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면허도 없는 60대 남성이 한의원을 차린 뒤 수년간 환자 수천 명을 불법으로 진료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가짜 한의사는 허위 서류를 통해 억대 요양급여를 가로채는가 하면,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약까지 만들어 환자들에게 팔았다.
A씨(60)는 2008년 5월, 부산 동래구에 한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을 차렸다.
한의사 면허가 없던 A씨는 아내 B(51)씨의 명의로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쉽게 한의원을 차릴 수 있었다.
비영리법인으로 면허를 가진 한의사를 관리 한의사로 내세워 등록하면 쉽게 개원할 수 있다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A씨는 예전에 한의원 사무장을 하면서 나름 터득한 지식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침술, 사열, 부황은 물론, 다이어트 약까지 자체적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최근 5년간 가짜 한의사인 A씨로부터 환자 2천 7백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다이어트 약은 4백여 명이 복용했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최소한 5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걸로 보고 있다.
특히, A씨는 건강보험공단에 허위 서류를 제출해 요양급여 1억 9천 8백여만 원도 타냈다.
간호조무사들도 A씨가 직접 환자 상담, 침, 약제조까지 나서 가짜 한의사인 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지난 5년간 한의사 행세를 하며 불법의료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A씨를 구속하고 A 씨가 한의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만들고 병원 관리를 맡은 부인 B 씨와 간호조무사 2명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동래경찰서 국중용 지능팀장은 "간호조무사가 침과 사열을 한다는 환자들의 제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인 결과 이들의 불법 의료행위를 밝혀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허위로 요양급여를 청구하는 등 국고보조금 횡령비리 형태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