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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 어떻게 볼 것인가



칼럼

    [노컷시론]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 어떻게 볼 것인가

     

    전국에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이 불고 있다. 한 대학생으로부터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 열풍이 대학가를 넘어 고등학생, 직장인, 가정주부들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안녕들 하십니까'와 관련된 힙합 곡이 만들어지고, 주부들이 관련 차량용 스티커를 만들어 나누어주고,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까지 만들어지는 등 대자보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자보 열풍은 우리사회에 안녕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다른 대자보가 상대방을 설득하고자하는 목적으로 일방적인 주장을 논리적인 방법으로 작성되었다면, '안녕 하십니까' 대자보는 읽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듯이 안부를 물으면서 감정적으로 접근해 읽는 사람들이 각자의 '안녕하지 못한' 사연이나 감정을 풀어내도록 자극하고 있어 읽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대자보 열풍은 진보와 보수 세력 간의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보수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의 일부 회원들이 대학가에 붙은 대자보를 찢은 '인증샷'을 게시판에 올려 논란에 휩싸였고, 최초로 대자보를 게시한 대학생이 진보정당 당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자보 열풍이 평범한 대학생들과 직장인들, 그리고 가정주부들까지 나서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에 대해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로이 표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사회적으로 누적되어 온 불만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보편적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국민들에게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자보 열풍은 충분히 가치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안녕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안녕하지 못한 사연들을 봇물처럼 표현하는 현상은 그동안 정부가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국민들과의 소통에 실패했던 이명박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국민들과 대화와 소통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국민들이 현 정부의 권위적인 모습에 실망해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대자보 사건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이나 4대강 비리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 있는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통해 과거를 과감하게 털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최진봉 CBS 객원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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