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로 오른 채 유지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상
승률이 예측했던 1.9%보다 0.15%포인트(p) 올라 2.05%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뿐 아니라 국제 유가가 같이 올라가면 (물가에 미치는) 임팩트가 더 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환율이 30원 정도 저희 펀더멘털에 비해 더 오른 걸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 전 1400원에서 1470원으로 오른 것 중에 50원은 세계 공통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고, 기계적으로 보면 정치적 이유로 인한 상승은 20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 시장 안정화 조치 효과 등을 고려하면 (정치 영향이) 20원보다 큰 30원으로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내수 지표 등이 예상보다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0.2%나 더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갈등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그 영향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는 계엄 사태 영향을 받았다"며 "올해 1분기 이후 성장률이 어떻게 변할지는 정부가 재정정책을 어떻게 쓸 것인지, 어제 대통령 체포영장이 일단락 돼서 헌재가 정상화될지 등에 따라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엄호한 데 대해 "제 메시지를 정치적 메시지라고 하는데 굉장히 경제적 메시지였다고 생각한다"며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앞서 이 총재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최 권한대행에 대해 여러 가지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 비판을 하는 분들은 최 권한대행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답도 같이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신년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 권한대행을 비판한 국무위원들을 향해 "고민 좀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총재는 "총리가 탄핵되고 최 권한대행이 대행의 대행이 돼서 또 탄핵되면 대외 신뢰도가 어떻게 될지 외국의 시각이 나빠지고 있었다"면서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해석하는 분 문제다.경제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안 할 수 없는 말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