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을 갚으려 등교하던 초등학생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한 용의자가 3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초등학생 A(8)양을 납치하고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한 혐의(특가법상 약취유인 등)로 조모(28)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조 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성동구 금호동의 한 초등학교 주변 골목에서 학교에 가던 A양을 승용차에 태워 납치한 뒤 A양의 부모에게 4차례 전화해 3000만원을 보내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조 씨는 A양을 차량에 태우고 A양의 집 주변인 금호동과 행당동 일대를 오가다 낮 12시 19분쯤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성동구 금호사거리에서 검문하던 경찰에 검거됐다.
조 씨는 검거과정에서 경찰 추적을 피해 5분가량 도주하다 차량을 버리고 200여m를 도보로 도주하다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조 씨는 지난 13일 범행에 사용할 차량을 훔친 뒤 노끈과 포댓자루 등을 준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 씨는 "잠깐 할 얘기가 있다"며 접근하다 피해자를 강제로 껴안아 차량에 태워 납치한 뒤 A양의 휴대전화로 "딸과 함께 있다. 현금으로 3000만원을 준비해 체크카드를 들고 나와라"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A양의 부모는 피의자의 위협으로 인해 신고를 주저했지만, 마침 정수기를 점검하러 온 정수기관리사 김모(39) 씨가 A양의 어머니에게 상황을 설명받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조 씨의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조 씨는 "2700여만원의 카드빚을 갚으려 범행을 계획했다가 우연히 등교하던 A양이 눈에 띄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은 다친 곳 없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며, 피해 아동의 증언 등으로 미루어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