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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위안부 피해 알릴 한 권의 책



책/학술

    전 세계에 위안부 피해 알릴 한 권의 책

    경남교육청, 위안부 할머니 증언록 일본에 이어 중국어·영문판도 출간

    고영진 경남교육감이 지난 13일 창원우체국에서 일본어판 '나를 잊지마세요'를 일본 정부 등에 보냈다.

     

    경남도교육청이 역사 교육자료로 펴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96)의 증언록 '나를 잊지 마세요'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13일 '나를 잊지 마세요' 일본어판을 발간한 데 이어 올해 연말에는 중국어판과 영어판도 동시에 출간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 역사를 알아야 대응 가능…'나를 잊지 마세요' 출간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국내 최고령인 김복득 할머니의 모진 운명의 아픈 역사를 담은 증언록 '나를 잊지 마세요'는 지난 3월 세상에 처음 나왔다.

    고영진 교육감이 지난해 8월 위문 방문한 자리에서 "증언을 역사자료로 활용하고 싶다"는 제안을 김 할머니가 받아들이면서 책 출간이 성사됐다.

    독도가 왜 우리 땅이고 위안부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된 역사를 알아야만 일본의 망언에 감정적 대응 대신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 교육감도 "학교에서 위안부 문제를 '숨기고 싶은 과거'로 소극적으로 다뤄왔다"며 "교육은 진실을 가르치는 것이고, 아픈 역사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육청이 이 책을 도내 전 학교에서 2시간 이상 위안부 피해자 문제 이해 교육에 활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 우익 정치권에서 "위안부 강제 동원 증거가 없다"는 등의 망언이 잇따르자, 경남교육청은 곧바로 일본어판 제작에 들어가 지난 13일 출간했다.

    독일의 과거 반성을 거울 삼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실을 인정하고 반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위안부 존재를 부정하는 아베 총리와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등 정치권과 문부과학성 대신 및 47개 도도부현 교육장 등에 보냈다.

    고 교육감은 "이 책이야 말로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일본 우익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 일본 정부에 전달된 '나를 잊지마세요'…"큰 반향 일으켜"

    책이 일본에 전달될 즈음, 고 교육감이 포함된 교류단은 최근 15년째 교육교류를 이어온 일본 야마구치현 교육위원회로부터 예정된 일본 방문을 사실상 거부당했다.

    3일 전만해도 일본 측과 일정을 조율했는데 갑작스럽게 연기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고 교육감은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는 그렇지만 공교롭게도 '나를 잊지 마세요' 일본어판 출간과 관련한 뉘앙스였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야마구치현을 중심으로 일본 내에서도 반향도 컸다.

    일본 정치권에 '나를 잊지마세요'를 보냈다는 국내 언론의 일본어판 기사를 일본 네티즌들이 인용하며 댓글도 수 백개가 달렸다.

    댓글도 "매춘부 책을 보냈다", "책 받지 말고 돌려보내라", "쓰레기통에 넣어라", "방문 거부 잘했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도배됐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도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확인한 것만 해도 이 정도"라며 "일본 내에서 상당히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일까?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인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은 지난 22일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증거가 없다는 역사적 사실을 검증하고 정리해 영문으로 해외에 발신하겠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나를 잊지 마세요' 일본어 판

     



    ▣ 일본 만행 고발, '나를 잊지마세요' 세계 각국 발송

    경남교육청은 세계 각국에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영문판과 중국어판을 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동원한 증거가 없다는 주장을 영어로 정리해서 세계 각국으로 보내겠다고 한 상황에서 이번 출간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어판은 중국과 함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일대기가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밝히는 국제법적인 증거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교육청은 도내 영어와 중국어 교사, 대학교수 등 집필진을 구성해 10월 중으로 번역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위원회와 한국여성사학회 등 전문 기관의 감수를 받아 오는 12월 출판하게 된다.

    영문판은 세계 각국 교육부장관 등 교육계 주요 인사들에까지 전달하기로 했다.

    또, 위안부 문제와 여성, 인권, 평화운동 등 관련 국제 NGO와 UN 산하 경제사회문화적권리위원회와 고문금지위원회 등에도 보낼 예정이다.

    교육부도 경남교육청의 영어, 중국어판 보급 사업을 특색사업으로 정해 내년도 특별교부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교육감은 "영어, 중국어판 발간이 역사적 진실에 입각한 세계의 올바른 교육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일본군 강제동원 증거가 없다는 것을 검증해 영문으로 발송할 예정이라는 망언에 대해 국제 사회의 올바른 이해를 돕는 하나의 근거자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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