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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기 사고> 기체 결함·조종 미숙 등 원인 '분분'(종합)



미국/중남미

    <아시아나기 사고> 기체 결함·조종 미숙 등 원인 '분분'(종합)

    공항 시설문제 가능성도…원인규명 수개월에서 수년 걸릴수도

     

    7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어난 아시아나 여객기의 착륙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나오지 않고 있으나 착륙 상황을 토대로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상황을 재구성하면 사고기는 착륙하던 중 비행기 앞쪽이 들리면서 꼬리 부분이 지면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기체가 활주로 왼쪽으로 이탈하면서 화재가 발생, 비행기 뒷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상공에서 사고 현장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조종석 바로 뒷부분 객실에서 주날개가 있는 곳까지 동체 상부가 완전히 소실됐다.

    기체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꼬리 날개가 지면에 닿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상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연합뉴스에 "꼬리 날개가 바닥에 닿으면서 떨어져 나갔다고 하는데 이는 비행기 앞부분이 정상보다 올라갔다는 뜻"이라며 "비행기 자세를 잡아주는 꼬리 날개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항 인근 방파제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비행기가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지나치게 낮게 비행을 했고, 활주로와 샌프란시스코 만을 구분하는 방파제와 충돌해 꼬리 날개가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참여하고 있는 비행 안전 전문가 존 콕스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행기가 활주로와 매우 가까이 비행을 하다가 샌프란시스코와 만나는 방파제와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인 탑승객 왕(王)씨는 중국신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비행기 앞바퀴와 꼬리 날개가 방파제에 부딪혔다"며 "비행기는 곧이어 활주로를 이탈했고 꼬리 부분 수직 날개와 수평 날개가 모두 날아갔다"고 말했다.

    조종 미숙도 사고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다.

    조종사가 활주로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일찍 고도를 낮춘 이유는 조종 미숙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행기의 착륙장치(랜딩기어)나 공항의 착륙유도 장치 등에 이상이 생겼고, 조종사가 수동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조종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밖에 현재 진행 중인 공항부지 확장 공사가 사고를 가져왔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유명한 전 여객기 기장 체슬린 슐렌버거는 샌프란시스코 K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이 원인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분명 조사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활주로의 비행안전구역을 방파제로부터 확장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슐렌버거는 2009년 1월 US에어웨이 1549편을 몰다 새떼 충돌로 추락 위기를 맞은 비행기를 안전하게 미국 뉴욕 허드슨강에 착륙시켜 '허드슨강의 기적'을 일군 영웅으로 유명하다.

    샌프란시스코공항 활주로의 항행안전시설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샌프란시스코공항은 항공고시보에서 비행기 안전 착륙을 도와주는 안전시설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고 고시했다.

    이에 대해 항공 관계자는 "조종사가 고시를 통해 안전시설 서비스 중단에 대해 알고 비행하므로 불편하기는 해도 착륙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원인 규명에는 여객기 기장이 착륙에 앞서 관제탑과 나눈 교신 내용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은 사고 여객기 기장이 착륙에 앞서 관제탑에 응급 차량 대기를 요청했다며, 착륙 전에 비행기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비행 중 특이사항이나 고장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었고, 응급 차량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사고 여객기가 승객들에게 비상상황을 알리는 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착륙 전에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관제탑에 이상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며 승객에게 긴급 안내방송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은 착륙 직전 돌발상황을 맞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로서는 사고 원인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NTSB와 한국 정부는 사고 발생 직후 각각 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지만, 최종 사고 원인이 나오는 데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NTSB의 데버라 허스먼 위원장은 조종사 실수 가능성을 묻는 말에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우선 현장에서 사고 관련 정보와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 소재 항공안전재단(FSF) 케빈 하이아트 이사장은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활주로에서 난 사고라 사고 기록을 담은 블랙박스 회수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조사 기간은 사고 발생 경위 등에 따라 통상적으로 짧게는 6개월, 길면 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그러나 "이번 사고는 기체가 잘 보전돼 있고 NTSB와 신뢰관계를 갖고 긴밀하게 협조하고 이는 만큼 다른 항공사고에 비해 빠른 시간내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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