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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북 해상포격에 연평도 '긴장'…"포성에 창문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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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은 북 해상포격에 연평도 '긴장'…"포성에 창문도 흔들"

    주민들 "피란물품 다 싸놓고 대기…조업도 불안"
    해병대 경계 강화…연평면, 대피소 개방 대비 점검

    1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해병대 연평부대 OP(관측소)에서 바라본 북한. 인근에 중국어선들도 보인다. 주영민 기자1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해병대 연평부대 OP(관측소)에서 바라본 북한. 인근에 중국어선들도 보인다. 주영민 기자
    "북측 포격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고 집 창문도 흔들렸습니다. 대연평도에 불길이나 연기가 나지 않는 걸 보고 나서야 겨우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16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에서 만난 주민 김경수(70)씨가 지난 14일 있었던 북한의 포탄 사격 상황을 묘사한 말이다. 
     
    김씨는 "북한의 포성 소리가 자주 들려 이제는 평소에도 지갑과 비상약을 항상 챙긴다"며 "다른 주민들도 이미 피난물품들을 다 싸놓고 대기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소연평도와 대연평도는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모습이었지만 북한이 서해 완충구역에 포병 사격을 감행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어느 때보다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주민들은 북측에서 1시간 넘게 울려 퍼진 포 사격 소리에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이 또 일어나는 건 아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당시 비상이 걸린 연평면사무소는 마을 방송을 통해 "자택에서 대기해달라"고 주민들에게 안내했다. 백령도와 소·대청도 해상에서 조업하던 어선 130여 척은 해경의 통보를 받고 대피했다.
     
    북한의 포 사격 소리는 전날에도 희미하게 들렸다. 이는 북한 내륙지역 사격장에서 난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마을에 비상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어선들은 조업을 1시간가량 일찍 마무리하고 귀항했다.
     
    연평어민들은 이번 포격으로 자칫 꽃게 조업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 크다. 대연평도에서 만난 차재근 연평어촌계장도 "어제 오후 4시쯤 북측에서 포성이 들렸지만 그제만큼 크지는 않았다"며 "이 소리로 해경이 귀항 통보를 해와 평소보다 1시간 빨리 돌아왔다. 조업을 나가도 불안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1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해병대 연평부대 OP(관측소)에서 바라본 해상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경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1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해병대 연평부대 OP(관측소)에서 바라본 해상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경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 오후 동해안과 서해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포탄 사격을 가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새벽 1시 20분부터 5분 동안 황해도 마장동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30여 발의 포병 사격을 가했고, 새벽 2시 57분부터 10분 간 강원도 구읍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40여 발을 포격했다.
     
    이어 오후 5시~6시 30분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90여 발을 포격하고, 오후 5시 20분~7시에는 서해 해주만 일대에서 90여 발, 서해 장산곶 서방 일대에서 210여 발을 포격했다. 하루 사이에 560여 발을 쏜 것이다.
     
    다행히 포탄들은 모두 북방한계선 NLL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 우리 영해에 떨어진 건 없었다. 우리 군은 한미 간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연평도 해안은 흐리고 해무가 짙게 껴 북한 내륙은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갈도, 장재도, 개머리 해안 일대는 희미하게나마 보였다.
     
    연평도에서 불과 5~12㎞ 떨어진 이들 북한 지역은 85㎜·122㎜ 해안포와 122㎜ 방사포가 집중된 전략적 요충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4~5년 전 갈도와 장재도를 여러 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북한은 현재 서해 NLL 일대 도서 대부분에 북한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의 월래도, 육도, 마합도, 기린도, 창린도, 어화도, 순위도, 비압도, 무도, 갈도, 장재도, 계도, 소수압도, 대수압도, 아리도, 용매도, 함박도 등 총 17곳의 섬에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다. 암석지대로 이뤄진 섬인 하린도, 웅도, 석도를 제외하고 서해 NLL 일대 대부분의 섬에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땐 이들 지역의 포문을 닫았지만, 남북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포문을 열어 일촉즉발의 긴장을 자아내곤 한다.
     
    해병대 연평부대 관계자는 "북측의 포문을 주시하고 있지만, 자칫 우리 군의 관측능력을 노출할 수 있어 포문 개폐 여부는 밝힐 수 없다"며 "대원들의 외출을 금지하고 경계 수준을 강화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대연평도 대피소에 마련된 대피호들. 인천시 제공대연평도 대피소에 마련된 대피호들. 인천시 제공
    연평면사무소도 비상시 대피소 개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시설 점검에 힘쓰고 있다. 지난 14일 북한 포병 사격 때도 대피소를 모두 개방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연평면 관계자는 "각 대피소는 책임자가 문을 열지 못하면 부책임자가 곧바로 열 수 있도록 대비가 돼 있다"며 "유통기한 만료가 가까워진 비상식량은 연내 새로 구매하고 시설 노후화로 인한 보수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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