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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사랑해요"…아이들 눈물바다된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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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간 소년 재판에 올인한 창원지방법원 판사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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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지법 법정동은 소년사건 재판이 있는 월요일이면 늘 시끌벅적하다.

    좁은 법정 대기실에서는 재판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법정 안에서는 "어머니 죄송합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를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어머니를 쳐다보면서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다시 10번 외치라는 재판장의 주문에 아이들과 부모들은 이내 눈물을 흘리고 만다.

    판사는 좀처럼 뉘우치지 않는 아이들이나 큰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에게는 눈물이 쏙 나오도록 따끔하게 꾸짖는다. "용서해 달라"고 해도 "잘못을알아야 한다"며 꾸중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판사의 꾸지람에는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기를, 이 곳에 다시는 오지 말기를 바라는 진심이 담겨있어 아이들은 이내 눈물을 흘리며 반성한다.

    재판장인 천종호 부장판사는 언제나 이런 방식으로 창원지법에서 3년 동안 소년부 재판을 도맡아 왔다.

    소년재판은 일반 재판처럼 형식적이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좀더 진정성 있게 다가설 수 있도록 천 판사가 고민 끝에 생각해낸 재판 방식이다.

    창원지법에 오기 전까지 가사사건을 담당한 적은 있지만, 소년재판을 전담해 본적이 없다는 천종호 판사는 지난 2010년 2월 창원지법 소년부를 맡게 된 이후 3년 동안 내리 소년재판을 전담했다.

    "보통 1년이면 임기가 끝나지만, 청소년들의 실정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계속하게 됐죠.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청소년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3년 동안 6천여명 재판 담당...낙태 막은 아이 기억에 생생

    소년재판을 맡게 되면서 천 판사는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 "비행청소년과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이끄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천 판사는 지금까지 3년동안 7천6백여건의 소년 사건을 처리했고, 6천여명의 아이들을 재판을 통해 만났다.

    비행청소년들은 대게 학교폭력을 저지른 소년과, 학교를 나오고 집에서 가출한 뒤 생계문제로 절도를 저지른 아이들이다.

    "학교폭력 아이들은 그나마 가정이 유지되고, 부모님의 관심도 커서 다루기 어렵지 않지만, 학교를 이탈하고 절도를 저지른 아이들은 결손가정이 대부분이고, 어릴때부터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해 사회성이 부족하고, 관계 능력이 떨어진다"는 게 천 판사의 설명이다.

    천 판사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아이로 A양을 꼽았다. 17살 소녀 A양은 집을 나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못된 짓을 하는 소위 문제아였다.

    A양은 지난 7월 상습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법정에 서게 됐고, 소년분류심사원 임시 위탁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A양은 신체검사에서 임신 4개월이었던 사실을 알게 되자, "성폭행을 당해 아이를 갖게 됐다며 낙태수술을 위해 집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낙태를 하기위해서 변명거리를 만든 것이었고, 아이의 아빠는 공범이었던 친구였다.

    천 판사는 혼란스러웠다. 보호자에게 위탁하면 낙태할 것이 뻔하고, 그렇다고 태아를 지키기 위해 소년원에 아이들 보내면 아이의 인생이 어떻게 될까 염려스러웠다.

    "낙태는 묵인할 수 없는 일이고, 또 아이의 인생이 염려되고... 한달동안 깊은 고민을 했죠. 법관의 양심과 아빠의 양심이 싸우다가 결국 법관의 양심을 택했습니다."

    천 판사는 태아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2년간 소년원에 보내는 ''10호 처분''을 내렸고, 출산일이 가까워진 A를 집으로 돌려보내 최근 딸을 낳았다.

    A양은 천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 판사는 아직도 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다. "배냇저고리도 사주고, 미역국 끓어먹으라고 (돈을) 주기도 했는데, 아직 마음이 미안하기도 하고, 편치는 않네요."

    ◈법정에 서는 아이들 "법대로"에 앞서 "기회를 주자"

    천 판사는 아이들이 비행을 저지르는 이유가 가정과 사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승자독식의 무한경쟁 체제에서 있다보니, 경쟁에서 밀려난 아이들이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고, 가난 등의 이유로 가정이 해체되면서 지원과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도 있고, 지원을 받아도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경쟁에서 밀려난 나간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이런 아이들은 대안을 찾지 못해서 드러나지 않지만 마음깊이 상처와 절망, 고립감이 남아요. 고립감 떨치지 위해서는 재미있는 일, 자기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서는데, 결국 같은 성향의 친구들을 찾아나서게 되고, 그렇다보니 비행으로 연결되죠."

    탈선한 소년범의 경우, 70%는 저소득층, 47%는 결손가정의 아이들이고, 결손가정의 아이들은 재비행률 57%나 된다고 설명했다.

    천 판사는 "소년법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건전한 육성이라고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며 "아이들을 처벌할 때 기준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결손가정이나 해체된 가정의 아이들은 제대로 된 환경을 제공받아 본 적이 없다"며 "그런 아이들에게 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엄벌의 칼을 대는것은 너무나 잘못됐고, 그러기 전에 아이들에게 스스로 돌아설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천 판사는 "가정이 해체됐기 때문에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은 나가면 또 비행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죠. 가장 필요한 것은 24시간 관리하는 것, 아이들에게 대안가정이라도 만들어 줘야 해요. 또, 길게 보면 아이들 대부분이 학교를 이탈하고 직업교육도 못받은 상태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장이라도 주고 직업교육을 시켜서 본인을 위해서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게 반드시 필요합니다"고 말한다.

    그래서 천 판사가 주목한 것이 ''사법형 그룹홈''이다.

    비행 초기 단계의 아이들은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보호 소년들의 가정이 결손 및 저소득층이 많아 부모와 가족을 대신해 소년들을 보호해 주는 것이 ''사법형 그룹홈''이다.

    사법부 주도하에 운영되고, 법원에 소년보호재판 받은 아이들을 위탁받는 곳인데, 지금까지 경남에 3곳, 부산에 4곳, 개설을 준비하는 곳이 3곳이다. 이곳은 원칙적으로 소년의 치유와 회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청소년 회복센터''라고도 하고, 돌아갈 가정이 없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가정''이 되기도 한다.

    "센터 운영자는 부모님이 되고, 소년들은 자녀와 형제가 되고, 자원봉사들은 이웃과 친척이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의 재비행율은 18%밖에 안된다는 점이죠. 그만큼 상처가 치유되고, 사회적 관계도 회복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2월 창원지법 떠날 듯..."가장 행복했던 시절"

    천 판사는 다음달 법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창원지법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있다. 창원은 떠나지만, 부산가정법원 소년부 신청을 한 상태다.

    "사실 작년에 갔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함께 일하는 분들의 부탁으로 1년 더 남았어요. 혈혈단신으로 창원으로 왔고, 알게된 분들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은 정말 많은 사람을 알게됐고, 과분한 은혜를 받았죠."[BestNocut_R]

    "지금까지 법관 생활 중에 창원지법에서의 생활이 가장 행복했다"는 천 판사는 창원지법 소년재판부 생활을 정리하며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책 제목은 이 사회의 비행의 책임이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다해서 <아니야,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다>이다. 인세는 모두 비행청소년을 위해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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