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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576돌…한글 보급에 기여한 '한글 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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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한글날 576돌…한글 보급에 기여한 '한글 성서'

    핵심요약

    한글 성서, 한글의 보급과 정착에 큰 영향 끼쳐
    전도자들, 복음 전파와 함께 한글 교육도 진행
    선교사들, 근대 학문 등 신문물 한글로 번역해 소개
    교회, 일제 민족말살정책에 맞서 한글 보존에 큰 역할
    여름성경학교 등 주일학교에서 한글 교육 이뤄져
    성서 번역 과정에서 형성된 철자법, 오늘날 맞춤법의 기본


    [앵커]
    지난 주일은 한글날이었습니다.  한글은 조선 초기에 만들어졌지만, 오랫동안 양반들로부터 외면당하다가 조선 말기부터 보편적 언어로 사용됐는데요,

    한글이 폭넓게 보급될 수 있었던 데는 한글로 번역된 성경의 영향이 컸습니다.

    576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 성서 번역의 의미를 돌아봤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예수셩교누가복음젼서'.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 존 로스 선교사가 만주에서 조선 청년들과 함께 번역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성서입니다.

    당시 한문을 중시하던 양반들로부터 한글이 천대 당하고, 문맹률도 높았던 상황에서 한글 성서는 한글의 보급과 정착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전도부인 등 그리스도인들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한글 성서를 적극적으로 보급했고, 복음 전파와 함께 한글 교육도 이뤄졌습니다.

    [이두희 소장 / 대한성서공회 성경번역연구소]
    "복음은 소수의 지식인층만 읽을 수 있도록 할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다 같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여 복음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한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권서나 전도 부인들이 한글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1882년 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번역 성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서'. 자료제공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1882년 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번역 성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서'. 자료제공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특히, 성서를 통해 한글 사용이 보편화된 것은 우리나라 근대의 출발이자 문명사적 전환점이 됐습니다.

    애니 베어드 등 외국 선교사들은 성서 뿐만 아니라 식물학과 천문학 등 근대 학문과 신문물을 한글로 번역해 소개했습니다.

    또, 한글 소설을 비롯해 가정 윤리와 민주적 절차 등이 담긴 다양한 한글 문서들을 출간함으로써 민중들의 계몽을 이끌었습니다.

    [오지석 교수 /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다양한 번역서)를 통해서 이제 사람들 안에 있던 것들이 개화가 된 거죠.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문화 역량들을 한글을 통해서, 더 보급하고 새로 소개하면서 끌어올린 부분들이 있다…"


    외국인 선교사가 한글로 번역해 소개한 천문학 관련 서적.외국인 선교사가 한글로 번역해 소개한 천문학 관련 서적.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에 맞서 한글을 지키는 데에 교회가 큰 기여를 했습니다.

    1936년 조선주일학교연합회에서 간행한 여름성경학교 교재, '기독교육 유년초학'은 한글 교육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교회는 일제의 제국주의에 맞서 민족의 정체성과 우리말을 지켜나가는 중요한 공간이었습니다.

    [오지석 교수 /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성경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결국은 한글 가나다를 어떻게 읽는지, 또 어떻게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지부터 가르쳤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는 일본어로 공부를 했지만 여름 성경학교라든지 여기(교회)서는 한글로 배운다…"

    한편, 한글 성서 번역 과정에서 형성된 철자법이 오늘날 한글 맞춤법의 기본이 됐다는 점에서 국어학적으로도 의미있습니다.

    한글 성서는 당시 사용된 표기와 어휘, 문장 등을 담고 있어 우리말 변천사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이두희 소장 / 대한성서공회 성경번역연구소]
    "소리 나는 대로 말을 하지만 이걸 글로 적을 때 어떻게 적어야 될지 정해진 법칙이 없었던 상황이죠. 그런데 성경을 번역하면서 일관되게 적어야 되기 때문에 성경 번역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성경 철자법이 형성이 되었습니다."

    한글 창제 576돌을 맞으며 선교 초기 한글 보급에 기여했던 교회가 외래어가 난무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자료제공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영상편집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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