 고상만> 네.

    ◇ 정관용> 이거 무슨 제도적 문제가 있는 겁니까?

    ◆ 고상만> 제도적 문제가 많이 있고요. 특히 이 어머니가 군에 아들 입대시켜놓고 단 한 번도 사망 때까지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 어머니한테 이렇게 야박하게 구는 건 너무 심각한 문제고. 육군에서 발생한 죽음을 육군 관련자들이 심사하는 것 자체부터 문제가 있는 겁니다. 자기 집에서 누군가 다쳤는데, 그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를 그 집 주인 보고 심사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은 건데요. 그러다 보니까 군 헌병대가 전부 조사에서 내린 순직 권고조차 당시 와서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판단해서 기각 처리한 건 잘못됐기 때문에. 지금 저희가 생각하는 것은 지금처럼 육, 해, 공, 각 군이 제각각 심사하는 제도를 바꿔서 국방부가 중심이 된 중앙심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외부 심사위원이 과반을 차지하는 제도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것을 위해서 민주당 김광진 의원실에서는 앞으로 집중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번에 순직 기각 결정이 난 것에 대해서는 행정소송 등의 대응은 가능한 거죠?

    ◆ 고상만> 행정소송이나 이런 것들은 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결정을 내린 심의위원들은 국방부의 거대한 숲속으로 사라지고, 남은 건 유족들의 고통만 남은 거고. 이게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거죠.

    ◇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고상만>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김광진 의원실의 고상만 보좌관이었고요. 중간에 짧게 어머님 이윤자 씨의 목소리까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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