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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의 '슈퍼 甲'…방치탕을 아시나요?



문화 일반

    탕의 '슈퍼 甲'…방치탕을 아시나요?

    [조백근의 맛집기행] 영등포 덕원식당, 쫄깃한 맛과 콜라겐의 황홀한 조화

    설렁탕·도가니탕·곰탕·꼬리곰탕·갈비탕에서부터 감자탕, 각종 생선매운탕…탕.탕.탕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탕'에 꽂힌 민족도 없을 듯하다.

    하고 많은 탕 중에 방치탕은 생소하다.

     

    방치탕을 주 메뉴로 하는 '덕원식당'(02-2634-8663)은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건너편 철공소 골목 안에 꼭꼭 숨어있다.

    설렁탕·곰탕 위에 도가니탕·꼬리곰탕, 그 위에 방치탕이 있다.

    가격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갑의 위치라고나 할까.

    ◈ 방치, 콜라겐의 시작과 끝

     

    방치는 소의 엉덩이, 볼기의 윗부분을 뜻하는 충남 방언이다.

    소는 꼬리와 엉덩이 쪽에 붙어있는 고기 맛이 깊고 묵직한데 방치탕은 소의 엉덩이뼈와 그 부위에 붙은 고기살이 아주 실하다.

    피부에 좋다는 쫀득한 콜라겐이 듬뿍 붙어있다는 점이 큰 매력.

    뼈를 크게 자르다보니 중국 연변 조선족들이 들통에 왕뼈다귀를 수북이 들고 와 뜯던 영화 '황해'의 그 장면이 떠오른다.(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도 이 영화를 패러디해 개그맨이 '왕뼈'를 들고 나온다)

    방치탕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방치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애로가 많다고 방치탕 주인 할머니는 하소연한다.

    주인은 '방치가 언제 들어 오느냐'는 손님들의 전화를 받을 때 속이 많이 상한다며 그래서 자신의 이름도 밝히기 꺼려한다.

    그린 소가 풍부한 청정국가 뉴질랜드에서 전량 수입하는데 소엉덩이뼈를 다 발라내버려 고기가 듬뿍 붙은 상태로 가져오려면 특별 주문해야 한다.

    계약과정에서 이같은 구체적인 옵션까지 제시해야 하는데 뉴질랜드에서는 방치에 붙은 살까지 정육을 해버린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뼈를 자르려면 별도작업이 필요해 싫어하는데 급기야 최근에는 사정을 해야만 그때그때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방치는 물론 꼬리뼈도 중국에서 대량수입해버려 공급물량이 더욱 모자르다는 주인 할머니는 국산 소로 대체해보려 했지만 가격도 비싼데다 기름기가 많아 도저히 깊은 그 맛이 안난다고 털어놓는다.

    ◈ 굵은 꼬리뼈 '중토막'도 인기

    이 집은 본래 1960년에 문을 열어 50년 넘는 전통의 꼬리곰탕으로 유명했다.

    소의 꼬리부분을 몸쪽으로 붙여 자르면 살이 듬뿍 붙은 '중토막'이 나오는데 이게 꼬리인가 싶을 정도로 크고 실해 포크를 들고 바쁘게 발라먹어야 한다.

    부드럽고 길게 찢어지는 꼬리뼈 살의 쫄깃한 맛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이 집은 담백한 맛의 말간 국물도 일품인데 꼭 탕이 진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리게 한다.

    국물은 무한리필이어서 고기를 뜯어먹고 밥을 말아서 잘익은 김치, 깍두기로 마무리하면 된다.

    방치탕은 28,000원, 중토막 16,000원, 꼬리곰탕 14,000원이며 족탕·설렁탕에 우족수육·소머리수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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