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아이 낳으라면서…" 어린이집 입소는 '별따기'

    
"아이는 낳으라면서 어린이집은 신청해도 대기가 길어 한숨이 나와요"
동탄 신도시에 사는 맞벌이 부부 A씨(33)는 2살 아이의 어린이집을 찾던 중 막막한 대기 순번을 보고 걱정만 가득합니다.
A씨는 "국공립, 시립은 중도 퇴소하는 아이는 없는데 대기 순번은 100번이네요"라며 "작은 규모지만 대기가 더 짧은 가정 어린이집이라도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출산율 0.78, 떨어지는 보육 수요…어린이집 4년 새 8천곳 문 닫아

    
전국의 어린이집 수가 4년 사이 8천여곳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월 한국보육진흥원이 발표한 '어린이집 평가 현황'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집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만923곳로 2018년 3만9171곳보다 8248곳, 21.1% 감소한 수치입니다.
보육교사도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8년 23만9996명이었던 보육교사도 지난해 23만1304명으로 8692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저출생의 여파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임기 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지난 2018년 0.98명으로 1명 아래로 감소한 이후 2022년엔 0.78명까지 감소했습니다.

직장 어린이집 예산은 60% 감축…중소는 혜택 없어

    
고용노동부는 올해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사업 예산을 지난해보다 60% 감축했습니다.
직장어린이집 지원사업이 예산 감축을 결정할 만큼 사업 목표치를 뛰어넘었고 대기업 지원사업이란 꼬리표 때문입니다.
직장 어린이집은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또는 근로자 50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에 설치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이는 전체 기업의 90%가 넘는 중소기업에 해당하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이에 중소기업과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아이돌봄 플랫폼 '맘시터' 운영사인 맘편한세상이 부모 회원 6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0%는 '갑작스러운 아이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답했습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과정 중 퇴사를 고민'한 경우도 67%에 달했습니다.

출산율 증가하면? 어린이집 입학은 더 어려워진다

    
앞으로 어린이집 대기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0월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2021 영유아 주요 통계'에 따르면 영유아 인구는 2023년 222만 4천명에서 2024년 215만1천명, 2025년 212만8천명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인 뒤 2030년에는 236만8천명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난 5년간 어린이집 변화 추이와 비교했을 때 어린이집 1곳당 담당해야할 영유아 숫자가 2022년 76.12명에서 2030년 96.83명으로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도 어린이집은 대기번호를 기다리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하늘의 별따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영유아 보육 책임지지만…월급은 최저임금 수준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2023년 기준 1호봉 임금은 209만9100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저임금 201만580원에 비해 8만8520원 가량 더 많은 수준이지만 국공립이 아닌 민간·가정 보육교사들은 아직도 대부분이 최저임금 이하의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2022 보육교사 1호봉 지급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보육지부는 실태조사 결과 "민간·가정 보육교사의 94.7%, 10명 중 9명이 여전히 최저임금 이하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단 5.3%만이 1호봉 이상의 월급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급 기준표를 모든 보육교사에게 즉각 적용하여 임금차별 철폐 △보육교사 처우개선 예산 확충하고 구체적인 지급방안 마련 △모든 어린이집 국가가 직접 운영, 보육 공공성 확대하고 모든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높아지는 보육비용…평균 76만원 3년 전보다 21% 증가

    
무상 보육비용의 산정 근거인 표준 보육비용이 2019년 보다 21%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는 제2차 중앙보육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합리적인 무상보육 비용 지원을 위한 '2022년 표준보육비용'을 결정했습니다.
표준보육비용은 어린이집에서 영유아에게 일정 수준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으로 인건비·급간식비·교재교구비·관리운영비 등이 포함됩니다.
2022년 정원 50인 기준 어린이집 표준보육비용은 0~5세 평균 76만 2천 원으로, 지난 2019년의 62만 8천 원 대비 21.3% 늘었습니다.
연령별로는 0세반 116만 7천 원, 1세반 85만 6천 원, 2세반 70만 3천 원, 3세반 56만 2천 원, 4~5세반 52만 2천 원입니다.

복지부 "어린이집 입소 다자녀 기준 2명으로 완화"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지난 9일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입소 1순위 중 '다자녀' 항목의 기준을 현재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로 변경한다는 입법 예고안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다자녀 기준인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의 영유아이거나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인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완화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영유아 부모들 사이에선 "다자녀 기준을 완화한다는 건 알겠지만, 입소할 어린이집이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수요자인 영유아 부모들의 의견을 토대로 어린이집 대기 순번 문제를 해결할 다른 정책적 제안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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