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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케어' 손봐 필수의료 강화…"공휴일 밤 응급수술 가산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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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약


보건/의료

    '文케어' 손봐 필수의료 강화…"공휴일 밤 응급수술 가산 175%↑"

    핵심요약

    복지부, 8일 공청회…"적정이용되는 건보 혜택 유지하되 재정 효율화"
    광역시 제외 전체 시군구에 '취약지역수가'(現분만수가 100%) 지급
    지역 내 '응급전원협진망' 구성…질환별 전문의 당직 병원 순환교대
    '수도권 쏠림' 막는 중앙병상관리위원회 운영…의사확충 계획은 빠져

    MRI. 스마트이미지 제공MRI. 스마트이미지 제공
    국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방만한 '과다의료 이용'을 줄여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초음파 및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급여 적용여부를 다시 검토하는 등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손봐 확충된 재정을 '필수의료 강화'에 쓰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야간·휴일 응급수술 등에 대해선 가산율을 대폭 인상하고, 광역시를 뺀 모든 지자체를 '분만취약지역'으로 간주해 산과 관련보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올 7월 '빅(Big) 5'에 속하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뒤 적시에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국민 생명과 직결된 중증·응급의료 인프라가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건보 수지, 내년 적자 전환"…MRI·초음파 건보 적용 안한다

    보건복지부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8월 '건보 재정개혁 추진단'과 '필수의료 확충 추진단'을 발족한 정부는 그간 준비한 대책을 현장, 학계 및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복지부는 '보장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던 건보 정책이 의료접근성을 제고하는 순기능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과잉 진료'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MRI·초음파 검사 진료비가 지난 2018년 1891억 원에서 지난해 1조 8476억 규모로 뛰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2018~2022) 평균 건보료 증가율은 2.7%로 이전 5년(1.1%)의 2.5배 수준으로 뛰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이날 기조발언을 통해 "이와 같은 재정 누수로 인해 건보 수지는 내년에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와 맞물려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인 진료비의 증가로 건보 재정지출의 증가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초음파 검사. 스마트이미지 제공초음파 검사. 스마트이미지 제공
    문제는 대규모 재정 투입에도 수도권,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전달체계의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됐다는 점이다. 일례로 올해 기준 전국 소아암 전문의는 전체 인원(67명) 중 61%(서울 29명·경기 12명)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중증환자가 관할을 넘어 진료를 받는 사례도 빈번해졌다.

    이에 복지부는 건보 재정의 효율화를 통해 확보된 금액을 필수의료,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보장성 축소를 우려하는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선 "국민들께서 적정하게 이용 중인 건보 혜택은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말 기준 건보 재정이 누적 준비금 20조 2천억 원(급여비 3.2개월분)으로 비교적 안정된 상태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정부가 첫 손에 꼽은 과제는 남용 의심항목의 급여기준 개선이다. 당초 급여화 예정이던 근골격계 초음파·MRI는 의료적 필요도, 이용량 등을 분석해 필수 항목 위주로 '제한적 급여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일률적 급여화가 이뤄지다 보니 의학적 필요가 분명치 않은 검사가 만연하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두통, 어지러움으로 신경학적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도 뇌·뇌혈관 등 2종류의 MRI를 촬영한다거나 두통 증상만 있고 뇌질환 수술·치료 기록은 전무함에도 뇌(조영제)·뇌혈관·특수검사 등 MRI를 3가지나 동시촬영하는 식 등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입국 직후 외국인 피부양자의 고액 진료 등 '무임승차' 방지 차원에서 건보 가입자격도 정비한다. 앞으로 외국인 피부양자와 장기간 해외 체류 중인 영주권자는 지역가입자로 국내에 들어온 경우,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건보 이용이 가능하다.
     
    자격도용 사례에 대한 대응수위도 높인다. 정부는 요양기관의 건보 자격확인 의무화를 추진하고, 도용 적발 시엔 부당이득 환수액을 현행 1배에서 5배로 증액하기로 했다. 본인 확인에 따른 불편 최소화를 위해 QR코드 등 확인방법은 다양하게 마련할 예정이다.
     
    1년간 외래 진료횟수가 365회를 넘는 과다 외래의료 이용자에 대해서는 본인부담률을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물론 중증질환 등 불가피한 사례는 예외다. 산정특례 대상 질환과 관련성이 낮은 경증질환 등은 특례 적용 합병증에서 빠지게 된다.

    '고난도 수술' 가산수가 대폭↑…광역시外엔 '분만취약지역 수가'

    보건복지부 제공보건복지부 제공
    필수의료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역완결적 필수의료'를 목표로 내세웠다. 전국 40곳의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수술·시술 등 최종치료 역량을 갖춘 중증응급의료센터로 전면 개편한다. 응급처치 또는 검사 후 심뇌혈관질환·중증 외상과 연계해 센터에서 치료과정을 완벽히 커버하겠다는 것이다.

    또 권역심뇌혈관센터 14곳도 예방·재활 중심에서 고난도 수술 등 전문치료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하기로 했다. 현행 시설·인력 기준 외 '수술 등 치료 가능여부'를 지정기준으로 추가해 기존 센터를 재평가하고 실제 치료 수요·의료자원 분포 등을 반영해 재지정한다.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지역 내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도 공식화한다. 지자체별로 지역별 응급의료인력·기관을 조사해 질환별로 수술·처치 등이 가능한 곳을 사전에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응급전원협진망' 시스템을 가동하면 신속한 전원을 통해 '골든타임' 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복지부의 구상이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질환별 전문의의 당직체계를 병원 간 순환교대하는 방식도 적용한다. 병원당 해당 질환을 볼 수 있는 전문의가 한두 명에 불과한 경우, 매일 24시간 당직이 어려워 야간·휴일 응급환자 대응이 어렵다는 현장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역내 협력체계가 확립되면 A병원이 월·목·일요일, B병원은 화·금요일, C병원이 수·토요일 등으로 치료를 분담하게 된다. 이 정보를 119 등과 공유해 응급환자 발생시 신속히 당직병원으로 이송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산모 고령화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안전 분만'을 위한 모자 의료전달체계도 다듬는다. 현 권역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지역 모자의료센터로 개편해 중증도에 따라 역할을 분담키로 했다.
     
    보건복지부 제공보건복지부 제공
    응급진료와 분만 관련 보상도 강화한다. 복지부는 의료진 업무부담이 큰 필수의료 분야의 가산을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뇌동맥류, 중증외상 등의 야간·휴일 응급수술, 시술에 대해서는 가산율을 최대 175%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상급종합병원이 우선적용 대상이다.
     
    의료행위에 들어가는 시간·노력, 시설·장비 자원 등을 고려해 부여하는 상대가치점수 체계도 개편한다. 업무비중이 큰 입원이나 수술 분야의 수가를 올리기 위함이다. 수술 및 처치는 수가 기준을 세분화해 고난도 고위험 행위에 추가보상을 제공한다. 심뇌혈관질환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제공보건복지부 제공
    일정 시설·인력 기준을 충족하는 분만 의료기관과 의사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광역시를 뺀 전체 시·군·구는 현행 분만수가의 100%를 '취약지역수가'로 지급받는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관련 분쟁·보상에 따르는 산과의 부담을 감안해 역시 같은 액수를 '인적·안전 정책수가'로 추가지급한다.
     
    다만 필수의료 인력 확보를 위한 구체적 계획은 누락됐다. 복지부는 단지 "현재의 인력수급 범위 내에서 근무여건 개선, 균형 배치를 통해 인력 유입을 유도할 것"이라며 "전문인력의 총량 확대를 위해 의료인력의 공급 확대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만 했다.
     
    꾸준히 도마에 오르는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해서도 '코로나19 안정화 시점'에 의정협의체를 통해 논의를 재개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이밖에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에 헌신한 의료인에 대한 '한국의 의사상'(가칭)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지역 간 의료인프라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앙병상관리위원회를 꾸려 병상 신·증설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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