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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부글부글'…잇단 불통으로 갈등 키우는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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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 '부글부글'…잇단 불통으로 갈등 키우는 인천시

    옹진군의회 '인천시 독단으로 섬 주민·어민 피해 우려' 규탄 결의안 검토
    "민관협의회서 해상풍력 발전사업 입지 정한다" 약속 어긴 인천시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건물 존치 갈등…인천시 일방통행에 단식농성 등 반발
    최근 민관협력과도 폐지…'소통 빠지고 자기주장만' 우려도

    19일 인천 부평구 옛 미군기지 내 일본육군 조병창 병원 건물의 존치를 주장했던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관계자들이 인천시청에서 인천시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19일 인천 부평구 옛 미군기지 내 일본육군 조병창 병원 건물의 존치를 주장했던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관계자들이 인천시청에서 인천시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시가 주요 지역 갈등 사례를 당사자와 소통하지 않고 결정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단식농성 등 시민반발은 물론 지자체와의 갈등도 조장되는 분위기다.

     

    옹진군의회 '인천시 독단으로 섬 주민·어민 피해 우려' 규탄 결의안 검토


    25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옹진군의회는 인천시가 추진하는 '공공주도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 어민들의 조업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발전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지역 상생'을 표방한 이 사업이 사실상 인천시의 독단행정으로 섬 주민과 어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취지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와 대청도,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도 인천시가 소수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인천~백령 여객선 항로에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서명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반발이 나오는 건 인천시가 최근 인천 앞바다에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적합수역을 찾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민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풍황계측기 점·사용 허가 신청서를 옹진군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민관협의회서 해상풍력 발전사업 입지 정한다" 약속 어긴 인천시


    앞서 인천시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으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고 지역 주민과 어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해 8월 민관협의회를 발족했고, 첫 회의 때 민관협의회를 통해 해상풍력 발전사업 적합입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첫 회의 이후 단 한 번도 회의를 하지 않았고 지난해 10월 말쯤 독단적으로 옹진군과 인천해수청에 인천 앞바다 5곳에 대한 풍황계측기 점·사용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인천해수청은 풍황계측기 설치를 허가했고 옹진군은 심의 중이다. 인천해수청이 풍황계측기 점·사용을 허가한 곳 중 일부는 인천~백령 여객선 항로가 포함됐고, 옹진군에 제출한 곳은 국내 최대 꽃게조업 어장과 겹친다.
     
    한 민관협의회 위원은 "지난해 12월 1일 2차 회의를 열어 적합 입지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않았다"며 "인천시가 민관협의회 의견은 듣지도 않고 임의로 담당기관에 허가신청서를 낸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민관협의회 대신 해상풍력 발전사업과 관련한 어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따로 구성한 어업인협의체를 통해 어민 의견을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어업인협의체와 만난 건 신청서를 제출한 지 한 달여가 지난 지난해 11월 말이었다. 약속도 어기고 어민들의 의견을 들은 게 아니라 일방 통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태원 전 연평도 어촌계장은 "인천시가 왜 서해5도의 유일한 교통편인 여객선 항로에 해상풍력 발전사업 조사를 위한 풍황계측기 점·사용을 신청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며 "접경지역인 서해5도 주민들을 위해 특별행정구역에 준하는 행정을 하겠다고 약속한 유정복 인천시장의 말은 거짓말이냐"고 반문했다.
     

    인천 지역 어선에 부착된 해상풍력 발전단지 반대 현수막. 연합뉴스인천 지역 어선에 부착된 해상풍력 발전단지 반대 현수막. 연합뉴스

    캠프마켓 병원 건물 존치 갈등…인천시 일방통행에 단식농성 등 반발


    인천시는 부평구 옛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의 일본육군 조병창(무기 제조·보급시설) 병원 건축물 존치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일방적으로 건물 철거를 결정하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이 갈등은 국방부가 캠프마켓을 미군으로부터 넘겨받아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미군기지 내 일본육군 조병창 병원 건물이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어 존치를 권고한다는 문화재청 의견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일본 육군 조병창은 1941년 일제가 대동아 침략전쟁을 위해 조선에 지은 무기제조 공장이다. 당시 조선인 1만명여명이 강제로 조병창 노역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창 병원은 당시 강도 높은 노역으로 다친 조선인들을 치료하던 곳이다. 일제 침략전쟁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근대건축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국방부가 법에 따라 캠프마켓을 올해 말까지 정화작업을 해야 한다며 병원 건물을 철거하려 하자 주민들 사이에서 병원을 허물지 놔둘지를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 인천시는 갈등이 커지자 국방부에 철거 잠정 중지를 요청하고 소통간담회를 열어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소통간담회에는 갈등 중재전문가도 투입됐다.
     
    그러나 지난 18일 열린 소통간담회에서 구성원들이 설문조사 등을 통해 건물 존치·철거를 결정하자고 합의하자 인천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간담회 회의록도 남기지 않았다. 인천시는 이튿날인 지난 19일 조병창 병원 건물을 철거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조병창 병원 건물 존치를 주장했던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측은 소통간담회 결과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자 이를 뒤집은 인천시의 행정이 부당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부터 단식농성, 성명 발표 등 강도 높은 반발을 예고했다.

     

    최근 민관협력과도 폐지…'소통 빠지고 자기주장만' 우려도


    인천 시민사회단체들도 인천시의 이러한 불통 행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일례로 인천시는 올해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유정복 인천시장의 주요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등의 주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미래산업국과 글로벌도시국 등을 신설하면서 동시에 시민과의 소통을 담당하던 민관협력과는 폐지했다.
     
    인천시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소통 창구 역할을 했던 조직인 시민소통네트워크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반년째 휴업 중이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을 정해야 할 사업들이 이해당사자나 시민사회단체가 아닌 관변단체들의 의견을 듣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소통이 빠지고 자기 주장만 하는 형국이어서 인천시 행정의 소통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유준호 공보관은 "민선8기는 균형·창조·소통을 핵심 시정가치로 삼고 있으며, 지금까지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소통에 기반한 사업 추진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 논란 역시 인천시가 먼저 철거 중지를 요청해 주민들과의 추가적인 소통 기회를 마련한 사례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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