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황진환 기자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국앤컴퍼니는 20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조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에 따라 기존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결의로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박종호 2인 각자 대표 체제에서 박종호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돼 운영된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조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에 배경에 대해 "최근 가족 간 문제가 이사회 운영 문제로 비화돼 이사회의 독립성과 순수성이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조 회장의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법원은 조 회장의 형인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작년 3월 한국앤컴퍼니 정기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 결정 안건과 관련해 이사로서 이해관계가 있는 조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한 건 부당하다는 취지의 조 전 고문 쪽 문제 제기가 통한 것이다.
조 회장이 '가족 간 문제'를 언급하며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건 형제 간 갈등이 이처럼 회사 의결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조 회장은 절차적 논란으로 회사 전체가 소모전에 빠지는 상황을 방지하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본연의 의사 결정과 사업 실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임을 결정했다"며 "이사직을 사임하더라도 회사의 지속 성장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민과 역할은 변함없이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과 조 전 고문의 갈등은 '형제의 난'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된 바 있다. 조 전 고문은 지난 202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섰지만, 조 회장이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원을 받아 경영권을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