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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 해킹' 불러온 경찰 승진 스트레스…어느 정도기에?



대전

    '청장 해킹' 불러온 경찰 승진 스트레스…어느 정도기에?

    만성적 '인사 병목현상'에…일정 기간 승진 못하면 옷 벗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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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방경찰청장 컴퓨터 해킹 사건의 범행 동기가 '승진'으로 알려지면서 경찰 인사 시스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1. 12. 21 현직 경찰관, 대전경찰청장 사무실 도청·컴퓨터 해킹 '충격')

    경찰 내부에서도 승진 때문에 범죄까지 저지른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조직에 팽배한 '승진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A(47) 경정은 경찰대 3기 출신에 해외로 주재관을 다녀올 정도로 뛰어난 외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이른바 '엘리트 경찰'이다.

    그런 A경정의 발을 묶어놓은 것은 바로 '승진'.

    경찰대 동기가 경무관을 달면서 인근 지방청장으로 부임을 한데다, 최근에는 역시 경찰대 후배가 먼저 총경으로 승진하면서 A경정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더욱이 총경 승진은 매년 각 지방청마다 1~2명에 그치는데다, 일정 기간 승진하지 못하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옷을 벗어야 하는' 계급정년제 때문에 A경정의 마음이 더욱 조급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성과주의'가 조직에 강요되고 인사에도 반영이 되면서, "청장의 의중을 미리 파악해 완벽한 업무를 보이고자 했던 욕심"이 결국 화를 불러왔다는 것.

    이 같은 상황이 A경정의 범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폐쇄적이고 경직된 인사 시스템을 돌아볼 필요는 있다는 것이 일선 경찰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승진 스트레스가 비단 고위직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

    순경 출신부터 경찰대, 간부후보생, 행·사시 출신 등이 뒤섞여 가장 두터운 중간계급의 경우 만성적인 인사적체로 이른바 '인사 병목현상'이 더욱 심각한 상태다.

    특히 경감 승진의 경우 그동안 근속 승진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경찰들이 '승진 시험' 하나에만 목을 매야 했다.

    승진 시험이 있는 매년 1월이면 말 그대로 '주경야독'하면서 심지어 과로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마저도 합격률은 높지 않은 상태. '7전 8기'가 기본이라는 것이 경찰 내부의 설명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조직 전반적으로 승진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며 "조금씩 달라지곤 있지만 좀 더 유연성 있는 인사 시스템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떠넘기기 급급한 가운데, 일탈을 부추기는 잘못된 내부 시스템에 대한 고민부터 조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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