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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 슬라브 역사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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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 슬라브 역사를 읽다

    [변상욱의 기자수첩]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비싼 올림픽으로 꼽힌다. 개회식 역시 웅장하고 화려했다. 개회식에서 펼쳐진 러시아의 역사를 더 깊이 들여다보자.

    옛날 동유럽의 중심은 우크라이나 지역을 기반으로 한 키예프 공국이었다. 모스크바는 한참 뒤 몽골이 동유럽을 침범하면서 등장한다. 징기스칸의 손자 바투가 15만 기마군단을 구성해 러시아 침공에 나서 우랄산맥을 넘어 볼가르 족(族)을 쳐부수고 모스크바, 헝가리, 폴란드 지역까지 점령해 거대한 제국을 세운다. 이 때 몽골이 통치한 제국을 금장국(金帳國)이라 부른다. 이 무렵 모스크바 공국이 변방에 생겨났는데 주로 키예프 공국이 몽골로 보내는 조공을 정리하는 중개소 역할을 맡았던 작은 나라였다.

    2014 소치 올림픽 개회식 장면. (SBS 방송 캡처)

     

    몽골 지배 150년이 지난 1380년에 모스크바 공국(公國) 디미트리 돈스코이 왕이 몽골에 반기를 들었다. 몽골의 1차 진압에서는 모스크바 공국이 이기고 2차 진압에서는 몽골이 이겨 지배가 이어졌다. 다시 100년이 지나 모스크바 공국 이반3세가 반기를 들었을 때 몽골은 쇠약해진 탓에 진압군을 보내지 못하고 240년에 걸친 제국의 지배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 후 몽골의 금장국은 카잔, 아스트라칸, 크리미아의 세 나라로 분열되었다가 러시아 제국에게 흡수되는데 여기까지 계산하면 몽골의 러시아 지배는 550년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모스크바가 러시아의 기둥으로 등장한 것. 훗날 러시아는 소련이 라는 거대한 제국을 이뤄 몽골을 공산화함으로써 550년 식민지배의 설움을 되돌려 주었다.

    몽골의 지배와 항전이 거듭되면서 러시아는 문화적으로 아시아적 감성과 깊이를 더했지만 서유럽의 르네상스에 제때 참여하지 못하고 뒤처지기도 했다. 유럽이 서유럽과 동유럽으로 나뉘는 2가지 결정적 요인이 있는데 하나는 몽골의 지배이고 하나는 공산주의의 지배.

    러시아를 이룬 다수 인종은 슬라브족이다. 슬라브족은 인도·유럽어의 한 종류인 슬라브어를 사용하는 민족을 통틀어 일컫는 명칭이다. 유럽 최대의 민족으로 하얀 피부에 금발이 많다. 러시아·우크라이나는 동슬라브,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는 서슬라브, 세르비아·크로아티아는 남슬라브로 구분한다.

    성화 장면. (SBS 방송 캡처)

     

    러시아라는 이름의 배경도 살펴보자. 9세기 쯤 노르만인 류리크가 동슬라브 지역을 지배해 나가면서 동슬라브에 작은 나라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이 나라들로 구성된 지역을 류리크가 속한 부족의 이름 ‘루스’의 이름을 따서 ‘루시’라고 부른다. 우크라이나는 키예프 루시의 중심이었다. 이것이 후에 러시아라고 하는 국명의 어원이 된 것.

    슬라브 족은 동유럽을 기반으로 살았는데 동로마제국에게 눌리고 동방의 강국 터키에게 밀리고, 서쪽은 오스트리아에게 가로 막혀 꼼짝 못했다. 강대국들은 걸핏하면 슬라브 민족을 약탈하고 포로로 잡아 노예로 팔았다.

    남자들은 건장하고 여자들은 금발에 하얀 피부로 미인이 많아 탐을 낸 것. 흑해 부근에 슬라브족 노예시장이 융성했다고 하고 멀리 있는 스웨덴 바이킹 족까지 쳐내려와서 노예무역 기지를 세우고 슬라브족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체코의 프라하가 유명한 노예무역 도시. 러시아가 일찌감치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도 기독교 국가끼리의 약탈과 노예사냥은 자제했기에 재난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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