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송민순 "범죄자 안중근? 일본정부 막 가네"



국방/외교

    송민순 "범죄자 안중근? 일본정부 막 가네"

     

    - 범죄자 발언, 한중 공조분위기 견제용
    - 아베의 욕심과 미국의 지지가 배경
    - 외교부, 유감보다 더 강하게 대처해야
    - 3.1운동 희생자 등 배상보다 사과 우선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

    안중근 의사는 범죄자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이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어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이 나온 배경은 이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서 중국 하얼빈에 안중근 의사 표지석 설치 잘해 줘서 고맙다. 이런 감사인사를 한 건데요. 이걸 두고 일본이, 안중근은 범죄자다, 표지석 설치 중단하라. 이런 얘기를 한 거죠. 이런 와중에 3. 1운동과 일본 관동대지진 때 피살자 명부가 적힌 책자가 발견이 돼서 처음으로 어제 공개가 됐죠. 징용피해자 얘기는 그동안에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마는 3.1운동 때 피살자와 관동대지진 때 피살자가 공개되기는 처음입니다. 그래서 이분들은 이제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건가, 이 문제가 또 떠올랐습니다. 일본 관련 이슈가 많네요.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 연결을 해 보죠. 송민순 장관님 안녕하세요.

    ◆ 송민순>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우선 어제 일본의 관방장관이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라고 표현한 것. 아무리 얼토당토 안 해도 이유는 들어봐야 될 텐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한답니까?

    ◆ 송민순> 일본의 역사인식이 전혀 안 돼 있는 거죠. 정말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인데요. 예를 들어서 이렇습니다. 2차 대전 때 나치 독일이 프랑스, 폴란드 등 주변 국가들을 점령을 했지 않았습니까? 그 저항군들이 나치 점령군 사령부를 공격하고 저격하고 폭파하고 다 그랬습니다. 저항의 방법이었죠. 그런데 만약에 독일이 지금 그 당시에 나치 사령부를 공격하고 한 프랑스나 폴란드 국민 보고 범죄자라고 그랬다면 지금의 유럽 평화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상상이 불가능한 겁니다. 일본이 한반도를 강제점령하고 잔혹행위를 한 데 대해서 거기에 대해서 저항한 걸 가지고 지금 범죄자라고 부르면 이건 일본이 기본적으로 역사인식이 전혀 안 돼 있는 거죠.

    ◇ 김현정> 역사인식이 안 돼 있는.

    ◆ 송민순> 아주 기본적으로 이건 과거에 잘못한 게 없다. 우리가 전쟁에서 졌기 때문에 조금 핍박을 당한다. 이거 외에는 아무런 다른 인식이 없는 겁니다. 이건 심각합니다.

    ◇ 김현정> 이토 히로부미 하면 일본 제국주의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고, 2차 대전 일으킨 전범인데. 어떻게 이렇게 대놓고 공개적으로 우리에게는 그분이 위인이다,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겁니까?

    ◆ 송민순> 그러니까 일본은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유감스러운 사정이 있습니다. 일본이 2차 대전 전의 일본과 전후의 일본이 단절이 안 됐어요.

    ◇ 김현정> 단절이 안 됐다고요?

    ◆ 송민순> 천황제가 계속 유지됐지 않습니까? 전쟁을 일으킨 기본적인 책임은 천황한테 있는 거 아니에요? 그 천황제가 계속 유지된 겁니다. 조금 더 비유해서 설명하면 독일에서 나치의 잔재가 독일 정부에 그대로 남아 있는 거하고 같은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이해하면 되는 거군요.

    ◆ 송민순> 그래서 이런 기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보는 시각이 우리나 주변의 국가들하고 크게 차이가 나고 있는 사정입니다.

    ◇ 김현정>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에서 그들을 어떻게 보든 그들 내부적으로는 이렇게 말하는 게 용납이 되는 거군요?

    ◆ 송민순> 그렇죠. 기본적으로 천황제라는 게 유지되고 있는 일본의 정치사회적 현실이 지금 이런 문제의 기본에 깔려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렇게 해서는 앞으로 나가기 어렵죠.

    ◇ 김현정> 그렇죠. 세계무대에서 어떻게 활동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 얘기를 돌려 말하면 침략의 과거사도 반성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네요.

    ◆ 송민순> 일본은 실제 반성하지 않습니다. 전쟁에 졌기 때문에 일본이 겉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거지, 일본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지금 현재 일본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전쟁에 이겼더라면 뭘 잘못한 거냐. 이게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걸 우리가 알고. 그게 현실인데, 그 현실 위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지를 생각을 해야죠.

    ◇ 김현정> 이게 그러니까 요시히데 관방장관 한 개인의 생각은 절대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사실 지난 7월에도 아베 신조 총리가 TV 출연해서 비슷한 발언을 했어요. 그것도 같은 맥락인 거고요?

    ◆ 송민순> 그렇습니다.

    (자료사진)

     

    ◇ 김현정> 결국 이들이 안중근 의사 얘기 들먹거려서 하고 싶은 얘기는 중국 하얼빈에 설치하고 있는 표지석, 일종의 기념비인데. 그거 설치하지 말아라, 이 주장하는 거죠?

    ◆ 송민순> 그런 거죠. 그게 상징적이고요. 거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겠죠. 이게 한국 내에 있는 게 아니고 중국에 있으니까 한국과 중국이 밀착하는 것같이 보이는 이런 현 시대적인 상황도 있고. 한 가지는 조금 전에 말씀드린 기본적인 역사인식도 있고.

    ◇ 김현정> 중국하고 우리나라가 가까워지는 것도 견제하는 의미가 거기에 담겨 있습니까?

    ◆ 송민순> 일본이 거기에 신경을 쓰죠. 염두에 많이 두고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 김현정> 그렇군요. 사실은 어제 일본 관방장관 그 발언, 안중근은 범죄자다라는 발언이 나왔을 때 중국에서는 정반대의 발언이 나왔어요. “안중근 의사는 위대한 인물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발언이 나와서 참 대비가 됐었는데. 우리와 중국이 가까워지는 것...

    ◆ 송민순> 우리가 나라와의 관계를 보면 일본하고 멀어지고 중국하고 가깝고, 또 반대로 중국하고 멀어지고 일본하고 가깝고 이렇게 해야 될 상황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여러 나라들하고 화해롭게 잘 지내야 되는데. 문제는 일본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선택을 갖지 못하게 이렇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참으로 우리로서는 유감스러운 일이죠.

    ◇ 김현정> 우리 정부가 그래서 강한 유감을 표명했는데요. 거기에 대해서 스가 요시히데 장관은 “한국, 왜 과잉반응을 하느냐.” 우리는 그냥 기존의 입장을 담담히 밝혔을 뿐이다. 우리 보고 오버하지 말아라, 이건 담담한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오히려.

    ◆ 송민순> 저는 말이죠. 사실 유감이라 그랬는데 우리 정부에서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일본의 망언을 유감스럽다고 하는 정도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어야 될 것 같아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자료사진)

     

    ◇ 김현정> 조금 더 강하게요?

    ◆ 송민순> 네 그렇죠. 왜냐하면 제가 아까 유럽의 경우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일본이 침략과 식민을 하고 반인륜적 행위를 한 이런 데 대해서 죄의식을 가져야 될 거고. 침략과 정복에 대해서 저항하는 안중근 의사 같은 그런 정당한 행위는 지금이라도 인정을 하고 속죄를 해야지 그걸 거꾸로 돌리는 것은 안 되겠다. 이런 구체적인 논리의 설명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일각에서는 이런 도발행위, 그냥 못 들은 척 무시하는 게 낫다. 우리가 자꾸 이슈화 시켜줄수록 그들은 더 신난다. 일본의 보수는 더 뭉친다. 이런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송민순> 그건 다르죠. 그런 입장은 분명히 해 두는 게 좋죠. 그런 데 대해서 이런 경우는 무시를 하면 그걸 그대로 다음부터는, 그때는 아무 말도 안 하더니 지나갈 때 또 이야기했을 때, 앞으로 1년 후에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 범죄자라고 했을 때 뭐라 그러면 지난해에는 아무 말 안 하더니 금년에는 왜 이러느냐, 이런 말 나올 수 있잖아요. 그건 아니죠.

    ◇ 김현정> 분명히 공개적으로 한 잘못된 발언에 대해서 우리도 강하게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을 해 놔야 된다, 이런 말씀.

    ◆ 송민순> 일본 정부 대변인이 한 얘기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해야죠. 관방장관이 대변인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대변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더 화가 나는 건데요. 황당하기도 하고요. 송민순 전 장관님, 그런가 하면 지난주에 일본의 한 유력지가 아베 총리가 우리나라를 일컬어서 어리석은 국가라고 발언했다. 이런 보도가 나와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 후에 이런 발언을 했다, 안 했다 설왕설래가 오가다 흐지부지가 됐는데. 정말로 이런 발언 했을까요?

    ◆ 송민순> 글쎄요. 일본이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우리가 알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일본 정부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사실이 아니다, 이런 말 나온 자체가 유감이다. 이렇게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식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 김현정> 공식적으로 이건 아니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 송민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주변에서, 그러니까 아베 총리가 직접 그렇게 말을 하지는 않았더라도 주변에다가 사적인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했을 가능성은 있다라는 게 일본 언론의 그 다음 보도이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송민순> 언론에서 추측보도 하는 것 가지고 우리 정부에서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할 것은 아니고. 물론 우리 언론에서도 거기에 대해서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 정부에서 거기에 대해서 정식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사실 최근 일본이 군대 갖는 문제, 헌법 개정하는 문제도 그렇고 미국에 이어서 아세안 10국이 거기에다가 지지표시도 하고 이러면서 전반적으로 일본이 기세등등 밀어붙이는 모양새, 그런 흐름을 저는 느낍니다. 어떤가요?

    ◆ 송민순> 그렇죠. 지금 일본이 말이죠. 두 가지의 배경이 있습니다. 하여튼 일본이 지금 막 가는 것 같지 않습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저는 그렇게 보이는데, 아주 강하게.

    ◇ 김현정> 막 가는 느낌, 막 날뛰는 느낌. 이런 느낌 받으시는 거죠?

    ◆ 송민순> 네. 말, 이야기하는 거 보면 지금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 그런 느낌을 받고 있는데. 우리가 일본에 제일 가까이 있고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나라였기 때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고요. 그런데 일본을 보면 우리는 사정을 잘 알고 대응을 해야 되거든요.

    ◇ 김현정> 어떤 사정 말씀이세요?

    ◆ 송민순> 일본이 국내 정치적으로 지난 한 20년 동안 위축된 분위기를 아베 정권이 들어와서 이거 불을 좀 붙이자 하는 국내 정치적 욕구가 있고.

    ◇ 김현정> 위축됐다는 건 보수가, 보수 우익들이 위축됐던 것을 이제 좀 풀어보자?

    ◆ 송민순> 그런 거죠. 일본 전체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가라앉은 게 있었죠. 그런데다가 국제정치적으로 보면 중국이 부상을 하는 데 비해서 일본이 위축되면서, 그런데 때마침 미국이 재정적으로 어렵고 하니까 일본의 돈과 군사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미국이 일본 뒤에 서 주는 겁니다. 그렇게 하니까 일본이 강하게 나오는 데는 미국이 우리 일본 뒤에 서 주면 한국 정도는 문제 없다. 이런 인식이 뒤에 깔려 있는 겁니다.

    ◇ 김현정> 미국이 지지해 주는데 한국이 뭐가 무섭냐, 이런 거예요.

    ◆ 송민순> 그렇게 큰 문제가 있겠느냐, 미국이 우리 뒤에 서 주면. 그래서 우리가 이런 어려운 사정인데. 이럴 때는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대응하는 것도 그렇지만 미국에 대해서도 일본의 이런 극우 강경 정책이 계속 나가도록 묵인하고 지지하면 전체적으로 동북아 정세가 꼭 미국한테 그렇게 좋게만 돌아갈 수도 없다, 이런 걸 미국한테도 좀 인식을 시키고. 우리가 외교의 전반적으로 입체적인 시각을 가지고 일을 해야 될 겁니다. 한일관계 차원에서만 볼 게 아니고, 이거를. 한미관계, 미일관계 그리고 미중. 또 우리가 중국하고 이거 때문에 손잡고 일본을 비판하자, 이렇게 해서 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입체적인 것을 가지고 해야지 단편적으로 한일관계 차원에서만 볼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이런 가운데 얼마 전에 주일대사관 지하에서 발견된 무더기 장부들, 그 문건 분석한 결과가 어제 나왔습니다. 여태껏 우리가 몰랐던 3.1운동 당시에 숨진 분들. 그리고 관동대지진 당시에 피살당한 한국인들. 거기에다가 기존에는 몰랐던 일제 징용당한 분들도 상당수 추가 발견이 됐어요. 이제 문제는 이분들, 새롭게 명단이 확인된 분들도 일본에 피해보상 요청할 수 있느냐. 이게 관건인데 어떻게 보세요?

    ◆ 송민순> 이게 한 세 가지 측면에서 봐야 될 것 같아요. 이게 과거 한일청구권 협정에서 포함됐냐, 안 됐냐 하는 정부 대 정부의 차원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 새로 발견된 이런 관동대지진이나 3.1운동 피해자들이 개인청구권을 일본에 행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하고, 두 번째로 과거의 한일청구권 입증에 이 대상이 포함됐냐, 안 됐냐 하는 것도 같이 있는데. 이건 사실관계하고 법적 논리를 조금 더 봐야 될 겁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