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내가 교육감이랑 친한 사이야!"…교사 협박한 학부모 '고발'

경인

    "내가 교육감이랑 친한 사이야!"…교사 협박한 학부모 '고발'

    경기도교육청, 교사 협박한 학부모 경찰에 고발
    학부모 "무릎 꿇고 빌때까지 아무말도 하지마"
    교사가 급식실 통로 막아서자 학생 '반발'
    학생 말만 듣고, 경찰에 아동학대로 신고
    아동학대는 '증거 없음', 교권 침해는 '협박·모욕에 해당'


    "학생만 보호받아야 할 인격체가 아닙니다. 교사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교사에게 협박·막말을 한 학부모를 경찰에 고발한 경기도교육청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학부모의 행위가 도를 넘었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월 김포시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군의 학부모를 협박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A군의 학부모는 지난해 12월 27일 경찰과 함께 학교를 방문해 교사 B씨에 폭언을 퍼부었다. 그들은 교사 B씨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 "민·형사 소송을 끝까지 가겠다"고 협박했다. A군의 아버지는 "교육감과 개인적으로 친한 데 직접 전화하려다 참았다"며 B씨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이들이 B씨를 찾아와 따진 건 A군이 B씨로부터 생활지도를 받았기 때문이다. A군의 부모가 학교를 찾아오기 몇 시간 전 B씨는 학교 급식실에서 A군을 생활지도했다.

    당시 학교 급식실 질서 유지 담당 업무를 맡은 B씨는 점심 식사를 위해 줄을 선 학생들을 가로질러 가던 상급생 A군을 제지했다. '학생들이 급식실을 이용할 경우 다른 학년은 질서 유지를 위해 급식실 통로를 이용할 수 없다'는 교칙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A군은 학교 축제 리허설에 참석하기 위해 지름길인 급식실 통로를 이용해 체육관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B씨의 제지에 돌아온 A군의 대답은 "나랏돈 받고 나를 가르치는 교사니까 주머니에서 손 빼고 얘기하세요, 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였다.

    B씨의 제지가 이어지자 A군은 "선생님 때문에 기분 상했다"며 돌아간 뒤 곧바로 조퇴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A군의 학부모가 경찰과 함께 B씨를 찾아온 것이다. A군의 부모는 B씨가 생활지도를 아들의 겉옷이 찢어질 듯 강하게 잡아 당기는 등 아동학대를 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교칙대로 대응했다고 설명했지만 A군 부모의 항의는 1시간가량 이어졌다.

    도교육청 조사에서 B씨는 당시 상황을 '죄인 취급받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군의 부모가 과거 지상파 방송사 PD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이후에는 실제로 교육감에게 연락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닌가하는 두려움도 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부모는 이튿날 B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사건 접수했다. 조사를 마친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경찰은 B씨의 행동이 '급식실을 지나가려던 아동을 훈육하고 통제할 권한이 있는 사람으로서 아동의 행위를 제지하기 위해 팔 부위 옷을 잡아끈 정도의 유형력 행사는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도교육청도 사태 파악에 나섰고, 올해 1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원과 학부모, 변호사, 지역사회 인사 등으로 구성된다.

    교권보호위원회는 A군과 부모의 행위가 협박과 모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B씨에게 특별휴가 5일과 심리상담을 권고했다. 반면 A군에게는 특별교육 4시간 수강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1시간은 학부모도 참여하라고 했다. 도교육청은 교권보호위원회의 결정을 토대로 A군의 부모를 협박 혐의로 고발했다.

    A군의 부모는 도교육청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A군의 부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B씨는 악의적인 편집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은 교권 침해가 아닌 교사가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