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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특급 투수로 가기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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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특급 투수로 가기 위한 조건

    동부 원정-시즌 막판 부진은 2% 아쉬움

    '저 잘 했죠?' 메이저리그 첫 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준수한 성적으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류현진(26)의 2013시즌이 끝났다. LA 다저스의 질주가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 시리즈(CS)에서 멈추면서 류현진도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해 다시금 혼신의 역투를 별렀지만 기회는 아쉽게 오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의 2013년은 알찼다. 메이저리그 첫 해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뒀다. 시즌 전 현지의 우려섞인 시선을 날리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박찬호(은퇴)도 하지 못한 한국 선수 첫 포스트시즌(PS) 선발 등판과 승리라는 새 역사도 썼다.

    자타공인, 성공적인 루키 시즌이었지만 '괴물'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특급 투수로 거듭나기 위한 채워야 할 2%도 남아 있다. 류현진의 빅리그 첫 해를 결산했다.

    ▲'흡연' 지적 美 기자 "팀 최고 신인" 인정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은 때아닌 체력과 흡연 논란이 불거졌다. 팀 러닝 훈련에서 최하위에 처진 데 대해 "담배를 끊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다저스만 20년 넘게 담당한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 베테랑 켄 거닉 기자의 발언이라 화제가 됐다.

    빅리거들이 통상 선발 등판 2일 전 소화하는 불펜 투구를 건너뛰는 점도 현지 언론의 레이다 망에 걸렸다. 6년 3600만 달러(약 390억 원) 몸값과 포스팅 입찰액까지 600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을 투자할 만한 선수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실력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정규리그 14승8패, 평균자책점(ERA) 3.00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NL 다승 10위, ERA 8위로 당당한 빅리그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전체 신인 투수 중 다승 2위, 풀타임 선발 중 ERA 2위에 최다 이닝 1위(192이닝)다.

    특히 기존 주무기 명품 체인지업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장착, 직구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빅리거 타자들을 농락했다. 시속 150km대 직구와 130km대 체인지업, 슬라이더, 120km 이하의 커브까지 상대 타자들은 헛방망이를 돌리기 일쑤였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구속 변화의 달인"으로 극찬했고, 류현진에 당한 적잖은 상대 감독도 칭찬을 건넸다.

    지난달 거닉 기자는 CBS와 인터뷰에서 "올해 다저스 최고 신인"이라면서 "흡연 지적은 애정어린 충고였다"며 류현진을 인정했다. 류현진도 올 시즌에 대해 "신인으로 메이저리그 첫 해에 할 것은 다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동부 원정-시즌 막판 부진은 2% 아쉬움

    '동부 원정 힘드네' 류현진은 올해 홈에서는 ERA 2.32로 강세를 보였지만 원정에서는 3점대 후반으로 다소 약했다. 특히 동부 원정에서 유독 힘든 모습을 보였다.(사진=게티이미지)

     

    하지만 엄밀히 말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수준급 투수지만 아직 특급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 첫 술에 배부르랴만은 7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류현진임을 감안하면 2% 부족한 부분이 있다.

    팀 내에서도 일단은 3선발이다. 사이영상 듀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16승9패를 거둔 커쇼는 ERA 1.8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고, 15승4패를 ERA 2.63을 찍은 그레인키는 NL 승률왕에 올랐다. 15승 이상, ERA 2점대의 특급으로 가기 위한 과제가 남은 것이다.

    일단 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메이저리그 전문 송재우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올해 90점 이상 A학점을 줄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동부 원정이나 시즌 후반 힘에 부치는 모습이 2% 모자랐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올해 류현진은 시차가 LA와 3시간 정도 나는 동부 원정에서 약했다. 볼티모어전(6이닝 5실점), 토론토전(5⅓이닝 4실점) 등이다. 본인도 "시차 적응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또 시즌 막판 6경기에서 2승4패로 주춤하면서 15승과 2점대 ERA가 무산됐다. 류현진도 상징적인 기록이 무산된 데 아쉬움을 보였던 부분이다.

    물론 류현진은 올해 차고 넘치는 성과를 올렸다. 5월29일 LA 에인절스전 9이닝 7탈삼진 2피안타 완봉승과 지난 15일 세인트루이스와 NLCS 3차전 7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인 첫 PS 승리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4월14일 애리조나전에서는 2루타 포함,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두르기도 했다.

    내년에도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올해 정도의 성적은 예상된다. 그러나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체력적으로 조금 더 보완한다면 특급 선수로 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을 강타한 괴물 류현진이 내년 어떻게 진화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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