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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홍정운군 사망 3주기…현장실습 제도 '구멍' 여전

    시만사회·노동계 등 홍군 추모비 건립
    노동계 "지역 차원 개선 요소 있지만 근본 대책無"

    여수 이순신마리나요트장에 건립된 홍정운군 추모비. 고 홍정운 현장실습생 추모위원회 제공여수 이순신마리나요트장에 건립된 홍정운군 추모비. 고 홍정운 현장실습생 추모위원회 제공
    전남 여수에서 현장실습 중 희생된 고 홍정운(당시 18세)군의 추모비가 마련된 가운데 실습생의 안전을 보장하는 제도 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 홍정운 현장실습생 추모위원회는 지난 6일 여수 이순신마리나요트장에서 홍군 추모비 제막식을 열었다.
     
    홍군이 숨진 지 3년째 되는 날로, 2021년 10월 6일 당시 여수해양과학고 3학년이었던 홍군은 이곳에서 정박한 요트의 따개비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고 잠수작업을 하다 숨졌다.
     
    현장실습을 주관했던 요트업체는 잠수자격증이 없는 홍군에게 몸에 맞지 않는 잠수장비와 납벨트를 착용한 채 잠수작업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업체는 고교생에게 잠수작업을 지시한 것도 모자라 안전관리자 동석하에 2인1조로 잠수해야 한다는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추모비는 시민사회와 노동·교육 단체들의 성금으로 제작됐으며 여수시는 시유지에 추모비 설치를 허가했다.
     
    추모비에는 홍군의 사망 경위와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문구가 새겨졌다.
     
    현장실습제도에 대한 개선이 미흡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홍군 사망 이후 전남도교육청에서는 직업계고 학생에 대한 현장실습을 수능 이후에만 진행하는 한편, 노동인권 교육을 통해 근로기준법 등의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크고 작은 현장실습생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설명으로, 이들은 현장실습생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현장실습생은 노동자가 아닌 실습생으로 노동조합에도 가입할 수 없지만 일부 업체에서는 노동자로 인식하고 작업을 지시하는 관행 등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은 "전남의 경우 수능 이후에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노동인권 교육을 강화하는 등 다소 나아진 점이 있지만 큰 맥락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취업률을 높이려는 학교 측의 입장과 함께 노동자도 학생도 아닌 애매한 처지에서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현장실습생의 고충은 여전하다. 정부와 중앙 정치권 차원의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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