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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진료 못 받나"…'전면휴진 투쟁'에 환자들 "못 믿겠다"

사건/사고

    "아파도 진료 못 받나"…'전면휴진 투쟁'에 환자들 "못 믿겠다"

    서울의대 교수들, 17일부터 필수 부서 제외 '전면 휴진' 예고
    서울대병원장·교수회 재고 요구에도 "힘 실어 달라"
    의협도 "18일 전면 휴진…총궐기대회 개최"
    환자들 "믿기 어려워", "눈 앞이 깜깜" 불안 호소
    환자단체 "의사 단체, 극단적 이기주의 행태" 비판

    지난 7일 한산한 서울대병원 안과 외래진료실 풍경. 박인 기자지난 7일 한산한 서울대병원 안과 외래진료실 풍경. 박인 기자
    "안 믿기는데요? 그럼 17일부터는 아파서 병원 와도 교수님한테 진료 못 받는 거예요?"

    김모(45)씨는 3년째 서울대병원 안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병원 교수들이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는 소식에 "작은 병원에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아서 여기에 왔는데 그러면 안 된다"며 이처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1년 전 교통사고로 이 병원에서 재활 치료 중인 이모(30)씨도 휴진이 믿기지 않는다며 "응급 중증까지는 아니더라도 급한 환자가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저도 약을 계속 받아야 되고, 재활을 안 하면 타격이 커서 꼭 이 병원에 와야 하는데 국립대병원에서 이럴 줄 몰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을 제외한 모든 진료과의 '전면 휴진'을 예고한 직후인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는 이처럼 환자들의 불만과 불안이 교차했다.

    7일 서울대병원 외래진료실에 붙어있는 대자보. 해당 대자보에는 부득이하게 앞으로의 진료는 더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박인 기자7일 서울대병원 외래진료실에 붙어있는 대자보. 해당 대자보에는 부득이하게 앞으로의 진료는 더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박인 기자
    정형외과 진료를 받기 위해 이 병원을 찾은 이모(54)씨는 신장에도 문제가 있어 전날 밤 심한 복통을 느끼면서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였다고 한다. 이씨는 "어차피 큰 병원 응급실에 가도 복통 정도면 방치될 것이라는 생각에 아침까지 참았다가 동네 병원에 다녀왔다"고 했다.

    이씨는 "응급·중증 환자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이냐"며 "만약 전면 휴진이 진짜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 양모(25)씨도 "어릴 때부터 신장이 좋지 않아 서울대병원에 다닌지 10년이 넘었다"며 "집단 휴진이 불가피하다면 다른 병원을 찾겠지만, 제가 어디가 아픈지 자료를 다 갖고 있는 병원은 여기니까 다른 곳으로 가면 불안감이 너무 심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는 오는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무기한 전면 휴진을 결의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정부가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행정처분 일체를 완전히 '취소'해야 전면 휴진도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교수들의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까지 나서 '휴진 불허' 방침을 밝히고, 이 대학 교수회도 환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들어 의대 교수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김 병원장은 전면 휴진이 결의되자 "의사로서 우리의 첫 번째 의무는 환자 진료"라며 휴진 방침을 재고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교수들에게 보냈다. 서울대 교수회도 9일 "환자에게 큰 피해를 주는 집단 휴진은 지금껏 의료인으로서 지켜온 원칙과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의대 교수들은 확고하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김 병원장에게 "교수들 뜻에 힘을 실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비대위는 "병원 기능 정상화를 통해 국민의 건강권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선 많은 전공의의 복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들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 요구와 맞물린 전면 휴진은 '병원 기능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전면 휴진'이라는 투쟁 방식은 서울대 의대 뿐 아니라 동네 병원을 비롯한 의료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기류여서 의료대란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개원의, 봉직의, 교수 등 회원 7만800명이 참여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토대로 오는 18일 전면 휴진하고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같은날 밝혔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예고한 전면 휴진일 다음날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국민 건강은 내팽개치고 집단 이익만 추구하는 극단적 이기주의 행태"라고 의협 결정을 비판했다. 연합회는 "의협을 비롯한 의사단체는 환자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힘 자랑만 되풀이해왔다"며 "환자들과 국민은 패륜적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 집단 이기주의에 국민과 정부가 굴복하는 일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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