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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인사…''영남 역차별''과 ''호남 차별''



정치 일반

    검찰총장 인사…''영남 역차별''과 ''호남 차별''

    김준규, 뜻밖의 내정…"학교와 지역 따지기, 우리의 한계"

     

    말도 많도 탈도 많던 검찰총장 후보자가 발표됐다.

    국제적 감각을 갖췄다는 김준규 전 대전고검장이 영예를 안았다.

    김 검찰총장 지명자는 쟁쟁하던 사법고시 20회 선배들과 21회인 동기생들을 다 따돌리고 막판에 승리했다.

    검찰내 ''화려한 경력''(특수, 공안, 기획 등)을 가진 것도 아니고 재산(23억)이 ''친서민적''인 것도 아닌데, 김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낙점을 받은 것은 국제적 감각과 도덕성 때문이란다.

    이번에 검찰총장 후보자군으로 분류된 사시 20회(사법연수원 10기)와 21회(연수원 11기)생들 중에서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들었던 후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모두 탈락했다.

    대신 선배 검사들과 언론에 그 이름이 익히 알려지지 않았던 김준규 전 고검장이 내정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영남 ''차''를 떼고 호남 ''포''를 떼고 나니 후보자가 너무 협소해졌고, 불세출의 검사라는 명성을 얻었던 후보들은 모두 탈락했다는 것이다.

    사시 20회 동기생들 중에 선후배들로부터 일찌감치 검찰총장감이라는 평을 들었던 검사들은 권재진, 박영수, 명동성, 이훈규 등이었다.

    21회 중에서는 문성우 전 대검차장과 신상규, 문효남, 이준보 전 고검장 등이 오래 전부터 검찰 조직을 끌어갈 인물로 알려졌으나 막판에 김준규 전 고검장이 부상했다.

    그 심한 경쟁을 뚫고 사법고시에 합격해 차관급인 검사장까지 됐으니 누가 검찰총장을 맡던지 적임자일 수 있다.

    그러나 막강한 후보들이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성격이 너무 강해 장악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친박계 핵심 인사와 동서관계라는 등의 별로 달갑지 않은, 다소 구차한 설명으로 말미암아 중도 탈락했다.

    ◈ ''TK 출신'' 권재진…영남 역차별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검찰 내에서도 다양한 경력과 인품을 겸비했다는 평과 함께 이명박 정부 들어 대검차장과 서울고검장을 거치며 최선두에서 차기 검찰총장을 준비했다.[BestNocut_R]

    고향도 대통령과 같은 대구경북(TK) 출신이며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와는 대구의 같은 골목길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에게 TK 출신 배제라는 기준은 천형(天刑)과도 같았을 것이다.

    국정원장과 경찰청장이 TK 출신이어서 검찰총장까진 TK 출신이 맡아선 안 된다는, 한국 공직사회의 묘한 기준에 걸렸다.

    그도 항변을 할 수 있다.

    김영삼 정부 막판인 지난 1996년과 1997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국정원장, 국세청장을 부산경남(PK) 출신이 독식하다시피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때도 ''지역 안배 기준''은 전무할 정도로 특정 지역 독식 현상이 자심했다.

    한마디로 권재진 전 고검장은 현 정부하 ''역차별''의 표본인 셈이다.

    ◈''강직한'' 신상규-''호남'' 문성우…호남 차별

     

    신상규 전 광주고검장은 검찰내 원칙주의자이자 청빈한 삶의 본모습을 보여준 검사라는 것이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

    야당도 선호했던 후보였으며 여당내 검사 출신 의원들도 그의 강직함을 높이 샀다.

    문제는 그의 강단있는 성향이 청와대로 하여금 우려를 낳게 했다. 권력이란 원래 그렇다고 한다. 사정의 중추인 검찰총장 같은 권력기관장에는 말을 잘 듣고, 알아서 일 처리를 잘해줄 인물을 선호하게 돼 있다.

    문성우 전 대검차장은 능력과 경력 면에서는 견줄만한 후보가 별로 없으나 호남이라는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명동성 전 고검장과 이기남 전 법무차관도 마찬가지로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다.

    어떻게 호남 출신을 검찰총장에 앉힐 수가 있느냐는 우리 공직사회의 지역 차별론 잣대가 그들에게 적용된 것이다.

    ''호남 출신은 믿고 맡기기 어렵다''는 이 정권의 배제 논리가 스며든 것이다.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라고 했다. 의심이 들면 쓰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는 집권 5년 동안 경북고 출신인 TK를 두 명(박순용, 이명재)이나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 출신의 한 전직 법무장관은 "권력을 잡으면 다 그렇게 되는 모양"이라며 "특정 지역과 고교 출신을 검찰총장에 시켜도 아무런 문제없이 오히려 더 조심하고 열심히 할텐데 우리는 꼭 지역과 학교를 따진다. 우리의 한계"라고 말했다.

    이번 검찰총장 인사도 마찬가지다. ''도덕성''과 ''국제감각'' 등으로 포장됐지만, 결국 본질은 ''영남 역차별''과 ''호남 차별''이 빚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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