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제공실리콘 금속을 이용해 극저온에서 스핀구름들을 응축하면 새로운 양자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동국대학교 임현식 교수 공동연구팀이 극저온 실리콘 금속에서 스핀구름 응축현상을 통해 새로운 양자물질을 발견·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스핀구름은 금속이나 반도체 내 자성 불순물 주위에서 자성을 가리기 위해 형성된 자유 전자들을 뜻한다.
연구팀은 2015년 양자컴퓨터 소자를 연구하던 중 실리콘 금속에서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특이한 양자역학적 물성을 극저온에서 관찰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실리콘 금속을 이용해 절대영도인 섭씨 -272.15도에서 스핀구름들을 응축하면 새로운 양자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상태의 특성을 갖는 새로운 물질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상태란 초저온 상태에서 물질의 원자 운동량을 최대한으로 줄인 것이다.
1990년대에 발견됐는데 물질의 상 중 고체와 액체, 기체, 플라스마에 이어 제5의 상이라 불리며 원자의 온도를 절대영도까지 내려야 하기 때문에 자연상태에서 구현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금속과 반도체에서 스핀·스핀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고온 초전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강상관계 물질(구성입자들이 강하게 상호작용을 해 일반적인 도체나 부도체에서 보이지 않는 특이한 현상을 나타내는 물질)을 연구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임 교수는 "스핀구름들의 응축상은 온도, 자기장과 주변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센서로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스핀-스핀 간의 양자 얽힘을 조절할 수 있다면 양자정보기술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이날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