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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패배책임 결백' 내세우는 韓…등판 주시하는 이준석

    與 총선 백서에 '한동훈 책임론' 적시 공방전
    "흑서 인식되면, 나올 수밖에…정신 못 차리면 韓이 중심 잡겠다는 명분"
    韓 대안도 '불투명'…"정치 100일, 못다 펼친 꿈 다시 기회 줘야"
    韓, 尹정부 해외직구 KC인증 의무화 비판하며 쓴소리
    이준석 "韓, 전대 나오면 안 된다"…배경엔 與 혼란 커지면 개혁신당 기회 판단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당 총선 백서에 한 전 위원장 책임론을 서술하는 문제를 놓고 당내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 전 위원장 측에선 "백서가 우리를 겨냥할수록 활동의 공간이 열린다"라는 입장이다. 4·10 총선 참패의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적인 책임은 다른 곳에 있다는 시각이다.

    이 같은 논리는 최대 책임이 결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는 식으로 귀결된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와 당권 도전은 결국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문제에서 걸림돌이 생긴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 전 위원장이 해외직구에서 KC인증을 의무화하는 정부의 조치를 비판하는 페이스북 글을 놓고도 '비윤 스탠스'를 잡아간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개혁신당은 19일 전당대회를 통해 허은아 전 의원을 새 당 대표로 내세웠다. 그는 "젊은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이준석 전 대표를 띄웠다. '비윤' 성향이 강한 이 전 대표로선 한 전 위원장이 등판 과정에서 설정하는 정무적 입장과 당권 접수 이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총선 백서에 韓 책임론 논쟁…"총선 흑서되면 출마할 수밖에"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 한동훈 등판론이 다시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총선 백서에 한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론을 적시하느냐 여부를 두고서다.

    국민의힘 조정훈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총선 패배에) 대통령, 한동훈 위원장 둘 다 책임이 있다. 이건 기본이다. 그냥 팩트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위원장은 "총선 백서는 특정인을 공격해서는 안 되고 그럴 의도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친한계에서는 사실상 차기 당권주자 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책임론을 덧씌워 출마 자체를 봉쇄하려는 행위로 인식하고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 스스로도 "나의 패배"라며 책임을 인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내 주류에서 과도하게 탄압하는 모습을 노출하면, 역설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비대위원장 본인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번 전당대회를 건너 뛸 수도 있었지만, 백서 자체가 자신을 공격하는 '흑서'로 인식되고 당이 계속 정신을 못 차리면 이를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며 "자신이 당의 중심을 잡겠다며 출마할 수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자신으로 쏠리는 책임론에 반발해 전당대회에 나설 경우, 책임론은 윤 대통령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한 전 비대위원장이 반윤 스탠스를 잡는 것은 아닌 상황이다. 공개적으로 표출된 두 차례의 윤-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 전 비대위원장의 입장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다만,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정부가 발표한 '개인 해외직구 물품 KC인증 의무화' 조치를 두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19일 정부가 사실상 철회 결정을 내면서 윤석열 정부의 힘이 빠지게 됐는데, 무조건적 옹호를 앞세우는 '찐윤'이 아닌 잘못된 결정에는 할 말은 한다는 '비윤' 스탠스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여기에 한 전 비대위원장을 대체할 인물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또 다른 출마의 명분이 되고 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진행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ARS 무선 100%,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 차기 당대표 적합도는 유승민 전 의원이 28%로 1위, 한 전 비대위원장이 26%로 2위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지지도가 48%로 2위인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의 13%에 4배가량 앞섰다.

    수도권의 한 낙선인은 "정치에 입문한 지 100일 밖에 되지 않은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는 것이고, 당원들 사이에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못다 펼친 꿈이 많기에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들에게 총선 참패를 책임지는 일은 당을 제대로 개혁하는 것으로 완성된다는 논리도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준석 "韓 당대표 잘 할 가능성↓" 혼선 지속되면 M&A 포석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허은아 후보가 이준석 대표로부터 당기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허은아 후보가 이준석 대표로부터 당기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19일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에 허은아 전 의원이 선출되면서,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이준석 대표는 일반 당원으로 돌아가게 됐다.

    보수 진영에 속한 이 전 대표 입장에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행보는 관심사인데, 지난 17일 MBC라디오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나오면 안 된다고 본다. 한 번 전투를 진 패장이 다시 선거에 등장해서 휴지 기간 없이 당의 혁신을 꾀한다는 것은 사실 논리적으로 듣기에 이상한 이야기"라고 만류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지금 선출되는 당대표는 2년 동안 선거도 없어서 가장 흐물흐물한, 가장 아무도 말 안 듣는 대표인데, 최고위원은 또 신나게 개성 있는 분들이 선출될 것"이라며 "비대위는 못하셨는데 대표는 잘하실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만약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가 된 뒤, 이 전 대표의 전망처럼 지도부 구성원들이 '말을 안 듣는' 내홍이 심화된다면, 개혁신당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27일 탈당을 선언하며 "비상상태에 놓인 것은 당이 아니고 대한민국이다.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다"며 "앞으로 저만의 'NeXTSTEP(넥스트스텝)'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넥스트스텝은 애플사의 공동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가 경영 싸움에서 밀려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 설립했던 회사 'NeXT(넥스트)'가 개발한 운영체제(OS)의 이름이다. 애플은 실적이 떨어지자 넥스트를 인수했고, 복귀한 스티브 잡스가 기존 운영진을 축출해 최고경영자(CEO)가 된 바 있다.
     
    국민의힘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개혁신당이 내실을 다져 놓으면, 대선이 임박해지는 시점 정권을 뺏길 수 없다는 보수 진영의 요청에, 이 대표가 노린 정당 간 인수합병(M&A)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난 이준석 전 대표의 평론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만류이지만,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모두 한 전 비대위원장이 바로 복귀해 무대 위에서 낙마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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