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유리 아나운서, 나들 목사(엔터교회)울산CBS 스페셜 인터뷰 에서는 그룹 일기예보의 나들목사를 초청해, 가수에서 목회자로 부르심을 따라 걸어온 신앙 여정을 나눴다.
나들 목사는 일기예보의 히트곡 '좋아 좋아'와 '인형의 꿈'으로 1990년대를 대표하는 국민 가요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화려한 인기 뒤에는 끝없는 경쟁과 압박, 그리고 간경화라는 중병과의 긴 투병 생활이 숨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대학 시절부터 음악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달려왔던 그는 일기예보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꿈을 이룬 것처럼 보였지만, 더 높은 목표를 향한 경쟁과 부담이 끝없이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키 180cm에 몸무게가 58kg까지 떨어질 만큼 심한 스트레스와 압박 속에서 결국 1998년 건강검진을 통해 간경화 판정을 받았고, 모든 활동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간염을 가지고 있었고, 대학 1학년 때 어머니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가족 전체 검사를 통해 형제들 모두가 간염 보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불규칙한 연예계 생활과 누적된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간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간경화로 급속히 진행됐다.
건강이 무너지는 과정 속에서 나들 목사는 우연처럼 교회를 찾게 되었고, 이를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받아들였다. 병을 고치기 위해 식이요법과 요양지를 찾던 그는 결국 시골에 들어가 3년 동안 자연 속에서 지내며 몸을 추스르기로 결단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기도원에 들어가 일주일간 작정 기도를 드리며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구했다. 그때 자신을 하나님의 종으로 부르시는 콜링을 분명히 깨닫고, 신학교 진학을 준비하며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병 자체가 곧바로 나은 것은 아니었다. 간경화로 인한 합병증은 계속 악화됐고, 몸은 점점 더 쇠약해졌지만 마음에는 설명할 수 없는 평안이 자리 잡았다고 그는 말했다. 하나님께서 부르셨기에 건강 또한 책임지실 것이라는 막연하지만 분명한 믿음이 버틸 힘이 되었다는 고백이다.
투병 10년이 지날 즈음, 아내가 간 이식 수술을 제안했다. 혈액형이 맞는 믿음의 아내가 먼저 간 기증을 결심했지만, 검사 결과 간의 크기가 작아 이식을 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형제들 역시 모두 간염 보균자로 기증이 불가능했다.
그때 뜻밖의 곳에서 길이 열렸다. 전라도 광주에 살던 사촌 동생이 간을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사촌동생은 당시 경제적 문제로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고 다행히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그리고 검사 결과는 적합 판정이었다. 음주와 흡연이 불가능한 교도소 생활 덕분에 간 상태가 매우 건강한 것이 오히려 이식에 최적의 조건이 된 셈이다. 나들 목사는 이 모든 과정을 하나님의 놀라운 예비하심으로 받아들이며, 사촌의 헌신을 통해 간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건강을 회복했다. 현재 수술 후 15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사역 현장에서 활기차게 활동하고 있다.
간 이식 이후 그는 받은 은혜를 나누기 위해 다양한 사역을 이어갔다. 그 중 하나가 '골목 콘서트'다. 2010년 수술을 마치고 회복한 뒤, 2013년부터 침체된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직접 가게를 찾아가 무료 콘서트를 열기 시작했다. 약 40여 차례 공연을 열며, 공연 준비 비용은 SNS를 통해 모금한 후원금 으로 충당했다.
그는 연예인의 영향력과 음악의 힘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내는 '크리스천 엔터테인먼트 사역'을 꿈꾸어 왔다. 그래서 목사 안수를 받고도 한동안은 교회 사역보다 엔터테인먼트 사역을 준비하는 데 집중했다.
그런 그가 결국 교회를 개척하게 된 배경에도 뜻밖의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서 배우 조정석 씨가 일기예보의 '좋아 좋아'를 극 중에서 부르게 되었고, 이 곡이 음원으로 발매되며 예상치 못한 저작권료 수입이 들어왔다. 작사·작곡자로서 받게 된 이 수입이 개척 자금이 되었고, 그는 엔터테인먼트 사역과 예배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복합 공간 '엔터교회'를 2022년 개척했다. 예배당과 함께 녹음실과 공연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엔터테인먼트로 영혼을 구원하여 제자 삼는다"는 비전으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나들 목사는 방송에서 자신의 고통의 시간을 '정금처럼 나오는 연단의 과정'으로 표현했다. 끝이 보이지 않던 투병과 가족들의 초상집 같은 분위기,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도, 지나고 보니 그 모든 시간이 하나님을 간증하고 영광 돌리는 통로가 되었다는 고백이다.
그는 특히 요한복음 13장부터 16장까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언급하며,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반드시 주신다"는 약속이 여러 번 반복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한다는 것은 욕심이 아닌, 예수님 보시기에 합당한 기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도 응답은 서서히가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현실의 고통과 지연 속에서도 '끝까지 버티는 인내'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나님은 감당할 수 있는 시험만 허락하시고, 감당하지 못할 것 같으면 피할 길을 예비하신다는 약속을 붙들고 포기하지 말 것을 청취자들에게 권면했다.
마지막으로 나들 목사는 자신이 사랑하는 찬송가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를 요들 버전으로 편곡해 라이브로 선보였다. 예수님을 구주로 삼고 사는 기쁨과 구원의 감격을 담은 이 찬양을 통해, 자신의 간증이 곧 찬송이자 감사의 고백임을 다시 한 번 전했다.
울산CBS 스페셜 인터뷰를 통해 소개된 나들 목사의 이야기는, 질병과 실패, 절망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고통이 끝이 아니라 하나님의 예비하신 기적과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