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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커쇼도 결국 사람이었다

    19일 NLCS 6차전 4이닝 7실점 패배

    '저도 사람입니다' 19일(한국 시각)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 4이닝 7실점 부진을 보인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사진=다저스 공식 트위터)

     

    현존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LA 다저스 좌완 클레이튼 커쇼(25). 그도 결국은 사람이었다.

    2승3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맞은 운명의 일전. 가장 에이스다운 역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악의 결과가 나오면서 고개를 떨궜다.

    팀의 명운이 걸린 승부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고,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동료들의 비협조적인 수비, 상대 타선의 끈질긴 승부에 최강의 에이스도 무너지고 말았다.

    커쇼는 19일(한국 시각) 미국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 시리즈(CS) 5차전에서 4이닝 만에 10피안타 2볼넷 7실점했다. 특히 3회, 한 이닝에 4실점한 것은 올해 처음이었다.

    5회 연속 3안타로 5점째를 내준 커쇼는 무사 2, 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다저스 불펜과 수비진이 남은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커쇼의 실점이 7점으로 늘었다.

    결국 다저스가 0-9 완패를 당하면서 커쇼가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2차전 6이닝 비자책 1실점 역투에도 안은 패배까지 2패다.

    ▲카펜터 끈길긴 승부…수비 불안에 흔들려

    사실 다저스는 5차전 승리 뒤 7차전 승부를 기정사실화했다. 6차전 선발이 커쇼였기 때문이다. 올해 평균자책점(ERA) 1.83,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92 1위에 대한 깊은 신뢰였다. 커쇼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3경기 ERA 0.47의 강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

    이런 믿음과 부담감이 커쇼의 어깨를 짓눌렀다. 초반부터 커쇼는 불안했다. 1, 2회 모두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1회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2루타를 내줬고, 2회 셰인 로빈슨에게 안타를 맞은 뒤 연속 폭투까지 범했다.

    결국 3회 고비에서 대량실점했다. 커쇼는 1사 후 NL 득점 1위인 상대 1번 타자 맷 카펜터와 승부가 화근이었다. 카펜터는 커쇼에 파울을 무려 8개나 쳐내면서 커쇼를 괴롭혔다. 지친 커쇼는 결국 우선상 2루타를 맞았다.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도 한몫했다. 벨트란의 1타점 우전 적시타는 2루수 마크 엘리스의 글러브를 스치고 지나갔다. 빠른 타구였지만 평소 수비로 정평이 난 엘리스였던 점을 감안하면 잡을 수도 있었다.

    이후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는 이미 늦은 홈으로 송구하다 벨트란을 2루로 보내 다시 득점권을 내주는 판단 실수를 범했다. 2사 2루에서 야디에르 몰리나의 안타 때 추가 실점하게 된 빌미가 됐다.

    ▲석연찮은 판정까지 '올 시즌 최악투'

    심판 판정도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 2점을 내준 뒤 커쇼는 2사 1, 2루에서 맷 애덤스를 상대했다. 풀카운트에서 커쇼는 회심의 직구를 낮은 코스에 꽂았다. 중계 화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절묘한 제구였다.

    그러나 그렉 깁슨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마운드 위의 커쇼가 강하게 어필하고, 더그아웃의 돈 매팅리 감독도 소리를 질렀지만 이미 판정이 내려진 뒤였다.

    깁슨 구심은 1회 벨트란 타석 때도 우타자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커쇼의 직구를 잇따라 볼로 판정했고, 2루타가 나왔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도 깁슨 구심은 석연찮은 볼 판정으로 회자된 바 있다.

    결국 2사 만루에서 커쇼는 셰인 로빈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푸이그의 송구 실책도 있었다.

    4회 삼자범퇴를 이끌어낸 커쇼는 5회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 타자 몰리나의 안타가 푸이그의 포구 실책으로 2루타로 돌변하면서 더 흔들렸다. 데이비드 프리즈의 안타, 맷 애덤스의 2루타로 5점째를 내준 뒤 무사 2, 3루에서 강판됐다. 다저스는 이후 4점을 더 내주며 0-9로 졌다.

    올 시즌 내내 강인한 모습을 잃지 않았던 커쇼. 그러나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부담감과 수비 불안, 판정, 끈질긴 상대 타선 등 '사중고'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생애 두 번째 NL 사이영상이 확실시되는 커쇼지만 최강의 에이스이기 전에 한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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