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석열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은 실질적 비핵화와 완전한 비핵화 단계 이전에 비핵화의 정의와 최종 목표(end state) 등 '포괄적 합의 도출' 단계를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21일 책자 형태로 발간한 '비핵 평화 번영의 한반도 윤석열 정부 통일·대북정책'에 따르면, 담대한 구상은 비핵화 로드맵의 첫 단계로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프로그램과 북한 민생개선시범 사업 등 초기조치와 함께 '포괄적 합의 도출' 단계를 설정하고 있다.
비핵화 정의와 목표(end state), 단계별 비핵화 조치와 분야별 상응조치 등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포괄적 합의를 먼저 도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복귀하면 제재 대상인 북한 광물자원의 수출을 일정 한도 내에서 허용하고, 수출 대금으로 식량과 비료, 의약품 등 인도적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 보건·의료, 식수·위생, 산림, 농업 등 민생협력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한 뒤 비핵화 단계에 맞춰 사업을 확대하는 '북한 민생개선 시범사업'을 먼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담대한 구상'을 위한 공개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모습. 연합뉴스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도출되면 2단계인 실질적 비핵화 단계로 넘어가 발전·송배전 인프라 지원, 항만·공항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기술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 현대화, 국제투자 및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 각종 경제 협력과 함께 정치·군사 분야 신뢰조치로 북미관계개선, 평화체제 구축 논의, 군사적 신뢰조치를 실행하게 된다.
세 번째 단계인 완전한 비핵화 단계에서는 전면적 투자·교역 확대 등 남북경제협력 본격화,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의 본격 이행과 함께 정치 군사 분야에서 북미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체결 등 실질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 군비통제 본격화 등을 실현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북한과의 핵협상을 보면 비핵화의 최종목표가 도출되지 않아 가다가 중간 중간에 멈춰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이번 구상에서는 초기단계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에 대해 합의하고 또 앞으로 어떤 단계를 밟아 비핵화를 해나갈 것인지의 로드맵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합의를 도출한 뒤 나머지 두 단계, 실질적 비핵화와 완전한 비핵화 단계로 이행한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한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통일부가 주최한 담대한 구상 관련 공개 세미나에서 "담대한 구상은 열린 제안"이라며, "북한이 비핵화 협상으로 나오면 북측이 우려하는 사안까지 테이블에 올려놓고 호혜적으로 협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ICBM 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지금과 같이 한반도의 안보 우려가 고조되는 것은 남한은 물론이고 북한에도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의 고립과 궁핍만 심화하고 북한의 미래는 더욱 어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